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전
글로벌 증시 랠리에 길어지는 비트코인의 ‘겨울’
2026.06.04 00:36
가상 자산의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잇따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면서 위험 자산 수요가 증시로 쏠리자 가상 자산 시장이 외면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인 미국 스트래티지가 최근 비트코인을 매각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투자 심리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3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날보다 5.45% 하락한 6만6822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국내 가상 자산 거래소에서도 9900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한때 1억7900만원 수준까지 치솟았던 가격이 심리적 지지선인 1억원마저 못 지켜내고 있는 셈이다. 특히 국내 거래소 기준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 시세보다 더 낮게 형성되는 ‘역프리미엄(역프)’도 3%대까지 확대되며 투자 심리 위축을 드러내고 있다. 이더리움·솔라나 등 주요 알트코인도 마찬가지다.
반면, 글로벌 증시는 올해 들어 사상 최고가를 잇따라 경신하는 강세 랠리를 펼치고 있다. 지난 2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미국 S&P500은 전날보다 0.13% 오른 7609.78, 다우존스 0.50% 오른 5만1335.45를 기록하며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미국 S&P500이 7600 위에 안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코스피도 8801.49를 기록하면서 종가 기준 처음 8800선을 넘어섰다. 주식이 독보적인 투자처로 자리 잡으면서 비트코인의 낙폭이 더 커졌다는 평가다.
컴퍼니스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1조4090억달러로 글로벌 자산 순위 14위를 기록했다. 증시 랠리로 글로벌 기업 시총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5위까지 올랐던 순위가 크게 내려온 것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증시가 흔들릴 때 비트코인이 대체 투자처로 부각됐지만, 지금은 증시가 흔들리면 되레 주식을 더 사들이는 분위기”라고 했다.
비트코인 가격을 지탱했던 기관 자금의 유입세가 꺾인 점도 비트코인 약세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3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2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역대 최장 순유출 기록이다. 이에 비트코인 현물 ETF의 순자산 규모는 지난달 14일 162조8000억원에서 지난 2일 159조6000억원까지 줄었다. 미국 국고채 금리가 치솟고, 이란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변동성이 큰 가상 자산 시장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는 해석이다.
더구나 가상 자산 시장의 ‘큰손’ 스트래티지가 최근 비트코인을 매각했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크게 흔들었다. 스트래티지는 지난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배당금 지급을 위해 비트코인 32개를 약 250만달러에 매도했다고 밝혔다. 스트래티지는 그동안 “비트코인은 절대 안 판다”는 기조를 내세워왔는데, 현금 흐름 마련과 주주 환원 압력 앞에서 한발 물러선 셈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비트코인이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불확실한 가운데 유동성이 한정된 환경에서 AI(인공지능) 시장이 이끄는 증시 투자 열풍이 계속되면서다. 중장기적으로는 가상 자산 시장이 다시 상승 동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폐에 대한 위험 회피 수단으로 금과 함께 주목받을 수 있는 만큼, 미국 재정 적자 이슈가 부각될 경우 시장의 관심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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