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중동 불안까지…원·달러 환율 다시 1530원대
2026.06.04 09:35
원·달러 환율이 1530원에 개장하며 지난 3월 31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1530원대에 올라섰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로 중동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글로벌 달러 강세와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세가 겹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6원 오른 1530.0원으로 출발했다. 오전 9시 23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5원 오른 1523.9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상승 폭을 일부 줄였지만 환율이 장중 153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3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전날 국내 외환시장이 휴장한 사이 역외 시장에서는 원화 약세 압력이 먼저 반영됐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36원까지 치솟았다. 휴장 기간 쌓인 달러 강세 재료가 이날 역내 시장 개장과 동시에 반영되면서 환율이 1530원에 출발한 것이다.
환율을 밀어 올린 가장 큰 요인은 중동 지역 불확실성이다. 미국과 이란이 군사적 충돌을 이어가면서 시장에서는 주말 내 협상 타결보다 교착 상태 장기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자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고 원화 등 위험통화에는 약세 압력이 커졌다.
간밤 달러화도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중동 리스크를 함께 반영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 5월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지수는 54.5로 전월보다 0.9포인트(p) 올랐다. 5월 ADP 민간고용도 12만2000명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서비스업과 고용 지표가 견조하게 나오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했고 달러화 강세로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세도 원화 약세를 키우는 요인이다. 위험회피 심리가 커질수록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원화를 팔아 달러로 바꾸려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질 경우 역외 커스터디 매수세가 환율 하단을 떠받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환율이 단기간에 1530원대까지 올라오면서 상단에서는 매도 압력도 커질 수 있다. 달러 매도 시점을 저울질하던 수출업체의 이월 네고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높고 역외 참가자들도 고점 매도 대응에 나설 수 있어서다.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에 대한 경계감도 환율의 추가 급등을 제한하는 변수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위원은 “오늘 원·달러 환율은 중동 지역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달러 강세에 힘입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갭 상승 출발 후 달러 강세와 외국인 증시 순매도에 상승 압력이 우세한 가운데 고점 매도에 상단이 제한되며 1530원대 초중반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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