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에 쫓겨난 한동훈, 국회 입성하며 보수 재편의 핵으로
2026.06.04 03:26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당선됐다. 4일 오전 2시 현재(개표율 99.5%) 한 후보는 43%의 득표율로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41.2%)를 상대로 승리했다.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는 15.8%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대패한 가운데 장동혁 대표가 제명했던 한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면서, 보수 진영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는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출신인 민주당 하정우 후보, 이 지역 재선 의원을 지낸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무소속 한 후보가 3자 구도로 맞붙으면서 전국적인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부산 북갑은 지난 2024년 총선에서 부산 18개 지역구 중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한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내리 3번 당선된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6·3 지방선거 민주당 부산시장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보궐선거가 열리게 됐다.
한 후보는 이날 부산 북구 자택에서 대기하다 오전 0시 50분쯤 배우자 진은정씨와 함께 선거 사무소에 도착해 개표 방송을 지켜봤다. 개표 초반 한 후보와 민주당 하 후보 간 득표율 격차는 15%포인트에 달했지만 본투표 투표함이 개함되기 시작하면서 격차가 줄었다. 이날 1시 54분쯤 한 후보가 민주당 하 후보를 상대로 역전에 성공하자 한 후보와 지지자들은 크게 환호했다. 한 후보는 당선을 확정 지은 이후 “북구를 발전시키고 보수를 재건하고 이재명 정권 폭주를 제어하겠다”며 “민심이 대단히 두렵고 위대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고 했다.
앞서 전날 오후 6시에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 조사에서 한 후보가 41.6%로 민주당 하 후보(42.6%)에게 근소한 차이로 뒤졌다. 하지만 같은 시간 발표된 JTBC 예측 조사에서는 한 후보가 48.1%로 하 후보(37.6%)를 크게 앞서면서 캠프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 후보는 선거 유세 과정에서 보수 재건과 이재명 정부 견제를 외쳐왔다. 한 후보는 부산 연고가 없고, 서울 강남 출신 엘리트, 검사 이미지가 짙었지만 이번 선거 과정에서 길바닥에 주저앉아 밥을 먹거나 학생들과 편하게 대화하는 모습으로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했다는 평가다. 특히 민주당 하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과 이 지역구 출신인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를 내세우고 국민의힘 박 후보가 당 지도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세에 나선 것과 달리 지역 주민과 밀착한 선거운동을 벌인 것이 유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후보는 윤석열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냈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거쳐 2024년 7월 당대표에 취임했다. 장동혁 지도부는 지난 1월 작년 불거진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건으로 한 후보를 제명했다.
한 후보가 접전 끝에 승리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 후보의 복당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 후보는 이번 선거 기간 언론 인터뷰에서 “반드시 돌아가 당을 바꾸고, 보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꾸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한 후보 복당을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 재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중도·소장파 의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한 후보의 복당 이야기가 먼저 나올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한 후보 제명을 주도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장 대표는 한 후보를 겨냥해 “보수를 망가뜨린 사람이 보수를 재건하겠다는 것이 시민들에게 와닿겠느냐”고 했었다. 국민의힘 내 친한계 의원은 “장 대표가 그렇게 없애려고 한 한 후보가 이번에 지도부 방해에도 자력으로 당선돼 들어온 만큼 장 대표는 제명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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