추미애의 현충탑 방명록, 칠레 첫 여성 대통령의 이 말
2026.06.05 16:36
[여성정치] "따뜻한 경기도정"과 포용... "이게 여성정치인의 장점"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습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자가 탄생하면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첫 여성 광역단체장이 등장하게 됐습니다.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995년 처음 열렸으니 무려 31년 만입니다. 추 당선자는 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수원 현충탑을 방문했는데요. 방명록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순국선열의 뜻을 이어받아 공정하고 따뜻한 경기도정을 펼치겠습니다."
'따뜻한'이 눈에 띄었습니다. '추다르크'라는 별명이 바로 연상될 정도로 그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강한 여성'이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그는 왜 첫 여성 광역단체장으로서 따뜻한 리더십을 강조했을까요.
| ▲ 2006년 9월 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동교동 사저를 예방한 추미애 전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 ⓒ 연합뉴스 |
사실, 추 당선자는 그동안 자신을 정치에 입문시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 중 '포용'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더불어민주당 대표 취임 직후였던 2016년 9월 전두환씨에게 예를 갖추는 차원에서 방문하려고 했던 일입니다. 거센 논란이 불거지면서 그는 "애초 예방의 목적은 모든 세력을 포용하고자 했던 마음 때문이었다"고 밝히면서 방문 계획을 취소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추 당선자는 당시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님은 정적들을 향해서 그 지팡이를 휘두르신 것이 아니다. 오히려 쓰러진 상대를 일으켜 세우기 위한 용서와 화해의 지팡이로 쓰셨다고 했다. '김대중 정신'을 제가 약속했고, 그것이 '추미애 정치'의 출발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늘 보면 당부하신 말씀이 '죄는 미우나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다'였다. 그런 통합 행보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2016년 9월 9일)
추 당선자의 나무위키에는, 이런 내용도 나옵니다.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칠레의 제33·35대 대통령이자 칠레의 첫 여성 대통령인 미첼 바첼레트를 꼽았다'고요. 추 당선자의 인터뷰 등 과거 기사를 찾아봤습니다만, 해당 사실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미첼 바첼레트와 DJ, 두 사람 사이에는 확실한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DJ가 그랬던 것처럼 바첼레트 역시 포용과 통합의 정치적 행보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바첼레트는 대학생 시절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쿠데타로 집권한 피노체트 독재정권에 맞서다 고문 후유증으로 옥사했습니다. 그의 어머니 또한 고문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첼레트는 2006년 칠레 첫 여성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그의 선택은 복수가 아니었습니다. 반대파를 포용하고 오히려 군부와의 관계 회복에도 앞장섰습니다. 많은 칠레 사람들이 그를 '아코헤도르'(acogedor, 스페인어 '편안하고 우호적인')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바첼레트는 현재 차기 유엔 사무총장 유력 후보 중 한 사람입니다. 선출된다면 유엔 80년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이 됩니다. 보도에 따르면 바첼레트는 여성 리더십에 대해 이런 말을 하기도 했는데요.
"여성은 권력획득을 위해서가 아니라 맡은 임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 권력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는 점에서 남성과 다르다. 따라서 권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도 적을 만들기보다 서로간의 호의와 결속을 중시하게 된다. 이게 여성 정치인들의 장점이다."
이번 선거의 의미를 곱씹게 됩니다. 특히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부산 북갑과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드러난 유권자들의 선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사상 첫 여성 광역단체장으로서 추 당선자가 앞으로 어떻게 권력을 행사할 것인지, 더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가 4일 경기도 수원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여성경제] 유방암 치료 비급여 부담 커졌다
유방암 치료 비급여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화재는 유방암 치료 사례와 치료비 규모를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지난 1일 전했는데요. 먼저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의 1인당 연간 진료비는 2021년 503만 원에서 2024년 535만 원으로 약 6.4% 증가했다"며 "다만 이는 건강보험 급여 기준으로, 비급여 비용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삼성화재는 "유방암 관련 실손보험 지급보험금이 2021년 372만 원에서 2024년 417만 원으로 약 1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건강보험 진료비 증가율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시 말해 건강보험 급여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진료비가 6.4% 상승했지만, 비급여 부담은 상대적으로 더 크게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삼성화재는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4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를 함께 전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유방암의 1인당 비급여 본인부담률은 24.1%로, 중증·고액진료비 상위 30개 질환의 비급여 본인부담률(8.8%)보다 높았다"는 것입니다.
