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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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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유엔 안보리 이사국 탈락 '굴욕'…외무장관 "러 '영향력 행사' 탓"

2026.06.04 19:50

'서유럽·기타 국가' 투표서 오스트리아·포르투갈에 밀려
'나치 과거사 반성' 이스라엘 지지로 신뢰 잃었다는 분석도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출 투표에 앞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독일이 사상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 지위 확보에 실패하는 굴욕을 겪었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실시한 2027~2028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다. 독일은 2석이 배정된 '서유럽 및 기타 국가 그룹' 투표에서 104표로, 오스트리아(134표)와 포르투갈(131표)에 밀려 비상임이사국 지위 확보에 실패했다.

안보리는 상임이사국 5개국과 비상임이사국 10개국으로 구성되고, 유엔 내에서 유일하게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결의안을 채택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상임이사국은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으로 결의안 채택 관련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 투표 결과에 따라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키르기스스탄, 트리니다드 토바고, 짐바브웨 등 5개국이 임기 2년의 새로운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다.


독일은 지금까지 6차례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했고, 비상임이사국 투표에서 낙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AFP는 "독일은 G7(주요 7개국) 회원국이자 유럽 최대 경제국가로 유럽의 정치 및 안보 버팀목으로 여겨지는 국가"라며 독일의 낙선을 충격적인 결과로 평가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이번 낙선의 원인이 러시아에 있다고 주장했다. 바데풀 장관은 선거 후 기자회견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러시아가 독일의 안보리 진출을 막고자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확고히 지지한다. 하지만 러시아는 안보리에 그런 목소리를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출 투표에서 탈락한 이후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AFPBBNews=뉴스1

바데풀 장관은 나치 과거사 관련 이스라엘에 대한 독일의 책임을 언급하며 "중동 분쟁에서 이스라엘을 옹호하며 특별한 역사적 책임(홀로코스트)을 다한 것도 표를 잃는 요인이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치 과거사에 대한 반성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하다 국제사회의 미움을 샀고, 이것이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지위 확보 실패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독일은 가자지구 전쟁 관련 이스라엘에 대해 더 강경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왔다.

독일의 안보리 이사국 탈락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에 정치적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메르츠 총리는 이번 결과에 대해 "우리는 확신을 갖고 노력했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서도 "이번 결과로 우리가 유엔에서 직면한 과제를 바꾸지 않는다. 독일은 다자주의 체제의 든든한 기둥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독일 야당은 "메르츠 총리는 그간 자신을 국제무대에서 독일의 위상을 높일 적임자라고 스스로 홍보해 왔다. 하지만 이제 그는 국내에서 위기를 맞이한 데 이어 국제무대에서도 체면을 구기게 됐다"고 지적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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