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잠수함 사업, 수소 생태계로 승부수 띄운 K-원팀[Biz-플러스]
2026.06.05 06:04
현대차 생산공장 등 31억弗 투자
완성차 공장 요구하는 캐나다에
수소모빌리티 새 동력으로 제시
캐나다 민영방송 CTV에 따르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를 방문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CTV와의 인터뷰에서 잠수함 수주 시 31억 달러 이상을 캐나다에 투자해 수소트럭 산업을 육성하고 9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비버 프로젝트로 생산될 수소트럭은 한국 브랜드이지만 캐나다산 원자재로 캐나다에서 만든다”며 “잠수함 수주 시 현대차가 캐나다의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을 돕겠다”고 말했다.
CTV는 프로젝트 세부안을 보도하며 한국이 2030년부터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수소 액화 공장을 건설하고 인근에 32개의 수소충전소도 건설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핵심인 화물용 수소트럭 생산 공장은 온타리오주에 건설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35년 이후에는 캐나다 전역에 160개의 충전소를 더 지어 총 192곳의 인프라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국에서 시험 중인 수소열차를 캐나다와 공동 생산해 제3국으로 수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CTV는 전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캐나다 내 수소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CPSP는 캐나다 해군의 노후 잠수함 교체를 위해 3000톤급 잠수함 12척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완성차 공장 요구하는 캐나다에 수소모빌리티 새 동력으로 제시
캐나다 정부는 당초 한화(000880)오션·HD현대중공업 원팀과 독일 TKMS로 잠수함 사업 후보를 압축한 뒤 수주 대가로 자국 내 자동차 산업 관련 투자를 요구했다. 한국 현대차에는 완성차 공장 투자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캐나다 자동차 시장이 현지 공장을 설립할 만큼 크지 않은 데다 미국의 관세 부과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완성차 공장 신설은 어려운 선택지였다. 이에 한국은 방향타를 ‘에너지·수소 협력’으로 틀어 완성차 공장이 아닌 수소 화물트럭 생산 및 충전 인프라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1993년 현대차 브로몽 공장 철수 전례도 있는 만큼 수익성이 불확실한 투자 대신 ‘생산·충전·모빌리티 연계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을 캐나다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실제로 강 실장과 특사단에 포함된 현대차 관계자는 캐나다 일정 중 토론토와 오타와에서 수소·에너지 협력 포럼을 열고 천연자원부 장관을 면담했으며 특히 현대차가 국내외에서 준비해온 수소산업 발전 청사진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소 트럭 제안은 한화가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업협회(APMA)와 체결한 장갑차 및 자주포 현지 생산 협력에 더해진 것이다. 한화는 K방산의 베스트셀러인 K9 자주포와 다연장 로켓 천무를 현지 생산하겠다고 제안하며 안보 주권 강화에 주력하는 캐나다 마크 카니 정부의 의지를 꿰뚫었다.
현재 캐나다는 가동 중인 발사대나 발사체 운영사가 없어 자국 위성을 쏘아 올릴 때도 해외 업체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앞서 잠수함 건조에도 미국 관세로 타격을 입은 캐나다산 철강을 사용하기로 한 만큼 이번 수주전에서 한국이 건넨 제안은 캐나다가 역량 강화를 필요로 하는 산업 전반을 망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와 관련해 한화가 현지 기업·기관과 맺은 업무협약(MOU)만 총 75건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CPSP는 단순 잠수함 사업자 선정이 아니라 ‘경제·안보 협력 파트너 선정’의 성격을 갖는다”며 “캐나다 지역과 기업·기관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과 평판이 결과를 좌우하는 만큼 전략적인 관계 맺기는 필수”라고 전했다.
글로벌 회계법인 KPMG 분석에 따르면 한화오션이 제안한 사업들이 추진될 경우 2026년부터 2044년까지 캐나다에서 43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963억 달러의 국내총생산(GDP) 부가가치를 낼 것으로 추산됐다.
독일도 막판 총력전에 한창이다. 외신에 따르면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은 최근 캐나다 방산 박람회에서 “CPSP 수주를 전제로 독일 정부와 조선소가 캐나다 전역의 다양한 프로젝트에 투자해 860억 달러 규모의 GDP 창출 효과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측은 최종 결정 후 1~2년 내 초기 투자의 상당 부분을 집행하겠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한국의 ‘인도태평양 공급망 연대’와 독일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중심 북극권 방위 연대’ 사이에서 고심 중인 캐나다 정부는 이달 안에 최종 승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의 ‘장보고-Ⅲ 배치-Ⅱ’와 TKMS의 ‘212CD’ 중 하나만 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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