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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 넘은 맹종에 허탈” “대구 아니면 누가 찍어주나”···‘보수 철옹성’ 재확인 한 대구, 엇갈리는 민심[6·3 지방선거]

2026.06.04 11:18

대구시장·기초단체장 국민의힘 후보 ‘싹쓸이’
김부겸·이 대통령 효과에 선전 기대했으나 좌절
변화 기대했던 젊은층 무력감·실망감 드러내
중장년층은 ‘정부·여당 견제’에 의미 부여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지난 3일 대구 달서구 두류네거리 선거사무소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대구|권도현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과 9개 기초단체장 자리를 모두 국민의힘 소속 후보가 꿰찼다. 이재명 정부 및 여권에 대한 전국적인 긍정적 흐름 속에서도 ‘보수 철옹성’이라는 사실이 재확인되면서 지역 민심은 엇갈리고 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추경호 국민의힘 당선인이 70만2421표(53.92%)를 얻어 58만6927표(45.05%)에 그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8.87%포인트 차로 앞섰다. 표 차이는 11만5494표였다.

사전투표 결과가 주로 반영된 개표 초반 김 후보가 앞서는 등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본투표함이 열리면서 두 후보 간 격차가 좁혀지더니 추 당선인이 비교적 무난하게 김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대구 기초단체 9곳도 국민의힘 후보가 싹쓸이했다. 현역 단체장 5명이 각각 재선 및 3선에 성공하며 임기를 이어가게 됐고, 부구청장 출신 등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후보들도 무난히 당선됐다.

국민의힘 소속 기초단체장 후보 전원이 60%대 이상, 최대 77.39%(군위군수)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은 20~30%대의 지지를 받았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당선인이 4일 오전 대구 범어네거리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꽃다발을 목에 건 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시교육감 선거에서는 보수 성향의 강은희 현 교육감이 66만8028표(52.40%)를 획득해 손쉽게 3선에 성공했다. 2위인 임성무 후보(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장·진보)와 3위 서중현 후보(전 대구 서구청장·보수)는 각 31만6688표(24.83%), 29만162표(22.76%)를 얻었다.

대구는 ‘보수 텃밭’으로 불려왔지만 선거 전까지 지역 연고(경북 안동)가 있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긍정 평가가 높았다. 불법계엄 이후 이어진 국민의힘 지도부에대한 실망감과 ‘김부겸 효과’로 대표되는 민주당 바람에 여당 후보의 당선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실제 민주당에서는 올해 대구지역 지방선거 후보자로 96명이 등록해, 민선 지방선거가 치러진 31년 만에 가장 많았다. 민주당은 올해 대구지역 기초단체장(9곳)·기초의원(43곳) 전 지역구에, 광역의원은 1곳을 제외한 30곳에 후보를 냈다.

하지만 선거 결과 참패하면서 정치 지형 변화와 지역 발전을 기대했던 지역 사회에서는 무력감과 실망감이 큰 상황이다.

직장인 서모씨(48)는 “새벽까지 개표 방송을 지켜보며 ‘혹시’ 했는데 ‘역시였다’는 말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번처럼 민주당 지지세가 거셌음에도 지역민의 선택을 바꾸기 역부족이었다는 사실에 매우 실망감이 크다”고 말했다. 박모씨(53)는 “보수 정당에 대한 TK 기성세대들의 마음이 단순한 짝사랑을 넘어 맹목적이라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 어디 가서 ‘대구 사람’이라는 걸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반면 보수 지지층은 전국적으로 견고한 세를 과시한 민주당에 최소한의 견제구를 날렸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자영업자 김진호씨(52)는 “대구 시민이 국민의힘을 안 찍어주면 누가 찍어주나”며 “정부와 민주당이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는 것을 경고할 필요가 있었고 대구가 이를 실천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추경호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대구 앞에 놓인 중대 과제들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협치해야 한다”며 “여야 그리고 시민사회가 함께 지혜를 나누고 시정의 동력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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