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전
아버지 승부사 기질 물려받은 김동선, ‘홀로서기’ 도전
2026.06.05 07:01
● 승마선수 생활 접고 2014년 한화 건설 부문 입사
● “스포츠인 문제해결력과 경영자 문제의식 갖춰”
● 잘못 샀다던 파이브가이즈, 300억가량 이익 보고 매각
● 아워홈 인수 성공, M&A로 회사 가치 키워나갈 요량
● 2017~2020년 연이은 주사(酒邪)·폭행 사건으로 물의
● 자숙 기간 독일서 승마·외식 사업
● 형들에 비해 경영 능력 입증할 시간 짧았다는 약점
● 빠른 승진, 빠른 경영 분리로 무대 전면에 올라
인적분할은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7월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앞서 4월 23일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의 재상장 예비심사를 승인했으며, 법인 설립 예정일인 8월 1일 이후 같은 달 25일 코스피에 입성할 계획이다.
재계는 김 부사장의 독립을 ‘성과를 만들기 위한 여정’으로 보고 있다. 큰형 김동관(42) 한화 부회장, 둘째형 김동원(40) 한화생명 사장과 달리, 막내인 김 부사장은 자신만의 경영 실적을 쌓을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가 풀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신설 지주의 안착이다. 증권가에서는 “신설 법인의 부채비율이 약 2.9%로 예상되는 만큼 재무 부담 없이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다”면서도, “유통·테크·레저는 경기 흐름과 경쟁사의 영향을 크게 받는 분야인 만큼, 경영자의 실력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산업군”이라고 분석한다. 한화의 새로운 한 축으로 떠오른 신설법인을 김 부사장이 얼마나 단단하게 키워낼 수 있을지, 그 첫걸음에 시선이 쏠린다.
치밀하게 기획해 결정하고 번복하지 않는 성격
1989년생인 김 부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이화여대부속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 사립 기숙학교 태프트 스쿨을 거쳐 다트머스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그의 이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승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말에 오른 그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인 선수 생활에 뛰어들었다.김 부사장은 승마에 열의와 재능을 보였다. 2006년 17세의 나이로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최연소 승마 국가대표가 됐을 정도. 첫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마장마술 단체전 분야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마장마술 단체전 부문 금메달을 연이어 획득했다. 이 가운데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마장마술 개인전 은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2014년 김 부사장은 한화건설 해외토건사업본부 과장으로 한화에 처음 입사했다.
승마 업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은 세계적인 승마선수로 2020년에는 국제 마장마술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적도 있다”며 “승마를 돈만 많으면 잘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보는 세간의 편견 때문에 과소평가된 측면이 있는데, 다른 국가대표 체육인만큼이나 운동에 진심인 사람”이라 설명했다.
김 부사장이 승마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보여주는 인터뷰도 있다. 언론에 거의 나서지 않던 그는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국가대표 승마선수로서 인터뷰에 응했다. 당시 김 부사장은 “1등을 하더라도 불만족스러운 경기보다는 비록 1등을 하지 못하더라도 발전이 있고 계획대로 경기가 풀렸을 때가 더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의 경영전략에도 스포츠맨의 면모가 돋보인다. 치밀하게 기획해 결정하고, 결정이 내려지면 쉽게 번복하지 않고 그 결과를 끝까지 책임지려 한다”며 “스포츠맨의 문제해결력과 경영자의 문제의식을 함께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김 부사장의 경영방식을 보여주는 예로 2023년 6월 미국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파이브가이즈’ 국내 사업권 인수를 꼽았다. 김 부사장은 파이브가이즈 국내 도입부터 브랜드 확장, 매각에 이르기까지 사업 전반을 주도했다.
높은 가격에도 파이브가이즈는 한국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2025년 7월 개점한 파이브가이즈 용산은 오픈 첫 주에 ‘글로벌 TOP 5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전 세계 1900여 개 파이브가이즈 매장 중 매출 상위 0.3%를 기록했다는 의미다. 파이브가이즈 국내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갤러리아의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도 설립 1년여 만인 2024년 말 3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아버지의 ‘M&A 승부사 기질’ 가장 짙게 물려받아
최근 에프지코리아는 파이브가이즈 국내 사업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사모펀드 에이치앤큐에쿼티파트너스와 지분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업계에 따르면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사업권 매각 가격은 약 600억~700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갤러리아가 투자했던 금액은 200억 원 남짓인 것을 고려하면 2년 반 만에 가치는 3배 이상 뛰었다.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파이브가이즈가 국내 진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저가 햄버거 위주인 국내시장에 안착하기 어렵다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으나 김 부사장의 결단이 시장을 설득했다”며 “버거킹, 한국 피자헛 등 M&A 시장에 식음료 관련 기업 매물이 쌓여가고 있는 지금 파이브가이즈가 이렇게 빨리 거래됐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성이 있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김 부사장은 적극적으로 인수 및 합병(M&A)에 나섰다. 지난해 5월에는 국내 시장점유율 2위 급식업체 아워홈(1위는 삼성웰스토리)을 인수했고, 같은 해 8월에는 서울 강북구의 리조트 파라스파라 서울을 사들였다.
