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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그리웠다'는 젠슨 황 "한국에 서프라이즈 가져왔다"

2026.06.05 16:21

공항 내리자마자 "치킨" 농담에, 하반기 더 큰 성장 예고까지... 현대·LG·SK·네이버 연쇄 회동 예정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입국한 뒤 인사하고 있다. 2026.6.5
ⓒ 연합뉴스

"후라이드 치킨이 그리웠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오후 김포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던진 첫 마디였다. 이날 오후 1시 40분께 전세기를 타고 방한한 황 CEO는 공항 밖으로 나오자마자 오른손을 번쩍 들어보이며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했다. 그를 기다리던 관중이 함성을 내지르자 그는 오른손을 왼쪽 가슴 위에 얹어보이며 감사를 표현했다. 그가 한국을 찾은 건 지난해 10월 경주 APEC CEO 서밋 이후 꼭 7개월 만이다.

돌아온 젠슨 황 "하반기, 상반기보다 성장 규모 클 것"

그동안 한국의 무엇이 그리웠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치킨을 말하며 웃어 보인 뒤 그의 얼굴은 제법 진지해졌다.

"다시 돌아온 이유는 모든 파트너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다. 그리고 여기 계신 소비자 분들께도 마찬가지다. 아시다시피 인공지능 구축이 가속화되면서 우리는 매우 중요한 일들을 많이 해내고 있다. 우리는 작년에 아주, 아주, 큰 성과를 거둔 한 해를 보냈고 한국 시장도 매우 잘 흘러가고 있다.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훨씬 더 큰 규모가 될 것이다. 다음 해는 아주 아주 큰 부분이 될 것이기 때문에 저는 우리의 파트너들이 결합해 준비를 갖추도록 확실히 해두고 싶었다.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많고, 우리 파트너들은 아주 잘해 주고 있다."

이번 방한의 핵심 의제는 '공급망 조율'이라고 했다. 황 CEO는 이날 "우리 모두는 HBM 메모리 칩과 같은 엄청난 양의 기술을 제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가능한 한 많은 공급을 확보하는 동시에 이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한국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또 한국을 위해 어떤 선물을 가져왔냐는 질문에 황 CEO는 잠시 뜸을 들이다 "한국을 위해 많은 비즈니스(사업 기회)를 가져왔다. 서프라이즈도 있다"고 했다. 실제 그는 회동 일정을 묻는 질문에 "현대, LG, SK, 삼성, 네이버와의 미팅이 예정돼 있다"고 답했다. 다만 '서프라이즈'의 구체적인 내용은 "얘기할 수 없다"고 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 플랫폼인 '베라 루빈'에 삼성전자 반도체가 탑재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명쾌하게 답했다. 그는 "세 벤더사(SK하이닉스·삼성전자·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모두 자격을 갖췄다"며 "세 곳 모두 양산 중이고 모두 우리를 지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내 R&D 센터 설립 계획에 대해서는 "이미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R&D 센터에 투자하기에 아주, 아주 훌륭한 장소"라고도 강조했다. "AI 전문 지식과 로보틱스 전문 지식이 있고 세계의 제조 중심지"라고도 치켜세웠다. 반도체 제조가 점점 더 로보틱스화·AI화되는 흐름을 고려할 때 한국이 최적의 거점이라는 설명이다. 인력 채용과 관련해서는 "이미 사람들을 채용하고 있고, 인력이 충분히 확보되는 대로 새로운 거점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보틱스 분야를 한국의 다음 주요 섹터로 지목하기도 했다. "한국은 제조를 너무 잘한다. 메가트로닉스, 인공지능 등 그 모든 기술의 조합이 완벽한 로보틱스"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가 최근 발표한 'RTX 스파크(RTX Spark)'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황 CEO는 "40년 만에 이루어진 PC의 완전한 재설계"라며 "미래에 여러분의 PC에서 비서가 되어 줄 AI 에이전트를 위해 준비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페이커 만나 "한국 엔비디아에 매우 중요해"... 저녁엔 '삼소 회동'까지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황 CEO가 곧장 향한 곳은 서울 홍대 'T1 베이스캠프'였다. 그가 방한 첫 행선지로 이곳을 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한국 게임 산업이 엔비디아의 성장을 견인한 핵심 동력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상혁(페이커) 선수를 비롯한 T1 선수단 전원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엔비디아의 기원이 '게이밍'에 있음을 강조하며 한국의 역할을 치켜세웠다.

"게이밍은 엔비디아의 기원이었다. 그리고 한국 게이밍은 '지포스(GeForce)'를 바꾸어 놓았다. 한국이 e스포츠의 발상지이기 때문이다. 여러분 모두가 너무나 잘한다. 승리하기 위해 가장 좋은 GPU를 선택한다. 그게 바로 엔비디아 GPU다. (중략) 한국이 e스포츠의 '오리진'이다. 한국이 e스포츠를 발명했고, 관전 스포츠(Spectator Sports)를 발명했다. 한국은 오랜 시간 동안 제 마음 속 가까이에 있었고 엔비디아에게 매우 중요했다."

지포스는 엔비디아의 GPU 브랜드다. 이후 이상혁 선수에게 어떤 그래픽카드를 쓰냐고 묻자 "RTX 4070"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황 CEO는 "그거 골동품(antique)이다"라고 웃어 보였다. 이후 T1 관계자는 이를 "RTX 5070"라고 정정했다. 이어 황 CEO는 "줄 게 있다"며 RTX 5090를 꺼내 들었고 그와 이 선수는 여기 사인을 했다.

이후 황 CEO는 "스페셜 에디션이다. 세계에 하나뿐"이라며 "백만 달러는 할 것이다. 내가 가져가고 싶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두 사람의 사인이 담긴 RTX 5070은 경품 추첨에서 뽑힌 당첨자의 품에 안겼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아직 출시 전인 'RTX 스파크' 노트북 두 대도 경품으로 선물했다. 다만 "아직 나오지 않은 상품이다. 가을에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걸 받는 사람에게 내가 빚지는 셈"이라며 웃어 보였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도 RTX 스파크에 대해 "40년 만의 완전한 재설계"라고 소개했다. 그는 "40년 전 내 커리어가 시작됐고 그동안 PC 혁명이 있었다. 윈도우, CPU, 그래픽 드라이버까지 같은 구조는 40년 가까이 이어졌다"며 "3년 전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PC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행사 말미에 T1은 황 CEO에게 이 선수 사인이 담긴 유니폼을 답례로 건넸고, 황 CEO는 T1의 상징적인 포즈 네 가지를 모두 따라하며 선수단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한편 저녁에는 삼겹살과 소주가 곁들여지는 이른 바 '삼소 회동'이 홍대에서 마련될 예정이다. 홍대입구 삼겹살 음식점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만찬을 가진다. 이번 회동에서는 HBM, AI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로봇, 피지컬 AI 등 폭넓은 협력 방안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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