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인사이트] 자산 토큰화, 美 자본시장 지형을 바꾸다
2026.06.04 11:30
자산 토큰화는 부동산, 국채, 펀드, 원자재, 사모신용까지 포괄하지만 미국 자본시장에서는 토큰화 증권을 중심으로 논의가 구체화하고 있다. 주식과 채권, 펀드 지분이 토큰화할 때 관건은 권리 기록, 이전, 결제, 수탁, 담보, 감독 정보를 어떤 인프라 안에서 연결하느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월 토큰화 증권도 기존 증권질서 안에서 다룬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주식이나 채권이 토큰 형태로 표시돼도 배당, 의결권, 상환청구권, 이전 제한, 투자자 보호 의무는 유지된다. SEC는 발행자 주도형과 제3자 주도형 토큰화 증권을 구분한다. 제3자 주도형은 상장사가 직접 관여하지 않는 구조까지 상정할 수 있어 기초증권 보유 여부와 투자자 권리, 배당·의결권 처리, 수탁·파산위험이 쟁점이 된다.
나스닥(Nasdaq)은 3월 SEC 승인을 받아 토큰화 증권을 기존 거래소 인프라 안에서 처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토큰화한 증권 예탁·청산기관(DTCC) 예탁결제 대상 증권은 기존 증권과 같은 증권식별번호와 거래기호를 공유하고, DTCC를 통해 결제된다. 주문, 체결, 시장감시, 시장데이터도 기존 체계를 따른다. 미국의 토큰화 증권 시장은 기존 증권시장 안에 토큰화된 기록 형식을 추가하고, 같은 주문장·감시·결제 규칙으로 관리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도 토큰화 증권 플랫폼과 디지털 이전대리인 표준을 추진하고 있다. 이전대리인은 주주명부와 권리 이전을 관리하는 기능이다. 토큰화 증권이 실제 자본시장 상품이 되려면 24시간 거래보다 주주명부 관리, 배당과 의결권 처리, 이전 제한, 투자자 적격성 확인이 먼저 작동해야 한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불리시(Bullish)가 올해 5월 명의개서대리기관 이쿼니티(Equiniti)를 42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것도 주주명부, 배당, 권리 이전 인프라의 가치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DTCC의 움직임은 이 변화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DTCC는 50개 이상 금융기관과 협업하며 토큰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고, 올해 10월 출시를 목표로 한다. 이 서비스는 기존 예탁결제 구조에 토큰화한 권리기록과 체인 간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는 방향이다. 자산 토큰화의 경쟁력은 권리와 결제의 표준을 누가 장악하느냐에서 나온다.
담보 인프라도 같은 흐름 안에 있다. DTCC가 체인링크(Chainlink)와 협력해 추진하는 담보 인프라 앱체인은 담보 제공자, 수취자, 관리자, 삼자담보대리인, 수탁기관을 하나의 공통 인프라에 연결하려는 시도다. 담보의 위치, 권리, 사용 가능성, 이전 기록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 과잉 담보와 유동성 버퍼를 줄일 수 있다. 이는 토큰화가 거래뿐 아니라 담보 이동과 유동성 관리의 표준까지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도 토큰증권을 조각투자 상품 중심으로만 접근하면 핵심 시장을 놓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기준기록, 권리확정, 이전대리, 수탁, 결제, 담보관리, 감독 정보의 연결 구조를 재설계하는 일이다. 예탁결제원, 거래소, 증권사, 은행, 수탁기관의 역할도 다시 나눠야 한다. 미국은 자산 토큰화를 기존 자본시장 인프라의 디지털 업그레이드로 설계하고 있다. 한국도 토큰화 상품 자체보다 자본시장 운영체계의 재편을 먼저 준비할 때다.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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