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지퍼백 투표’…서울 곳곳 투표용지 부족 대혼란
2026.06.03 19:04
중앙선관위와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서울 송파·강남·광진·동작구 등 서울 시내 10여곳 이상의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일시 중단됐다. 해당 투표소에선 수십~수백 명의 유권자가 대기하거나 아예 투표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등 혼란이 벌어졌다. 일부 투표소에선 투표 마감시각 이후 유권자에게 '대기표'를 나눠주며 또다른 논란을 낳았다. 뒤늦게 각 지역 선관위가 지퍼백과 종이 봉투에 담은 투표용지를 투표소에 보내 투표를 재개하자, 일각에선 ‘지퍼백 사태’라는 말도 나왔다.
“투표율이 높았다”는 선관위의 설명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후 6시 기준 중앙선관위가 집계한 잠정 투표율은 57.7%로, 2022년 8회 지방선거(50.9%)보다는 높지만 2018년 7회 지방선거(60.2%)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관위가 또 안일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해명에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긴급 입장문을 내고 “투표용지가 부족해서 투표를 못 하고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소식이 들어오고 있다”며 “지금이 19세기도 아니고, 선거가 끝나는 대로 곧장 이번 사태의 진상규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선관위의 안일함과 무능함이 끝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려 천인공노할 대혼란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유감을 나타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서 투표를 못 하고 있다는 소식”이라며 “투표 사무를 준비해 온 중앙선관위를 비롯한 서울시 선관위의 선거 준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은 전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공정하고 정확한 투·개표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관위는 하루 만에 또다시 선거 관리 능력을 의심받는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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