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인수위 자료 준비했는데”…뒤바뀐 결과에 놀란 서울시 공무원들
2026.06.04 11:31
4일 서울시청에 출근한 실·국장급 공무원 A씨의 말이다. 6·3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게 ‘대역전극’을 펼쳤기 때문이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서울시장 선거는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당선자의 공약을 원활하게 뒷받침할 수 있도록 대부분의 실·국별은 이미 후보자들의 주요 공약을 미리 분석해둔 상황”이라면서도 “솔직히 이런 결과는 전혀 예측 못 했다”고 말했다. 선거 당일인 3일 비번인데도 서울시청에 출근했다는 또 다른 공무원은 “(정원오 후보 당선 확률이 높다고 판단해) 수년간 추진하던 사업이 뒤집힐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 (고민이었는데), 갑자기 머리가 맑아졌네요”라고 말했다.
6·3 지방선거 승부처, 서울시 분위기
서울시 공무원들 입장에선 누가 서울시장이 되느냐에 따라 시정 기조가 완전히 달라진다. 특히 정원오 후보는 이번 선거 유세를 진행하면서 기존 서울시가 추진한 다수의 사업을 재고하겠다고 공공연하게 언급했다. 한강버스 사업이 대표적이다. 2일에도 그는 “한강버스 운영사에 소중한 세금을 전시행정에 쏟아부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오 후보가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에 설립한 감사의정원에 대해서도 정 후보는 지난달 “(감사의정원을) 전쟁기념관으로 옮겨달라는 의견이 많다”며 “당선되면 공론화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형 정책 하나가 바뀌면 이와 관련한 조직·예산이 달라진다. 서울시가 시장 주요 시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한 태스크포스(TF)나 전담 조직이 적지 않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기간 시장으로 재직한 만큼 주요 시책에 수년간 예산·인력을 투입한 상황이다. 서울시 공무원들이 이번 선거에 초미의 관심을 갖고 지켜봤던 배경이다.
오세훈 후보가 이번 투표에서 승리하면서 서울시청의 주요 시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등 서울형 재개발·재건축 정책이 대표적이다. 또 이번 선거에서 화두였던 한강버스를 비롯해 한강 수변 활성화 사업, 노들섬 개발, 도시경관 혁신 등 다양한 사업도 추진 동력을 얻었다. 다만 지난 임기와 달리 더불어민주당 위주로 구성된 서울시의회의 협조·지지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선 정상훈 서울시 행정1부시장과 이동률 서울시 기조실장의 청와대 재가를 받아야 한다.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대통령이 임면권을 보유한 차관급 정무직 국가공무원이다. 서울시가 임명을 제청하면 대통령이 재가하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청와대는 지난해 연말부터 정상훈 부시장과 이동률 기조실장에 대한 재가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8월을 전후로 조직개편안이 서울시의회에 제출될 것으로 예상한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6·3지방선거 당선자들은 오는 7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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