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퇴직
퇴직
[투자의 창] 500조 퇴직연금, 누가 주인인가

2026.06.03 18:10

김민태 신영증권 연금사업부장

퇴직연금 적립금이 500조 원을 넘어섰다. 국민연금에 이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노후자산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 거대한 자산을 바라보며 우리는 의외로 중요한 질문 하나를 놓치고 있다. 과연 이 500조 원의 주인은 누구인가.

당연히 가입자라고 답할 수 있다.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노후를 위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바꿔보면 또 다른 질문이 등장한다. 주인은 가입자인데, 투자 결정은 누가 내리고 있을까.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고 있을까.

퇴직연금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의 관심은 수익률에 집중된다. 어떤 상품을 선택할지, 상장지수펀드(ETF)를 편입할지, 타겟데이트펀드(TDF) 수익률은 얼마인지가 주요 관심사다. 하지만 적립금이 500조 원을 넘어선 지금, 이제는 상품보다 운용체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해외 연금 선진국들이 주목하는 것도 특정 상품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노후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거버넌스다.

최근 기금형 퇴직연금이 논의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기금형의 가장 큰 장점은 장기 자산배분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계약형 퇴직연금은 가입자 개개인의 선택에 따라 자산이 운용된다. 반면 기금형은 전문 운용조직이 장기 목표에 기반해 국내외 주식·채권·인프라·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 투자하는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실제로 국민연금과 해외 주요 연기금들은 단기 시장 전망보다 장기 자산배분 전략을 중심으로 운용된다. 이러한 방식은 특정 상품이나 시장에 대한 단기 판단보다 지속 가능한 장기 성과를 추구하는 데 유리하다. 기금형이 도입된다면 퇴직연금 시장 역시 단기 금리나 시장 흐름 중심의 운용에서 벗어나 보다 체계적인 자산배분 문화가 자리 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기금형이 반드시 공공기관 중심으로 운영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다양한 운용 주체들이 경쟁하며 발전해 왔다. 중요한 것은 운용 주체가 공공이냐 민간이냐가 아니라 가입자의 이익을 위해 전문성과 책임성을 갖추고 있는지다.

특히 향후 금융기관 개방형 기금이 도입된다면 가입자는 다양한 운용기관 가운데 자신의 철학과 성과에 맞는 기금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운용 역량과 서비스 경쟁을 촉진하고 궁극적으로 가입자에게 더 많은 혜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특정 공공기관 중심으로 시장이 과도하게 집중되면 선택권이 제한되고 경쟁을 통한 혁신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계약형 퇴직연금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디폴트옵션과 TDF의 확대, 투자자문 서비스 고도화 등 계약형 역시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401(k) 시장도 계약형 구조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금형과 계약형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가입자의 노후자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 지난 20년의 과제가 적립이었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운용이다. 운용의 핵심은 상품이 아니라 거버넌스에 있다. 500조 원 규모로 성장한 국민 노후자산은 이제 무엇에 투자할 것인가를 넘어, 누가 어떻게 책임 있게 운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서울경제 관련뉴스]

트럼프 “미국산 철강 85% 이상 쓰면 관세 인하”...현대제철·포스코 수혜 입을까

강남 개포 넘어선 흑석 아파트…한강 ‘뷰’가 갈랐다 [집슐량]

젠슨황이 콕 집은 마벨 33% 폭등...뉴욕증시 또 사상 최고치[데일리국제금융]

손정의 “AI 혁명, 닷컴버블보다 50배 강해…조정은 오히려 투자 기회”

“축하 화환 대신 쌀 보내주세요”…쌀 820㎏ 기부한 신혼부부

성폭력 피해자 ‘진술분석’ 성인까지 확대… 수사 활용 범위 넓힌다

“19만원인데 줄 길게 선다”…중국 MZ들 줄 세우며 ‘156조’ 잭팟 터뜨린 ‘이것’

美, 中 해외 자회사까지 AI칩 차단...화웨이 “압박 덕에 새 길 찾았다”[글로벌 모닝 브리핑]

“모기 3200만 마리 미국에 풉니다” 밝힌 구글…그 이유는 모기 잡기 위해?

625m 대교 위에서 ‘라방’…화웨이, 오지까지 5G 확장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퇴직의 다른 소식

퇴직
퇴직
2시간 전
“예금처럼 놔두긴 아깝죠”…퇴직연금 이젠 ETF로 직접 굴린다
퇴직
퇴직
2시간 전
"예금처럼 놔두긴 아깝죠"…퇴직연금 이젠 ETF로 직접 굴린다
퇴직
퇴직
3시간 전
현대차, 유연생산체제 추진…올해 20개 신차 프로젝트 띄운다
퇴직
퇴직
1일 전
[투자의 창] ETF 투자, ‘눈에 보이는 보수’가 전부는 아니다
퇴직
퇴직
1일 전
“홈플러스 10개 점포 추가 휴업…직원 3000명 퇴직”
퇴직
퇴직
1일 전
"홈플러스 10개 점포 추가 휴업…직원 3000명 퇴직"
퇴직
퇴직
1일 전
"국장에 너무 쏠리면 안돼…美 지수 ETF 꾸준히 모아야" [퇴직연금 투자전략]②
퇴직
퇴직
1일 전
"연봉 3600에 65세 정년" 55세 조기 퇴직자가 만족한 직장
퇴직
퇴직
3일 전
"퇴직금 묻고 빚투까지"…팔천피 시대 흔드는 실버개미[모두가 개미들③]
퇴직
퇴직
2026.05.26
삼성전자 이직률 10%인데…두산에너빌리티•SK하이닉스, 1% 최저 찍었다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