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전성기 대표작 돌아온다… 혁명의 춤·오이디푸스·관객모독
2026.06.05 04:30
최수종 주연 '오이디푸스'·극단76 '관객모독'도 관객 만나
한국 연극의 한 시대를 대표한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구순의 연출가 김우옥이 45년 전 국내 초연한 '혁명의 춤', 파격적 형식으로 주목받은 '관객모독', 그리고 황정민의 강렬한 연기로 화제를 모았던 '오이디푸스’까지. 연극사의 굵직한 이정표로 남은 작품들이 새로운 시대의 관객과 만난다.
서울문화재단이 올해 하반기 시즌 프로젝트로 선보이는 '쿼드, 연극의 질문들 : 진화하는 텍스트'는 한국 연극의 미학적 진화를 이끌어 온 거장 5인의 대표작을 오늘의 감각으로 재조명하는 자리다. 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이 인간의 영역을 빠르게 대체하는 '초기술 시대'에 연극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9~12월 서울 종로구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김아라, 김광보, 김우옥, 이성열, 한태숙 연출가의 대표작이 차례로 공연된다.
프로젝트의 문을 여는 작품은 김아라 연출가의 '더 사운드 오브 맥베스'(9월 8~13일)다. 2000년 경기 안성시 야외극장에 올렸던 '맥베스 21'을 재해석했다. 셰익스피어 '맥베스' 5막 5장에 등장하는 맥베스의 독백을 소리와 빛의 충돌로 풀어낸다. 뒤잇는 김광보 연출가의 2017년 초연작 '옥상 밭 고추는 왜'(장우재 작·9월 18일~10월 4일)는 고추 도난 사건이라는 일상적 소재로 한국 사회의 정의와 위선이라는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세 번째 작품은 김우옥 연출가의 '혁명의 춤'(10월 28일~11월 8일)이다. 미국 구조주의 연극 대가 마이클 커비의 1976년 희곡을 바탕으로 1981년 국내 초연됐다. 단 12마디의 대사와 8개의 장면, 배우들의 움직임과 빛만으로 ‘혁명’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풀어낸다. 이야기 중심의 전통적 서사에서 벗어나 연극의 현장성과 신체성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성열 연출가는 레바논 태생의 캐나다 작가 와디 무아와드가 쓴 '화염'(11월 14일~12월 6일)을 선택했다. 2024·2025년에 이은 삼연이다. 영화 '그을린 사랑'의 원작으로, 레바논 내전을 배경으로 증오와 폭력의 악순환을 추적한다. 한태숙 연출가의 '서안화차'(12월 16~27일)는 인간의 집착과 불안을 상징적 오브제 활용과 밀도 높은 공간 구성으로 풀어낸 2003년 초연작이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는 7월 4일부터 8월 25일까지 연극 '오이디푸스'가 공연된다. 서재형 연출가와 한아름 작가가 2011년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이후 이어 오고 있는 작업이다. 비극적 운명에 휘말린 테베 왕의 이야기를 그린 소포클레스의 그리스 비극이 원작이다. 이번 공연은 황정민이 출연했던 2019년 버전의 대본과 연출로 올리는 무대다. 최수종이 9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해 양준모와 더블캐스트로 주인공 오이디푸스를 맡는다.
한국 민중연극과 사회참여 연극의 흐름을 이끌어 온 극단76의 창단 50주년 기념 공연도 눈길을 끈다. '리어의 역'(7월 5일까지)과 '관객모독'(7월 8~19일)을 연이어 대학로 자유극장 무대에 올린다. 특히 '관객모독'은 2019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의 희곡으로, 극단76이 1978년 국내 초연한 작품이다. 배우가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거는 파격적 형식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이후 극단76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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