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당락 가른 '개발이슈'…원효로·이태원 더 빨개졌다
2026.06.05 11:30
한남1구역 정비사업 방식 선호도가 갈라
서초선 잠원·반포서 약세 두드러져
장특공 축소 등 세제 이슈 부각지난 3일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박빙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선 이른바 한강벨트가 주목받았다. 강남3구를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자치구들이 한강 주변에 몰렸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은 부동산 이슈에 특히 민감했다. 하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동산 현안이 걸려 있는 동(洞)별로 지지율이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5일 선거관리위원회 개표 집계(개표율 99.9%)를 보면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인 오세훈 시장은 49.2%,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는 48.1%의 표를 얻었다. 오 시장은 강남3구와 용산구를 비롯해 강동·영등포·동작·양천·중·광진구 등 총 10개 자치구에서 정 후보를 앞섰다. 지난해 집합건물 평균거래가격 상위 11곳 가운데 성동구와 마포구를 제외한 9곳 리스트와 똑같다.
정 후보는 용산구와 서초구, 강남구 등 세군데에서 적잖은 표를 잃었다. 이들 세 곳의 표심을 자세히 뜯어보면 부동산 민심 변화가 읽힌다. 정 후보의 용산구 득표율은 40.2%로, 1년 전 대선 당시 민주당 득표율보다 0.9%포인트 적다. 특히 용산구에서도 표가 많이 떨어져 나간 지역은 원효로1동(대선 민주당 득표율 42.6%→지선 민주당 득표율 40.9%·이하 동일), 이촌2동(37.3%→34.8%), 이태원1동(37.5%→32.6%)이다.
원효로1동이나 이촌2동은 개발사업 관련 이슈가 불거진 점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지역은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중심으로 동서로 나뉜 지역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코레일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공동시행을 맡으며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곳이다. 철도차량 정비기지를 주거·오피스·상업시설 등이 어우러진 복합지구로 개발하는 사업으로 그간 안팎에서 불거진 이슈로 십수 년째 사업이 멈춰 있다 지난해부터 다시 본격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
정부는 올해 1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주택공급 규모를 1만가구로 늘리겠다는 구상을 발표하면서 서울시와 갈등을 빚었다. 서울시는 그간 총 6000가구 정도를 제시해 왔다. 그 이상으로 늘릴 경우 학교 등 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불거질 우려가 있다며 정부 안에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인근 주민 역시 기반시설 확충 없이 무작정 주택 수를 늘리는 데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용산 개발과 관련해 오 당선인의 손을 들어준 주민이 좀 더 늘어난 셈이다.
이태원1동은 과거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해제된 한남1구역 일대다. 주변 한남2~5구역이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재개발사업지로 꼽히며 정비사업을 한창 추진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남1구역은 2017년 정비구역 지정이 해제되는 등 상대적으로 정비사업이 더딘 편이다. 지난해 서울시가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된 후 주민 사이에선 반색하는 기류가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 후보나 오세훈 당선인 모두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겠다는 방향은 비슷하나 오 당선인이 시장 재임 시절 고안한 민간주도 방식의 신통기획에 표심이 더 기운 것으로 풀이된다.
서초구에서 민주당 득표율은 33.2%로 1년 전 대선 때와 비교해 0.7%포인트 줄었다. 선거구별로는 잠원동(26.8%→24.7%)과 반포2동(22.2%→20.6%) 하락세가 다른 지역에 견줘 두드러지는 편이다. 이곳은 평(3.3㎡)당 가격이 2억원 안팎인 래미안 원베일리를 비롯해 아크로리버파크·메이플자이 등 강남권에서도 손꼽히는 고가 단지가 밀집된 지역이다. 잠원역과 한강변 일대에는 구축 재건축 아파트도 많다.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보유세 인상 움직임을 비롯해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다주택자 매물출회 압박 등으로 현 정부 정책에 대한 반감이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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