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지 부족에 밤 10시까지 투표… “투표함 반출 안된다” 대치도
2026.06.04 04:31
서울 14곳 중 13곳이 송파-강남
대기표 주고 투표지 지퍼백 운송도
일부 유권자 기다리다 투표 포기
선관위 “송파 유권자수 50%만 인쇄, 신뢰 훼손 책임 통감… 깊이 사과”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만난 김모 씨(38)는 투표를 포기한 채 귀가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날 오후 5시 50분경 투표소를 찾았다가 투표용지가 다 떨어졌다는 안내를 받고 줄을 서서 기다렸지만, 집에서 기다리는 아이 때문에 결국 발걸음을 돌렸다.
이날 서울 곳곳에서는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지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오후 6시에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투표를 기다리는 유권자도 있었고, 일부 투표소에서는 오후 10시까지 투표가 진행됐다.
● 14곳서 투표 중단… 출구조사 보면서 대기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투표용지 부족 투표소는 총 14곳이다. 이 중 12곳이 서울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56만5368명)가 포진한 송파구에 집중됐다. 잠실2동 제6투표소는 오후 7시 9분이 돼서야 줄 선 유권자들이 겨우 투표소에 진입해 문을 닫았다. 이 과정에서 안내 오류로 잘못 줄을 섰던 유권자가 투표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일도 발생했다. 잠실4동 제5투표소에서 만난 이권의 씨(62)는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서 있으리라고 생각지 못했는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오후 6시 정각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투표 대기자가 현장에서 이를 확인한 뒤 투표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잠일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2시간가량 기다린 최모 씨(72)는 “출구조사를 다 보고 투표하는 게 말이 되냐”고 했다.
잠실7동 제2투표소는 오후 10시경까지 투표를 진행했지만 이후 시민과 유튜버, 취재진 등 200여 명이 뒤섞여 혼란이 이어졌다. 일부 시민이 “재투표”를 외치며 투표함 반출을 저지해 4일 오전 1시 반이 넘어서까지 대치가 이어졌다. 혹시 모를 충돌을 막고 투표함 이송을 지원하기 위해 경찰 약 100명이 현장을 지키기도 했다.
선관위는 이날 오후 9시 허철훈 사무총장 주재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공정한 선거 관리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투표용지를 이송했으며, 대기 중인 유권자는 마감 시간이 지나도 정상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이상능 선관위 선거1국장은 브리핑에서 “송파구는 전체 유권자 수의 50%(에 해당하는 투표용지를) 인쇄한 걸로 파악했다”며 “사전투표율이 낮아서 (투표용지가) 부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전투표 참여자는 본투표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송파구 사전투표율(23.3%)을 고려해 투표율 73.3%에 해당하는 유권자 수만큼 투표용지를 출력했다는 의미다. 선거구별 투표용지 매수는 이전 선거 투표율과 예상 사전투표율 등을 고려해 각 시군구 선관위가 의결해 결정한다는 게 선관위의 설명이다. 극심한 혼선이 빚어졌지만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선관위가 밝힌 14곳 외에도 서울 서초구와 동작구, 인천 연수구와 경기 화성시 등을 포함해 전국 총 17곳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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