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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억 투자해 2조2000억 수익”…신들린 투자 주인공은 카카오

2026.06.04 05:46

김기준 카카오벤처스 대표
13년전 두나무 발굴해 선제적 투자
최근 지분처분해 원금 633배 ‘잭팟’
당근 등 5곳 유니콘 등극하며 성투
AI 딥테크 주목…냉각기술 ·SMR도


김기준 카카오벤처스 대표. [카카오벤처스]
투자금 35억원이 2조2139억원으로 돌아왔다. 단순 계산으로만 원금 대비 633배에 달하는 ‘잭팟’을 터뜨린 것이다. 최근 하나금융그룹과 한화투자증권, 삼성그룹 계열사(삼성증권·삼성SDS·삼성그룹)에 보유 중인 두나무 지분을 처분한 카카오 이야기다. 카카오는 두나무 창업 초창기였던 2013년 카카오벤처스(옛 케이큐브벤처스)를 통해 시드 투자자로 참여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벤처스 초기 투자에 이어 카카오인베스트먼트까지 잇달아 출자를 단행한 결과 올해 국내 벤처캐피털(VC) 업계에 회자될 역대급 성공 신화를 쓰게 됐다.

이중 카카오벤처스의 실적만 따지면 투자금 대비 회수금 규모가 1000배를 넘어선다.

2012년 당시 케이큐브벤처스에 합류해 두나무 투자 업무를 맡았던 김기준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자금이 절실한 극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카카오벤처스의 투자 철학이 좋은 결과로 돌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송치형 창업자를 포함해 인력이 3명밖에 없었던 두나무에 주목한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성장성이 충분한데 초기 투자를 받지 못한다면 그 기업의 성장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도 힘들어질 것이라는게 평소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생각이었다”며 “이미 송 창업자에 대한 업계 평판이 워낙 좋았고, 두나무 자체가 매년 빠르게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다 보니 초기에 이어 후속 투자도 이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카카오벤처스는 설립된 후 단행한 투자 중 90%에 첫 기관투자사로 참여했다. 이미 검증된 기업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을 발견해 함께 커가는 전략으로 지금까지 300여 곳 스타트업에 4000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이뤄진 전체 벤처투자 6조8000억원 가운데 후속 투자가 90%에 육박하고, 초기 투자 건수가 전년보다 20%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카카오벤처스의 이 같은 행보는 업계에서도 이례적으로 인식된다.

그렇다고 수익성이 낮은 것도 아니다. 이번에 투자 대박을 낸 두나무를 포함해 당근, 한국신용데이터, 시프트업(현재 상장), 리벨리온까지 카카오벤처스가 투자한 기업 중 5곳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스타트업)에 등극했다. 덕분에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1500억원을 회수한 데 이어 올해는 3000억원 이상을 거둘 전망이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투자한 기업을 보면 기술 업체부터 서비스, 게임 회사 등으로 다양하다”며 “영역을 가리지 않고 (사회에) 필요한 미래를 앞당기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를 이어가다보니 매년 투자 성과를 가져오는 스타 플레이어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카카오벤처스가 주목하는 투자 분야에 대한 질문에 김 대표는 우선 인공지능(AI) 분야 딥테크 기업을 꼽았다. 그는 “냉각기술, 에너지저장장치(ESS), 소형모듈원자로(SMR)처럼 AI 데이터센터의 원활한 작동을 돕는 기술 기업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피지컬 AI다. 김 대표는 “로봇이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활약하려면 우선 현실 데이터를 학습해야 한다”며 “여기에 필요한 막대한 데이터를 모으는 기술, 로봇이 행동하는 데 필요한 비전·언어·행동(VLA) 기술을 갖춘 기업도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초개인화된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카카오벤처스가 새롭게 개척할 미래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AI 도입으로 일이 빠르게 끝나면 늘어난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고민도 커질 것”이라며 “개인에게 맞춤화된 재미를 주는 콘텐츠와 AI 채팅 분야가 유망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공장 수율을 개선하고 제품 설계를 자동화하는 AI 애플리케이션, 고령화 시대를 맞아 급성장 중인 헬스케어 분야에도 출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투자 규모도 확대한다. 김 대표는 “AI 관련 스타트업은 초기부터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늘고 있다”며 “그동안 개별 기업에 3억~10억원 안팎으로 투자해왔지만, 뛰어난 곳에는 20억~30억원으로 금액을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초까지 최대 1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카카오벤처스가 주도로 조성한 펀드 규모가 300억∼5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고 3배 이상 키워 스타트업의 확실한 지원군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연말에는 서울 강남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네트워킹과 해커톤 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인 ‘/tmp Seoul(템프 서울)’도 열 계획이다. 김 대표는 “항상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실험 정신이 충만한 VC로 남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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