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브로드컴이 불지핀 반도체株 단기 고점론 … 삼전닉스 숨고르기
2026.06.05 17:59
브로드컴 매출 전망 실망감에
마이크론·샌디스크 동반 하락
국내 증시에도 고스란히 충격
하이닉스 레버리지 20% 폭락
"반도체 수요 여전" 낙관론도
개인, 삼전닉스 4조 줍줍나서
5일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시장 전반이 약세를 보이면서 코스피가 5%대 급락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달 상장된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 변동폭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그간 반도체 주가 상승폭이 가팔랐던 만큼 이날 하락은 숨 고르기 조정 양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루 새 각각 6.4%, 9.92% 급락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하반기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반도체 사자'를 외치던 국내 증시에도 충격이 가해졌다.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간) 브로드컴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브로드컴의 이번 회계연도 2분기(2월 2일~5월 3일) 매출은 222억달러(약 34조2400억원),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52억달러(약 23조4500억원)를 기록해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7.9%, 52.4% 늘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폭발에 따른 이익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럼에도 3분기 이후 매출 가이던스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브로드컴은 3분기 매출 전망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294억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3%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3분기 AI 반도체 솔루션 매출 전망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한 160억달러를 제시했는데, 이는 컨센서스 대비 7% 밑도는 수준이다.
이 같은 전망에 4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브로드컴 주가는 하루 새 12.59% 급락했다. 같은 날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7.74% 하락한 가운데, 웨스턴디지털과 샌디스크도 각각 3.13%, 1.34% 내렸다. 반도체 설계 업체 ARM 역시 4.47% 하락했고, AMD는 3.56% 내리는 등 AI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충격이 뉴욕 증시 마감 이후 개장한 국내 '삼전닉스'에도 고스란히 직격탄을 날렸다.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락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말 출시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도 타격을 입었다. 이날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하루 새 20.11% 폭락했으며,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13.24% 하락했다. 이들 레버리지 상품에는 단기간 수조 원의 개인 자금이 몰린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손실폭도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두 종목에 개인 자금 쏠림이 두드러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6조2859억원, 2조903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 1~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주가 변동률의 2배를 추종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주가가 추가로 급락할 경우 '공포'에 질린 손절 매물이 쏟아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개인들의 반도체주에 대한 믿음은 여전히 꿋꿋하다. 이날 하락세를 단기 조정으로 보고 반등에 베팅하는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났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각각 2조295억원, 1조793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증권가의 반도체주에 대한 낙관적 시각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
박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로드컴의 연간 AI 매출 가이던스가 시장 컨센서스를 밑도는 것은 계약 조건 변경으로 인해 앤스로픽향 텐서처리장치(TPU) 랙 매출이 가이던스에 포함되지 않은 영향으로 판단된다"며 "2분기에 AI 칩 수주액이 300억달러를 웃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AI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견조한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반도체 수요 자체가 둔화한 것이 아니라 계약 조건 변경으로 인한 회사 고유의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월가 일각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세가 조기에 진정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레이먼드제임스의 칼 애커먼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메모리 반도체 평균판매단가(ASP)가 올해 중반 고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급 측면에서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증산에 나서고, 수요 측면에서는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 근거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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