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처럼 놔두긴 아깝죠”…퇴직연금 이젠 ETF로 직접 굴린다
2026.06.03 18:08
“불장에 수익률 챙기자” 투자 전환
리밸런싱 전략·실물이전 등 문의
DB형→DC형·IRP로 이전 증가세
적립금 500조 중 ETF 투자 48.7조
과세이연·저보수·운용편의도 강점
한국투자증권 소속의 퇴직연금 모집인은 “예전에는 퇴직연금을 예금처럼 넣어두고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직접 운용하려는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며 “특히 리밸런싱 전략이나 실물이전, DB형에서 DC형 전환 가능 여부를 묻는 상담이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퇴직연금 시장 구조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 4000억 원으로 사상 처음 500조 원을 넘어섰다. 이 중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금은 48조 7000억 원으로 실적배당형 자산의 약 40%를 차지했다. 최근 3년 연속 2배 이상 성장하면서 업계에서는 연내 100조 원 시장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 1분기 퇴직연금 적립금(42개 사업자 기준, 근로복지공단 제외)이 508조 7326억 원으로 확대된 만큼 ETF 투자금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퇴직연금 시장의 중심축도 DB형에서 DC형 및 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이동하고 있다. DB형 비중은 2024년 49.7%에서 지난해 46.1%, 올 1분기에는 43.6%까지 축소됐다. 반면 같은 기간 IRP 비중은 22.9%→26.3%→28.3%로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IRP 적립금은 130조 9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6% 증가해 퇴직연금 유형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DC형 비중도 27.4%→27.6%→28.1%로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ETF를 꼽는다. 과거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머물렀던 가입자들이 ETF를 활용해 직접 자산을 배분하고 수익률을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DC형과 IRP의 매력도 함께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퇴직연금이 더 이상 ‘저축 계좌’가 아니라 ‘투자 계좌’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민주영 신영증권 연금사업부 상무는 “DC형과 IRP에서 ETF 투자를 활발히 하는 것은 실시간 매매를 통해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고 낮은 운용 보수로 장기 복리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외 지수형 ETF에 투자할 경우 배당소득세를 연금 수령 시점까지 미룰 수 있는 과세 이연 효과도 연금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세제 혜택과 운용 편의성이 맞물려 퇴직연금이 더 이상 ‘방치형 자산’이 아닌 ‘투자형 자산’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2024년 도입된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도 이 같은 변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기존에 보유한 상품을 매도하지 않고 다른 금융회사로 옮길 수 있게 되면서 적극적인 자산관리를 원하는 가입자의 이동이 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퇴직연금을 어디에 가입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수익률과 서비스 수준을 비교해 금융회사를 옮기는 가입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퇴직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