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타결 뒤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과반노조 붕괴
2026.06.05 00:28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초기업노조가 과반노조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 노사 임금협상이 조합원 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된 지 일주일 만에 반도체(DS) 부문 중심의 성과급 지급에 반발하는 비반도체 조합원들이 썰물처럼 이탈한 여파로 풀이된다.
4일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홈페이지를 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조합원은 5만845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말 총파업 결의대회 당시 7만6000명이 넘었던 조합원 수가 약 40일 만에 1만8000명가량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 기준 12만8881명으로, 과반노조 지위를 인정받으려면 6만4440명 규모를 유지해야 하는데 그 선이 깨졌다. 이로써 초기업노조는 고용노동부로부터 획득한 과반노조 및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2개월이 채 못 돼 상실하게 될 처지에 놓였다.
초기업노조 조합원들의 집단 이탈은 부문간, 사업부간 성과급 격차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달 20일 총파업 돌입을 하루 앞두고 가까스로 올해 임금·성과급 관련 잠정합의를 이뤘다. ‘DS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이 골자다. 이에 따라 DS 부문 내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은 1인당 평균 약 6억원,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는 1억원대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추산됐다. 완제품(DX) 부문은 상생협력 명목으로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업노조가 단기간에 과반노조로 성장한 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10% 성과급 및 상한 폐지’ 결정 영향이 컸다”며 “성과급 협상이 끝나자 더는 기대할 것이 없다고 본 조합원들이 줄줄이 탈퇴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반대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 조합원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동행노조는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조합원 수가 2000명대에 머물렀지만 DX 부문 중심으로 가입자가 늘면서 2만1390명까지 몸집을 키웠다. 전삼노도 2만968명으로 불어나 DX 기반의 두 노조를 합하면 조합원 수가 4만명이 넘는다.
초기업노조는 DS와 DX 부문 집행부를 따로 두는 ‘투트랙 교섭’을 추진하고 오는 17일 최승호 위원장 재신임 투표를 진행하는 등 내부 수습에 나서고 있다. 최 위원장은 최근 법원에 노사 임금협상 무효 가처분 신청을 낸 DX 부문 조합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DS와 DX가 같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오만이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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