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역전극 뒤엔 부동산 표심, 집값 상승 톱10중 8곳 승리
2026.06.05 04:34
민감한 재건축 이슈 집중 부각시켜
강남 3구-한강벨트서 표심 얻어
‘스벅 논란 역풍’도 吳에 호재 작용
與정원오, 토론 기피 등 전략 실패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은 6·3 지방선거에서 대역전승을 이뤄내며 헌정사상 첫 5선 서울시장 고지에 올랐다. 선거 기간 내내 ‘여당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명픽’(이재명 대통령의 선택)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등 어려운 선거를 치렀지만, 결국 서울시민들의 선택을 받은 것. 이번 선거는 여당 후보에게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인물 경쟁력’ ‘스타벅스 논란 역풍’ ‘부동산 정책 민감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오 당선인이 승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부동산 집중 부각… 아침 대역전극
오 시장의 역전은 극적이었다. 3일 오후 6시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오 당선인(46.0%)은 정 후보(51.4%)보다 5.4%포인트 뒤진다고 예측됐다. 선거 기간 이뤄진 여론조사처럼 정 후보의 승리가 점쳐진 것.
사전투표함 위주로 개표가 시작되자 정 후보는 오 당선인을 줄곧 앞섰다. 하지만 4일 오전 4시 반 두 후보의 격차는 10만 표 이내로 좁혀졌다. 2시간 반가량 맹추격하던 오 당선인은 오전 7시 17분경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투표 마감 후 13시간이 더 지난 시점, 개표율 93.84%가 됐을 때였다. 이후 오 당선인은 재역전을 허용하지 않았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선거사무소에서 “시민 여러분께서는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다시 한번 확고하게 세워주셨다”고 소감을 발표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 당선인은 후보 출마 선언 전부터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한 점에 각을 세우며 일찌감치 차별화에 나섰다. 중도 외연 확장 이미지를 먼저 구축한 뒤 선거에 나선 것. 이 과정에서 장동혁 대표에게 쇄신을 요구하며 ‘후보 미등록’ 배수진을 치고, 장 대표에게 2선 후퇴를 줄기차게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선거 운동이 본격화하자 오 당선인은 서울시민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부동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한강벨트에서 지지를 이끌어냈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높고 압구정과 목동, 여의도 등 재건축 이슈가 있는 곳들이다. 실제 오 당선인이 정 후보를 앞선 10개 구(송파·광진·양천·영등포·강동·동작·용산·중·서초·강남구) 중 강남·서초구를 제외한 8곳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 상위 10개 자치구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 민주당 지원 부족과 전략 부재 맞물려 패배
민주당 내에선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당 차원의 조직적 지원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텃밭인 전북도지사 선거에서 이원택 당선인이 무소속 김관영 후보에게 질 경우 정청래 대표 연임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당 지도부가 전북도지사 선거에만 몰두했다는 해석이다.
구청장 출신인 정 후보가 서울이라는 국제도시를 이끌 체급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에도 공개 토론을 최소화하고, 폭행 전과와 칸쿤 외유 의혹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등 소극적 태도를 보인 게 전략적 실패였다는 것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대통령 지지율 등 구도는 민주당에 확실히 유리했으나 인물과 이슈에서 완패한 선거”라며 “정 후보가 도전자의 자세를 취하지 않고 싸울 의지가 없는 듯한 안일한 모습을 보인 것이 막판 대역전을 허용한 근본적 원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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