아버지 김승연 회장도 M&A로 지금의 한화를 이룩했다. 1982년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현 한화솔루션 케미컬, 첨단소재 부문)을 사들인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적자 기업이라는 이유로 내부 반대가 거셌지만, 인수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회의론을 잠재웠다. 2002년에는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을 품에 안았다. 김 회장은 무보수로 대한생명 대표이사직을 맡아 6년 만에 그룹의 핵심 수익원으로 탈바꿈시켰다. 2014년에는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을 가져오는 이른바 ‘삼성-한화 빅딜’을 성사시켰다. 방산과 석유화학 분야의 핵심 역량을 단번에 확보한 이 거래는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임팩트로 이어지며 그룹 성장의 발판이 됐다. 2023년에는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출범시키며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 방산 그룹으로의 도약을 완성했다.
부자의 닮은꼴 면모를 두고 재계에서는 “김 부사장이 김 회장의 승부사 기질을 가장 짙게 물려받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김 부사장이 계속 인수전을 벌이는 이유는 단순히 아버지를 닮아서만은 아니다. 한화갤러리아 부진 해소 및 체질 변화 시도에 더욱 방점이 찍혀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실적 둔화, 명품 소비 부진 등 한화갤러리아의 기초체력이 떨어진 상태라 김 부사장이 적극적 M&A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라 평가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의 영업이익은 2023년 98억 원에서 2024년 31억 원으로 68% 급감했다. 당기순손실도 2023년 301억 원, 2024년 188억 원으로 2년 연속 이어졌다. 2025년 당기순이익 33억 원, 영업이익 94억 원을 기록하며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2027년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 재건축 추진 등 돈이 나갈 일이 많기 때문이다. 사모투자 업계 관계자는 “갤러리아 백화점 등 기존에 돈을 벌어주던 핵심 사업군이 원래의 위상을 회복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화갤러리아를 살리기 위해 김 부사장은 한화그룹의 핵심 지분까지 내놨다. 지난해 12월 김 부사장은 한화에너지 지분 15%를 매각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의 최대주주(지분 22.2%)로 한화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김동선 부회장이 지분의 50%를 쥐고 있고, 김동원 부사장과 김 부사장이 각각 25%씩 지분을 쥐고 있었다. 이 지분을 매각했으니 김 부사장이 ㈜한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들게 됐다.
김 부사장은 3월 31일 한화의 건설 부문 해외사업본부장직도 사임했다. 한화의 건설 부문은 김 부사장이 입사 이후 계속 다뤄오던 사업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김 부사장이) 배수의 진을 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신설 지주로 계열이 분리된 데다 ㈜한화의 지분까지 내놓은 상태다. 자립에 성공한다면 자신만의 왕국을 세울 수 있지만 실패한다면 회사 내 입지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 평가했다.
폭력 사건으로 두 형에 비해 짧은 경영 수업 기간
김 부사장이 건곤일척의 수를 두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나이가 어려 형들에 비해 경영 실적을 보여줄 기회가 적었던 데다 사회적 물의를 빚어 4년 남짓 한화를 떠나 있었다. 2017년 1월 서울 청담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종업원을 폭행하고 순찰차를 파손한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받았다. 한화 측에서 보석을 포기해 김 전 회장은 형 확정까지 약 3개월간 구치소 신세를 졌다.김 부사장이 주사(酒邪)로 물의를 빚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 아니었다. 이미 2010년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 주점에서 만취해 유리창을 부수는가 하면 말리는 호텔 여종업원을 성추행하고 호텔 보안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으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 기소를 면했다. 2017년 9월에는 서울 종로구 소재 술집에서 대형 로펌 신입 변호사를 폭행하는 사건도 있었다. 역시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
이후 한화를 떠난 김 부회장은 독일에서 승마·레저 사업을 하다가 2020년 4월 진대제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설립한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서 6개월간 일했다. 같은 해 12월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 담당(상무보)으로 복귀, 2021년 5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프리미엄 레저그룹 그룹장(상무)을 거쳐 2023년 3월에는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 본부장(전무), 같은 해 11월에는 부사장에 올랐다. 두 형은 상무에서 부사장까지 오르는데 5년 넘게 걸렸던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 고속 승진이다.
재계에서는 김승연 회장이 ‘아픈 손가락’인 막내아들을 배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김동관 부회장은 방산과 에너지 등 그룹 핵심 사업, 김동원 부사장은 금융,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레저를 맡는 ‘3축 승계’를 계획해 왔다”며 “두 형에 비해 경영 실적이 적은 막내를 배려해 (김승연 회장이) 빠르게 승진시키고, 빠르게 계열 분리를 해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중학교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