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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01조' 12.5% 추가관세 압박…"공급망 점검·투자 연계 논리로 대응해야"

2026.06.04 17:38

강제노동 핵심 판단은 '우회 공급망'…"신장위구르 관리 주의"
'과잉생산' 조사도 조만간 공개…"대미 투자 효과로 美 설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서 상호관세를 발표하는 행정명령 서명식 중 하워드 루트닉 상무 장관과 상호 관세율 차트를 들고 설명을 하고 있다. 2025.04.03 ⓒ 로이터=뉴스1


(세종=뉴스1) 김승준 이정현 기자 =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에 대해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 차단 노력이 미흡하다며 12.5%의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예고하면서 정부의 대응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미국이 강제노동 문제뿐 아니라 과잉생산(Overcapacity) 문제에 대해서도 별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향후 추가 관세 압박이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단계에서 한국이 성급하게 대응 방향을 확정하기보다 미국의 조사 범위와 기준을 면밀히 분석하는 한편, 공급망 관리 체계 정비와 대미 투자 효과를 적극 부각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전문가들은 이번 USTR 조치가 단순히 특정 국가의 강제노동 여부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각국이 강제노동 생산품의 자국 내 유입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성격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문제 삼는 핵심은 강제노동이 발생하는 지역에서 생산된 원재료나 중간재가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우회적으로 미국 시장에 유입되는 것을 막을 제도를 갖추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공급망 관리 체계를 한 단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멕시코 등은 공급망 실사 제도와 강제노동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관세 적용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허윤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4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강제노동 관련 조치만 놓고 정부 대응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한국도 공급망 추적과 실사 체계를 보다 체계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 생산품과 관련된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고 꼽았다. 그는 "기업이 직접 해당 지역 제품을 수입하지 않더라도 공급망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관련 원재료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공급망 전반을 들여다보는 방향으로 규제를 확대하는 만큼 기업과 정부 모두 사전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은 2022년부터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UFLPA)을 시행하고 있다. 이 법은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뿐 아니라 해당 지역 원자재나 부품이 포함된 제3국 생산 제품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2022~2025년 CBP는 총 855만 달러 규모의 한국발 수출품을 UFLPA 관련 심사·억류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 가운데 2025년 한 해에만 841만 달러가 조사 대상에 포함되며 대부분이 최근에 집중됐다.

2025년 한국의 연간 대미 수출액 1228억 달러와 비교하면 규모는 제한적이지만, 문제는 국가별 순위다. UFLPA에 따라 반입이 거부되거나 추가 심사를 받은 한국 수출품의 선적 금액은 전 세계 10위, 이번 301조 조사 대상 60개국 가운데 9위 수준이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2025.7.7 ⓒ 뉴스1 김영운 기자
이번 강제 노동과 관련된 301조 조사는 표면적으로는 강제노동 근절을 위한 인권 규범 집행이지만, 실제로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상호관세가 미대법원에서 무효로 한 뒤 무역법 301조를 동원해 기존 관세 수준을 되살리려는 '대체 관세'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지난 2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상호관세 위법 판결 직후 10% 수준의 '글로벌 관세'를 7월 하순까지 150일간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후 강제노동과 과잉생산에 대한 301조 조사를 각각 개시했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글로벌경쟁전략연구단장은 "미국이 7월 하순이었던 글로벌 관세 만료 시기 1개월 전에 강제노동 301조 조사 결과를 발표해 관세 공백을 줄이려고 서두른 것 같다"며 "(한국의 제도 미비가 일부 있지만) 이번 301조 조사는 관세 부과의 명분을 찾기 위한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번 301조 조사와 관련해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정상 간 합의를 통해 정한 관세 수준 유지를 미국 측에 확인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해 양국이 발표한 공동설명자료(팩트시트)에 따르면 양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상호관세와 자동차·철강 품목 관세 등을 포함한 관세 부담 상한을 15% 수준으로 묶는다는 취지로 합의했다. 이후 232조 상호관세는 대법원 판결로 무효가 됐지만, 정부는 301조 등 대체 관세 역시 합의된 15% 수준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301조 조사 가운데 강제노동 조사에서 이미 12.5% 관세가 제안된 만큼, 지난해 합의된 '15% 관세' 수준을 지키려면 강제노동 301조에서 제시된 12.5% 관세율을 일정 수준 이하로 낮추고, 뒤이어 나올 '과잉생산 관련 301조 조사'에서는 추가 관세를 최대한 억제해야 하는 구조가 됐다.

김수동 단장은 "이번에 나온 강제노동 301조 조사에 대해 한국이 적극적으로 설명해 10% 수준으로 낮추는 방향도 생각해야 한다"며 "다만 강제노동에서 관세율을 낮추더라도 향후 과잉생산 301조 조사 결과를 포함해 최종적으로 관세율을 15%로 맞추려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허윤 교수는 '과잉생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한국 산업 구조를 오해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지만, 미국이 단순히 설비 가동률만을 기준으로 판단할 경우 한국 역시 과잉생산 국가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향후 벌어질 협상 테이블에서 한국이 확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논리로는 '대미 투자 효과'를 꼽았다.

현재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 규모는 반도체·배터리·자동차를 중심으로 급격히 확대하고 있다. 미국이 추진하는 제조업 부흥 정책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역할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대미 수출 구조 역시 협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요소라고 설명한다. 한국의 대미 수출은 최종 소비재보다 반도체, 배터리 소재, 화학제품 등 중간재 비중이 높다. 이는 미국 제조업 경쟁력 유지와 공급망 안정에 직접 기여하는 품목들이다.

따라서 정부는 한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가 미국 제조업의 생산비 상승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미국 측에 적극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허 교수는 "한국의 대미 수출은 소비재 판매 확대보다 미국 내 생산 활동을 지원하는 성격이 강하다"며 "한국 기업들의 투자와 중간재 공급이 미국 제조업 재건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협상 과정에서 지속해서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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