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공정위원장,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내란 상관없다는 맹신인가” 강남3구 유권자 비하 파문
2026.06.05 16:53
논란일자 17시간만에 삭제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6·3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특정 정당의 득표율이 높은 지역을 비판하는 내용의 댓글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관가에 따르면 주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당별 서울시 동별 득표 결과를 공유한 한 게시물에 "시민의 권리 행사가 이렇게 돈의 질서와 일치한다는 사실이 참 씁쓸하네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어 주 위원장은 "내란을 일으켜도 상관없는 맹신인가? 맹목인가? 아니면 자기기만인가?"라고 적었다.
주 위원장이 댓글을 단 게시글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동별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득표율을 시각화한 자료였다. 해당 자료는 강남 3구 등 서울 내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높은 지역일수록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난 경향을 보여줬으며, 작성자는 이를 두고 "여지껏 본 적 없었던 역사상 가장 완벽한 서울 부동산 추천도"라는 설명을 달아놓았다.
논란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주 위원장은 해당 댓글을 작성한 지 약 17시간 만에 삭제했으나, 이미 해당 화면이 캡처되어 온라인 등을 통해 유포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개표 결과는 서울의 부동산 자산 격차가 유권자의 투표 성향에 얼마나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를 정량적으로 증명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49.2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48.07%)를 1.15%포인트 차이(6만259표)로 누르고 5선에 성공했는데, 전체 25개 자치구 중 정 후보가 15개 구에서 우세를 점했음에도 오 후보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른바 '강남 3구'와 '한강벨트'의 압도적인 표 결집이 있었다.
오 후보는 강남구에서 65.98%의 득표율을 올려 정 후보(31.92%)를 34.06%포인트 차이로 따돌리며 강남구 한 곳에서만 9만9596표의 우위를 점했다. 이어 서초구(66.40%)와 송파구에서도 각각 7만여 표, 4만여 표의 격차를 벌리며 강남 3구에서만 21만 표 이상의 마진을 확보했다. 용산, 광진, 강동, 동작, 영등포 등 이른바 '한강벨트'와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양천구 역시 오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던졌다.
오 후보가 승리한 10개구 중 중구를 제외하면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2022년 당시 고점을 뚫고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한 곳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2006년 이후 19년만에 최고 수준인 8.71%를 기록한 바 있다.
주 위원장이 언급한 '돈의 질서'는 결국 이러한 자산 가치와 부동산 규제에 민감한 한강변 유권자들의 투표 행태를 정조준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시장의 공정한 경쟁과 규칙을 관리하는 경제 부처의 수장이 정당한 투표권을 행사한 주권자의 선택을 비하하는 뉘앙스의 설화를 자초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선거 직후 대통령실이 "지방선거에 담긴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 것"이라고 언급한 상황에서 장관급 인사가 유권자의 선택을 '맹신'이나 '기만'이라고 언급했기에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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