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서울·경기 등 10곳 진보…5곳 보수 당선
2026.06.04 09:14
3일 치러진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가 10곳에서 당선됐다. 보수 성향 후보는 5곳에서 당선됐고, 1곳은 접전 양상이다. 8파전으로 치러진 서울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인 정근식 후보가 당선되고, ‘진보 교육의 상징’이었던 경기에서도 진보 성향 안민석 후보가 당선됐지만 이들의 약진이 정책의 차별성이라기보다, 전반적으로 진보가 우위인 선거 분위기에 올라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오전 9시 현재 개표 결과, 진보 성향 교육감 후보가 당선된 지역은 수도권인 서울·경기·인천과 부산·울산·전남광주·전북·충남·강원·제주 등 10곳이다. 보수 성향 후보가 앞선 곳은 대구·경북·충북·세종·대전 5곳이다. 경남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보수 성향 권순기 후보가 앞서고 있다. 2022년 선거에서 진보 교육감은 9곳(당시 17개 선거구 기준)에서 당선됐는데, 이번에는 10곳으로 1곳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로 불렸던 2014년·2018년 선거에서 진보 교육감 당선자는 각각 13명, 14명이었다.
출마에 나선 현역 진보 교육감들은 모두 수성에 성공했다. 진보·보수 모두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 역대 최다 규모인 8명이 나선 서울에서 현 교육감인 정근식 후보가 30.5%를 얻어 보수 조전혁 후보(23.26%)를 앞섰다. 부산에서도 현직인 김석준 후보가 50.63%로 보수 정승윤 후보(33.12%)를 제치고 전국 최초 4선 교육감 당선을 확정지었다. 인천교육감인 도성훈 후보는 36.35%로 보수 이대형 후보(35.59%)를 1만여표 차이로 누르고 3선 교육감이 됐다. 행정통합으로 현 교육감끼리 맞붙은 전남광주에서는 전남교육감인 김대중 후보(42.5%)가 장관호 후보(29.1%)를 제치고 당선됐다.
현직 교육감이 보수인 경기와 강원, 제주는 진보 후보가 탈환했다. 현 교육감인 임태희 후보와 5선 국회의원 출신 안민석 후보의 맞대결로 펼쳐진 경기에선 진보 성향의 안 후보가 52.8%로 보수 쪽인 임 후보(47.2%)를 누르고 당선됐다. 강원에서는 진보 강삼영 후보(41.5%)가 뇌물수수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현 교육감 보수 신경호 후보(33.1%)를 제쳤다. 제주에서는 진보 고의숙 후보(48.1%)가 보수 성향의 현 교육감인 김광수 후보(38.0%)를 앞서 당선됐다.
3선 제한, 불출마 등으로 진보 교육감이 물러난 지역에서도 진보 후보가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철 교육감이 3선을 마치고 떠난 충남에선 진보 이병도 후보(30.6%)가 보수 이병학 후보(27.0%)를 누르고 당선됐다. 불출마를 선언한 천창수 울산교육감의 후임 자리도 진보 계보를 잇는 조용식 후보(39.2%)가 보수 김주홍 후보(36.5%)를 제쳤다. 선거법 위반으로 서거석 전 교육감이 자리를 비운 전북에서는 천호성 후보가 56.6%로 같은 진보 성향 이남호 후보(43.4%)를 눌렀다. 다만 최교진 전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으로 떠나며 무주공산이 된 세종에서는 보수 강미애 후보(36.3%)가 진보 임전수 후보(30.2%)를 앞섰다.
보수 후보가 앞선 나머지 3곳은 ‘현직 프리미엄’이 작동했다. 대구에서 최초 여성 3선 교육감에 도전하는 보수 강은희 후보는 52.4%로 진보 임성무 후보(24.8%)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다. 경북에서 3선에 도전한 보수 임종식 후보(43.5%)는 같은 보수 성향의 김상동 후보(32.7%)를 앞섰다. 충북에서는 현 교육감인 보수 윤건영 후보가 48.2%로 진보 김성근 후보(35.2%)를 누르고 당선됐다.
진보와 보수가 경합을 벌이던 지역은 보수 성향 후보가 우세하다. 보수 설동호 교육감이 3선을 마치고 물러난 대전에서는 보수 오석진 후보(27.5%)가 진보 성광진 후보를 접전 끝에 4521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경남은 여전히 경합 중이다. 오전 9시 현재 개표율 96%의 상황에서 보수 성향 권순기 후보가 38.6%로 진보 성향 송영기 후보를 8783표 차로 앞서고 있다.
진보 교육감의 약진은 전반적으로 진보 진영에 유리한 선거 환경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장은 “계엄과 탄핵 이후 보수에 실망한 여론이 교육감 선거에도 작용했다”며 “진보·보수 후보 모두 현금성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정책 논쟁도 사라져, 교육 정책은 판세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진보 교육감들이 이번 임기에 인공지능(AI) 시대 대입·평가 체제 전환과 교육 격차 해소 등의 과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승진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올해 하반기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이 발표되는 만큼, 수능에서 논·서술형 평가나 절대평가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모아 대한민국 교육의 방향을 제대로 잡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덕난 팀장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 통폐합 문제, 교권 침해와 악성 민원으로 무너진 교육 공동체 회복 등 산적한 과제를 제대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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