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곪아터진 남극기지 "흉기난동 외 폭언·폭행·성희롱 신고도 다수"

2026.06.03 10:13

지난 4월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사건 당일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CCTV 영상 캡처본. 〈사진=JTBC 사건반장 제보영상 캡처〉

한국 남극 연구의 핵심 거점인 남극과학기지에서 지난 수년간 폭언과 폭행, 성희롱 신고가 지속해서 이어져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한 대원이 47㎝ 도검으로 흉기 난동을 벌여 구속기소 되기도 했는데, 전직 대원들 사이에선 "오랫동안 곪았던 문제가 결국 터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3일) 한겨레가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받은 극지연구소 '남극과학기지 내 사건·사고 및 고충 신고 접수 내역'을 보면, 남극 세종·장보고 기지에서는 2021년 폭언·성비위 2건, 2022년 월동대장 폭행·갑질 사건에 이어 올해 4월엔 흉기 난동 사건까지 불거졌습니다.


특히 2022년 세종기지에서는 월동대장이 대원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오히려 피해 대원이 근무 태만을 이유로 인사심의위원회에 넘겨져 조기 귀국 조처됐습니다.

가해자인 월동대장은 2024년 12월 폭행죄로 벌금 30만원을 선고받고도, 연구소로부터 경징계인 '견책' 처분을 받는 데 그쳤습니다.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8건의 '조기 귀국' 중 4건은 개인 사정이 사유로 기록됐는데, 전직 대원들은 이들 중 상당수가 기지 내부 갈등 때문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대원 18명이 월동 기간 고립 생활을 하는 남극 기지는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가 어려워 사전 갈등 조율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대원 대부분이 1년 계약직인 데다 연구소가 국내 남극 연구 독점권을 쥐고 있어 문제를 제기하기조차 어렵다 보니, 연구소 측이 외부 노출을 막는 임시방편 조치로 일관해 왔다는 게 전직 대원들의 주장입니다.

한 전직 대원은 한겨레에 "문제가 없었던 기수는 단 한기수도 없다"며 "워낙 쉬쉬했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극지연구소 측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월동대 선발 과정 검증을 강화하고 현지 대응력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장연제 기자 (jang.yeonj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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