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전
삼쏘 즐기는 아재? 직원들 ‘황의 분노’ 벌벌 떤다…젠슨 황 두 얼굴
2026.06.05 05:14
5일 방한하는 황 CEO가 국내 기업인들과 빚어낼 풍경이 벌써부터 재계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황 CEO가 서울의 한 고깃집에서 주요 그룹 총수들과 ‘삼쏘(삼겹살+소주)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음식 취향이 아닌 고도의 미디어 전략으로 본다. 지난해 10월 ‘깐부 회동’처럼 열린 공간에서 서민들이 즐기는 음식을 함께 먹고 마시며 ‘인공지능(AI) 생태계를 함께 만드는 파트너’라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식당을 자신만의 서사로 엮는 능력도 뛰어나다. 황 CEO는 2023년 9월 패밀리레스토랑 ‘데니스’를 찾아 15세 때 접시를 닦으며 일했던 기억과 엔비디아 창업을 논의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미국 새너제이 인근 데니스 매장에는 “1조 달러 기업을 탄생시킨 부스”라는 문구와 기념 액자가 걸려 있다. 데니스에서 28년째 근무 중인 직원 아눌포는 “젠슨 황 팬들에게 여기는 성지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황 CEO의 소탈한 ‘식당 마케팅’은 복잡하고 어려운 AI 기업 엔비디아를 친숙한 브랜드로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나 토큰 같은 전문 용어는 일반인에게 어렵지만 삼겹살과 소주, 치킨과 맥주는 누구에게나 스며드는 언어”라며 “기업설명회나 기자회견보다 식당이 훨씬 강력한 홍보 무대가 됐다”고 말했다.
직원 떨게 하는 ‘황의 분노’
경쟁사에도 가차 없다. 1999년 엔비디아가 상장한 다음 날에도 황 CEO는 축하 파티는커녕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경쟁사들을 지목하며 “ATI의 시장점유율을 빼앗고 S3 그래픽스를 견제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 같은 엄격함은 파트너사에도 예외가 아니다. 2024년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에 난항을 겪고 있을 때 황 CEO는 “삼성전자는 아직 어떤 인증 테스트에도 실패한 적이 없지만 HBM 제품은 더 많은 엔지니어링 작업이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보완을 촉구했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젠슨 황의 소탈한 이미지에 취해선 안 된다”며 “국내 기업들도 피지컬 AI와 AI 플랫폼 분야까지 역할을 넓히고 구체적인 협력 성과를 얻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 CEO는 김택진 엔씨 회장,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국내 대표 게임 기업 수장들과는 게임과 AI 관련 협력을 모색할 예정이다. 엔씨는 지난해 엔비디아가 한국에서 개최한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아이온2’ 등 신작 게임을 선보이는 등 오랜 기간 협업 관계다.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 함께 게임 AI 캐릭터를 선보이는 등 엔비디아 기술을 적극 활용 중이다.
8일엔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내 스타트업 대표 30여명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는다.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사 트릴리온랩스와 업스테이지를 비롯해 에이로봇·엔닷라이트·마키나락스·노타AI·베슬AI 등이 참석한다. 또 서울대 AI연구원과 로보틱스 연구소를 방문해 서울대 학생들과 직접 소통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은 공통적으로 ‘피지컬 AI’ 밸류체인에 속하는데, 업계에선 황 CEO가 아직 뚜렷한 강자가 없는 피지컬 AI를 차세대 격전지로 낙점하고, 로보틱스 생태계 확장에 초점을 맞췄다는 해석이 나온다. 엔비디아가 자사의 로보틱스 플랫폼 ‘아이작’과 한국의 로봇 제조 역량을 결합해 중국의 로봇 굴기에 대항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가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네이버와 손잡고 아시아 거점을 확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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