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레버리지 나올까"… ETF 시장 촉각
2026.01.20 17:52
과감한 베팅 원하는 투자자들
美 3대 레버리지ETF 13조 투자
규제 완화땐 국내투자 늘듯
변동성커져 손실위험 부담 쑥
금융당국이 국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규제 완화책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단일 주식 레버리지 ETF 등 수요가 많은 상품이 나올 경우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레버리지 ETF(인버스 레버리지 포함)는 지난 16일 기준 총 56종으로, 순자산총액(AUM) 합은 13조2035억원이다. 이는 국내 전체 ETF 시장의 약 4%를 차지하는 규모다.
현행 제도하에서 국내 레버리지 ETF는 상품 출시가 제한적이다. 우선 배율이 최대 2배로 제한된다. 또 분산투자 요건으로 인해 '테슬라 2배' '삼성전자 2배'와 같은 상품들이 나올 수 없다. 지수 레버리지는 가능해도 단일 종목 레버리지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에 레버리지 ETF 투자자는 해외로 향하고 있다. 서학개미 선호도가 높은 톱3 상품의 국내 투자자 보관금액이 국내 시장 전체보다 클 정도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TQQQ·나스닥100 3배·약 34억달러),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스(SOXL·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3배·약 31억달러),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셰어스(TSLL·테슬라 2배·약 26억달러) 보관금액 합은 약 13조4000억원이다. 모두 국내에서는 상장될 수 없는 상품이다.
급기야 해외에서 한국 투자자를 겨냥한 상품도 나오고 있다. 홍콩 CSOP자산운용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 상품을 출시했다. 단일 주식 레버리지 상품을 취급하는 미국 중소형 운용사들도 한국인을 미국 투자자에 이은 최대 고객으로 평가한다.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투자가 원화값 약세 요인으로 지목받자 당국은 레버리지 ETF 규제 완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근 2030세대가 해외에 가서 투자하는 경우가 많으니 해외 기준에 맞춰 국내에서도 상품 다양성을 늘리는 취지"라고 말했다. 단일 주식 레버리지 상품 규제를 완화하거나 3배율 상품을 만드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레버리지 규제가 완화될 경우 국내 ETF 시장에서 레버리지 상품 비중이 지금보다 2.5배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레버리지 ETF가 전체 시장 순자산의 10%까지 커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ETF 시장은 현재 326조원 규모다. 시장 규모가 유지된다는 보수적인 가정을 적용해도 이 중 10%면 32조원 수준이다.
기존 레버리지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이 주도해왔다. 2010년 국내 첫 레버리지 ETF를 상장시킨 삼성운용은 시장을 선점하며 국내 레버리지 ETF 순자산 중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제도 변화를 지켜보며 어떤 상품이 적절할지 내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레버리지 ETF 시장 확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한탕'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비싼 총보수나 음의 복리 효과 등을 얕잡아보면 결국 손실 투자자만 양산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특히 3배 이상 고배율 레버리지 ETF는 투자보다 투기에 가깝다는 것이 중론이다. 미국에서도 2022년 이후 2배율을 초과하는 레버리지 ETF는 상장을 막고 있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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