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전
“잘하다 고교때 망한 애들은…” 21년차 교사가 목격한 공통점
2026.06.05 05:00
“고교 때는 대입을 목표로 다들 열심히 공부합니다. 하지만 누구는 실력발휘를 하고, 누구는 무너져요. 이 차이를 만드는 게 바로 ‘집공부’입니다.”
유선화 송양고 지리교사는 ‘왜 집공부를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비평준화 일반고와 자율형공립고에서 20년 넘게 학생들을 관찰한 결과다. 고교 때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모두 집공부를 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반대로 집공부를 안 했다면, 고교 때 어김없이 무너졌다. 중학생 때까지 최상위권이었어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말하는 집공부란 단순히 집에서 공부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방에 틀어박혀 혼자 공부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 가족이 한 공간에 모여 일정한 시간 동안 함께 공부하는 게 핵심이다.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고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는 장치다.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한 이유는 스스로 공부 방법을 터득할 수 있어서다. 고등학교에 가면 방대한 학습량을 스스로 조절하고, 어려운 개념을 자기 것으로 흡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 교사는 “초등 때부터 집공부로 혼자 계획하고 실행하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이런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유 교사가 만난 어떤 아이는 중학교 때 학원을 많이 다닌 덕분에 항상 100점을 맞았다. 하지만 고1 중간고사에서 50~60점대 성적표를 받았다. 이후 마음을 다잡고 공부했지만, 성적은 쉽게 오르지 않았다. 결국 부모님과 갈등을 겪다 공부를 놓아버렸다. 공부를 하긴 했는데,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유 교사는 “모르는 내용을 찾아보고, 이해하고, 다시 점검하는 게 진짜 공부”라며 “집에서는 학교·학원 수업에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찾아 복습하고 관련 문제도 풀어보며 고민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양육자가 해야 할 일은 뭘까? 우선 공부하는 아이 곁을 지켜야 한다. 유 교사는 “매일 저녁 먹고 2시간가량 거실·주방 등 공용 공간에서 공부하는 아이 옆에 있으라”고 권했다. 공부하는 아이를 감시하란 말이 아니다. 부모는 아이 옆에서 책을 읽거나 밀린 집안일을 해도 괜찮다. 그는 “중요한 건 공부라는 험난한 여정을 양육자가 함께 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유 교사는 “집공부를 ‘엄마표 학습’으로 오해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그 또한 고등학교 지리 교사지만 아이들에게 사회 과목도 가르치지 않는다. 집공부와 엄마표 학습은 뭐가 다른 걸까? 수학 3년 선행이 당연해진 시대에도 집공부가 정말 효과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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