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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장관 "AI 반도체 초과이익, 협력사와 나눠야…명백한 재투자"

2026.06.05 17:37

김영훈, 로이터 인터뷰…계약 단가 조정 첫 제시
삼전·SK하닉 수익 폭증…대·중소기업 격차 우려
"공산주의" 野 비판엔 "공급망 재투자" 반박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인공지능(AI) 붐으로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 반도체 기업이 거둔 막대한 초과이익을 협력사와 노동자에게 나눠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분배 방식으로는 협력업체와의 계약 단가 조정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김 장관은 5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회적 대화를 통해 분배의 새로운 규칙을 세워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목표치를 웃도는 수익을 달성한 기업들이 세금 공제 후 초과이익의 일부를 공급사·하청업체·근로자에게 배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삼성의 놀라운 성과가 노사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1700여개 협력업체와 용수·전력 공급을 포함한 지역사회의 기여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최근 삼성전자와 노조 간 임금협상 타결을 중재한 이후 외국 언론과 가진 첫 인터뷰다.

지난달 삼성전자 노사가 도출한 임금협상 합의안에는 반도체 부문에서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주택자금 대출제도(최대 5억원) 신설, 평균 임금 6.2%(기본인상률 4.1%, 성과인상률 2.1%) 인상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김 장관의 초과이익 분배론을 “시장경제 근간을 훼손하는 국가 개입”이자 “위험한 공산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김 장관은 정면 반박했다. 그는 “내가 말하는 분배는 협력사와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명백한 재투자”라고 말했다. 협력사 계약 단가 인상이나 중소 협력사 인재 육성 투자 등이 구체적인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투자 논리의 배경에는 인력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있다. AI 붐으로 대기업 직원들의 성과급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청년 구직자들의 대기업 선호가 더욱 심화되고, 중소기업 구인난과 임금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소득 상·하위 20% 가구 간 격차는 올해 1분기 6년만에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정부 통계에서 확인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김 장관은 “불평등 심화가 결국 한국 경제 성장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장관은 이번 타결이 전부가 아니라고 봤다. 삼성 경영진이 메모리 반도체 부문과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 간 성과급 격차에 따른 내부 불만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일부 파운드리 인력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 성과에 대한 보상은 당연히 있어야 하지만 기업은 중장기적으로 전략적 인재에게 투자하고 동기를 부여할 필요도 있다”고 제언했다.

지난달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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