최근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국회에서 '유방암 치료제 급여 개선 관련 토론회'를 개최했는데요. 토론회에서 김지연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포기했던 사례를 전하면서 "환자들의 정신적·경제적 부담이 매우 크다"고 전했습니다.
이경은 이화여대 목동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유방암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경우 치료 과정이 매우 복잡한 질환"이라며 "전이성 유방암 표적 치료제 상당수가 국내에서는 급여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고가의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가족 전체가 경제적 압박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장기간 재발 위험이 있고 반복 치료 부담이 큰 질환 특성을 반영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의 필요성, 이에 대한 관심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 ▲ 지난 5월 29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가 결혼이주여성 폭력 사건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제출했다. 이 탄원에는 111개 단체와 1445명의 시민들이 동참했다. |
| ⓒ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페이스북 |
[여성인권] 낯선 타국에 홀로 온 지 8일 만에...
"이 사건의 피해자는 피고인인 남편과 결혼하여 갓 입국한 결혼이주여성입니다. 사건 당시 입국 8일째에 불과할 정도로 결혼생활이 막 시작된 상황이었습니다. 피고인은 집안에 있던 흉기로 피해자의 머리를 집중적으로 때렸습니다. 얼마나 심하게 공격했는지 흉기가 부러졌을 정도입니다.
그것으로 폭행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흉기를 가져와 폭행을 이어갔습니다. 머리에 쏟아지는 흉기의 공격을 막느라 피해자의 손가락뼈들이 다 부러졌습니다. 피해자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으며, 아직도 병원에 입원중인 상태입니다."
5월 29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청하며 낸 탄원서 내용 중 일부입니다. 그로 인해 외국인 등록 신청도 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건강보험도 가입하지 못한 상태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결혼이주여성은 우리나라 행정 절차를 잘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외국인 등록증 발급을 위해서는 혼인관계서류나 거주지 자료 등 각종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만큼 배우자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배우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결혼 생활이 시작되자마자 생명을 위협하는 폭력과 마주한 상황, 여기에 상당한 의료비 부담까지 발생한 것입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탄원서에서 "피해자는 가정을 이루고자 낯선 타국에 홀로 입국하였으나, 가장 신뢰해야 할 배우자로부터 감내하기 어려운 물리적 폭력과 한국에서 외국인으로서 신분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며 "결혼이주여성은 한국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이며, 마땅히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할 시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111개 단체와 1445명의 시민이 뜻을 함께 했습니다. 엄정한 법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세계여성] 프랑스 대통령실 "자유에 헌신한 예술가를 잃었다"
이란 여성에 대한 억압을 다룬 소설 <페르세폴리스>로 잘 알려져 있는 이란계 프랑스 작가 마르잔 사트라피가 사망했습니다.
4일 AP통신 보도 등에 따르면 "사트라피가 남편이자 '평생의 사랑'이었던 마티아스 리파 사망 이후 1년여 만에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1969년생인 사트라피는 이란 북부 라슈트에서 태어났습니다. 테헤란대에서 시각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고 1994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2006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는데요.
그는 특히 이란 여성 인권 현실을 비판하는데 앞장섰습니다. 특히 2022년 쿠르드계 여성이 히잡 규정 위반으로 경찰에 체포된 뒤 사망하자 이란 전역에서 벌어진 '여성, 삶, 자유' 시위에 적극 연대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당시 <페르세폴리스> 상영회를 권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란 여성 인권 침해 실상을 고발한 '여성, 삶, 자유' 그래픽 모음집도 출간한 바 있습니다.
이런 행보의 일관성은 2024년 프랑스 최고 훈장 레지옹 도뇌르 대상자 지명을 거절하는 과정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사트라피는 당시 "이란은 내 정체성의 절반"이라며 "이란 출신 반체제 인사들의 프랑스 입국을 막는 비자 정책은 위선적"이라고 지적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소신과는 맞지 않는 수상에 대해 거부했던 것이죠.
프랑스 대통령실은 사트라피 사망에 대한 성명을 통해 "그의 작품은 보편적인 메시지로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며 "프랑스 문화의 중심 인물이자 자유에 헌신한 예술가를 잃었다"고 애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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