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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폴리스’ 작가 사트라피 별세…“자유를 사랑한 예술가”

2026.06.05 04:17

자전적 소설 '페르세폴리스'를 쓴 이란 출신 작가이자 영화감독 마르잔 사트라피가 5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AFP 통신이 현지시간 4일 전했습니다.

사트라피의 측근들은 AFP에 보낸 성명에서 "사트라피는 남편이자 평생의 동반자였던 마티아스 리파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여 만에 슬픔에 잠겨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습니다. 프로듀서이자 배우, 각본가였던 마티아스 리파는 지난해 4월 사망했습니다.

이란 태생으로 1994년 프랑스로 간 사트라피는 2006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습니다. '페르세폴리스', '바느질 수다' 등 여러 작품을 통해 이란 문화와 여성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만화 영화로도 만든 '페르세폴리스'는 2007년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사트라피는 2024년 7월 이런 예술적 업적과 이란 문화 이해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기사장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사트라피는 그러나 이란에 대한 프랑스의 위선을 비판하며 훈장을 거부했습니다.

사트라피는 지난해 1월 프랑스 문화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내 업적을 인정해 준 것에 감동했고, 이 상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도 잘 알고 있지만 신중한 검토 끝에 수상을 거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 결정은 내게 소중한 원칙과 내가 태어난 이란에 대한 애착에 기반한 것"이라며 "나는 내 정체성의 한쪽인 이란에 대한 프랑스의 위선적인 태도를 무시할 수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별도 영상 메시지에서 "자유를 사랑하는 젊은 이란인, 반체제 인사, 예술가들이 비자를 거부당하고 있는 반면, 이란 소수 지배층의 자녀들은 파리와 생트로페(휴양 도시)를 아무 문제 없이 거닐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란의 여성 혁명을 지지한다는 것은, 2022년 복장 규정을 어긴 혐의로 체포된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피해자나 유명인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것으로 축소될 수 없다"며 "이란인들에게 필요한 건 구체적인 행동"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사트라피는 다만 "훈장 거부는 절대 프랑스에 반하는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나는 이 나라를 깊이 사랑한다"며 "프랑스가 스스로 진실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사트라피 별세 소식에 프랑스 정치권은 깊은 애도를 표했습니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성명에서 "그의 타계는 프랑스 문화계의 거물이자 자유를 사랑했던 예술가의 죽음을 의미한다"며 "프랑스 대통령과 영부인은 이란에서의 어린 시절을 보편적 우화로 승화시킨 위대한 예술가를 기린다"고 애도했습니다.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파리 시장도 엑스(X·옛 트위터)에서 "오늘 우리는 천재적이고 자유로우며 창의적인 예술가를 잃었다. 그는 이란을 깊이 사랑했으며, 이란 국민의 자유를 향한 열망이 평생 그녀를 이끌었다"고 추모했습니다.

마린 통들리에 녹색당 대표 역시 "여러 세대의 여성들에게 그는 아이콘이었다"며 "그의 거부할 수 없는 작품과, 미친 듯이 자유롭고 유쾌하며 재능 넘치던 한 여성의 기억이 앞으로 우리를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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