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선 승리했지만 위기는 지금부터…친명~친청, '당권 혈투' 서막 오른다
2026.06.04 05:00
지선 이후 후보 간 '견제' 본격화될 듯
계파 간 양보할 수 없는 승부 개막 예상
민주당은 4일 지방선거 승리로 민심이 '정권 안정론'에 쏠린 것을 확인하면서 안도한 분위기다. 이로써 국정 동력을 확보한 만큼, 연말까지 이재명 정부 입법 과제를 마무리하겠다는 여당의 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여당의 원팀 기조가 어느 때보다 강화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정치권에선 내홍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당대회를 둘러싼 계파 갈등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여권의 시선은 지방선거 승리보단 '8말 9초' 열리는 전당대회로 향한 분위기다.
현재 여권에서 거론되는 차기 당대표 후보군은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각각 친청계와 친명계의 주자로서 '2강' 후보로 평가된다. 그동안 출마설에 선을 그으면서도, 물밑에선 당권을 향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물론 표면적으로 충돌한 적은 없지만, 당내에서 벌어진 계파 갈등이 대리전이자 전초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내 계파 갈등이 두드러진 사안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사태와 전북도지사 선거가 꼽힌다. 우선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1월 불거진 합당 사태 당시 두 계파는 첨예하게 대립했고, 급기야 친명계에선 정 대표 사퇴론까지 불 지폈다. 결국 내홍으로 치닫자 합당 논의는 잠정 중단됐고 정 대표 리더십은 상처를 입었다. 친청계가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휩쓸면서 주도권을 확보한 지 2주 만에 전세가 역전될 정도로 계파 간 수싸움은 치열한 상황이다.
'원팀' 기조가 구축된 지방선거 국면에서조차 계파 갈등은 이어졌다. 특히 그동안 응축된 감정은 전북도지사 선거에서 폭발했다. 공천 과정에서 '불공정' 논란이 불거지면서, 당시 친명계인 이언주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특정 지도부와 친한 다른 이에게 시간을 끌며 사실상 보호하는 선택적 감찰이 된다면 당의 공정성과 도덕성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선거 국면이라는 특수한 상황인 만큼 계파 갈등은 수면 아래로 들어갔지만, 선거가 끝나자마자 공천과 경선 과정에서 쌓인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ARS 먹통' 사태를 고리로 패배한 김영록 전남지사는 정 대표를 끌어 내리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김 지사는 전날 선거가 끝나자마자 페이스북을 통해 "바로 이 시각부터 정청래를 당대표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오만한 당대표가 우리 호남인을 철저히 외면했다. 민주당의 본산인 호남인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도록 민주당 지도부 교체를 위해 모두 함께 연대투쟁하겠다"고 경고했다.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뒀음에도 '정청래 체제' 비토가 나오는 이유는 친명계의 견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지방선거 승리를 동력 삼아 정 대표가 연임 고삐를 당길 수 있는 만큼, 이를 제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친명계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번 지방선거 승리는 정 대표와 그 지도부가 만든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 대통령이 잘되기를 바라는 국민과 당원이 만들어 준 결과다. 이 대통령이 있기 때문에 영향을 받은 것이지 정 대표가 잘해서 이뤄진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당장 김 총리는 선거 국면에서조차 정 대표를 견제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김 총리는 지방선거 이후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정 대표 견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친명계 성향 방송인 김용민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김용남을 주저앉히려는 김어준·박시영은 이제 그 더러운 입을 다물기 바란다"며 "자신이 공천한 후보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이들과 어울리는 정청래 역시 명심하기 바란다. 이제 '다음'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 대선 영입한 인사이자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보좌진 폭행 의혹과 차명으로 대부업체를 운영한 의혹을 두고 당 안팎으로 견제하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 사태 이면에는 후보 경쟁력이 아닌 범여권 계파 갈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 글에 김 총리가 '좋아요'를 누른 탓에 논란은 확산됐다. 친청계 당원들 사이에서 김 총리가 해당 글을 지지한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뒤늦게 좋아요를 철회했다. 정치권에선 김 총리가 정 대표의 행보에 문제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려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권을 둘러싼 갈등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데, 2강 이외 후보군도 거론되기 때문이다.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송영길 전 대표와 국회의장 출신 우원식 의원도 참전이 점쳐지고 있다. 문제는 합종연횡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후보군 모두 정치적 체급이 높은 탓에 주도권 싸움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는 것이다. 세력화 구축이 불가피한 만큼, 계파 갈등이 과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정청래·김민석·송영길·우원식 4명인데, 정 대표 입장에선 표가 갈라질 가능성이 높다"며 "우 의원만 해도 정 대표와 합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당권을 두고 신경전이 과열될 수밖에 없다. 자칫 당 전체로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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