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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트럼프는 왜 전쟁 목표를 낮췄나? 갈라진 워싱턴과 예루살렘…김태준의 美·이란戰 중계<39>

2026.06.03 14:23

프롤로그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서로 다른 목표에 대한 설명도.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 AI그림


2026년 6월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란의 종전 협상은 분명 종착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전면전은 사실상 중단됐고, 양측은 종전 양해각서(MOU)와 후속 핵협상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협상이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새로운 갈등이 드러나고 있다. 그것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아니라 전쟁을 함께 시작했던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략적 목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전쟁 초기 트럼프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란 핵시설 제거, 핵무기 개발 능력 무력화,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권교체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현실은 예상과 다르게 전개됐다. 이란 정권은 붕괴하지 않았고, 오히려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새로운 전략적 지렛대가 부상하기 시작했다.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 국방대 명예교수. 김태준 소장 제공


현재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비교적 명확하다. 핵문제 해결과 호르무즈 자유통항, 그리고 미국이 승리했다고 선언할 수 있는 정치적 성과다. 반면 네타냐후에게 중요한 것은 헤즈볼라 제거와 이란의 지역 영향력 약화다. 트럼프는 전쟁을 끝내려 하지만, 네타냐후는 위협이 제거되지 않는 한 전쟁이 끝났다고 보지 않는다.

바로 이 지점에서 워싱턴과 예루살렘의 계산은 갈라지기 시작한다. 오늘날 중동의 가장 중요한 전장은 더 이상 테헤란도 예루살렘도 아니다. 그것은 세계 원유와 LNG가 지나가는 좁은 바다, 그리고 미국의 ‘능동적 현존함대(AFIB)’와 이란의 ‘현존위협(TIB)’이 충돌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종전 협상의 미래 역시 결국 그 바다 위에서 결정되고 있다.

전쟁이 시작된 배경에 대한 설명도


I. 전쟁은 어떻게 시작됐는가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을 당시의 목표는 단순한 핵시설 제거가 아니었다. 공격 대상에는 핵시설뿐 아니라 혁명수비대 지휘부, 전략미사일 기지, 군사시설, 핵심 권력 인사들이 포함됐다. 이는 핵무기 개발 능력 제거를 넘어 이란 체제 자체에 압박을 가하려는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당시 미국은 군사적 충격과 경제적 압박을 통해 이란 정권의 통제력을 약화시키고, 내부 불만이 확대되기를 기대했다. 여기에 핵무기 개발 능력 제거와 호르무즈 해협 자유통항 확보가 결합되면 중동 질서를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편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예상과 달랐다. 대규모 반정부 봉기는 발생하지 않았고, 권력 승계 체계 역시 예상보다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직접 개입하지는 않았지만 이란 체제가 붕괴하도록 방치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시간이 흐를수록 중요한 사실 하나를 확인하게 됐다. 핵시설보다 더 강력한 전략적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점이었다. 이란 역시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핵시설은 공격받을 수 있지만 호르무즈는 사라지지 않는다. 핵프로그램은 파괴될 수 있지만 해협 통제 가능성은 계속 유지될 수 있다.

결국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미국의 목표와 현실 사이에는 간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정권교체 가능성은 점차 낮아졌고, 트럼프 행정부는 더 현실적인 목표에 집중하게 됐다. 전쟁은 계속되고 있었지만 미국이 원하는 승리의 정의는 이미 바뀌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변화가 오늘날 워싱턴과 예루살렘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게 된 출발점이 되고 있다.

정권교체 실패에 대한 설명도.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 AI 그림


II. 왜 정권교체는 실패했는가

전쟁 초기 미국과 이스라엘은 군사적 충격과 경제적 압박을 통해 이란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을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가장 큰 이유는 이란 사회가 외부에서 예상했던 것만큼 쉽게 붕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방은 경제난과 전쟁 피해가 반정부 봉기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외부 공격에 대한 반발과 체제 결속이 강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권력구조 역시 생각보다 안정적이었다. 최고지도부와 군 수뇌부가 타격을 받았음에도 종교지도부, 혁명수비대, 관료조직으로 구성된 국가 운영체계는 유지됐다. 일부 지도부가 제거된다고 국가 전체가 즉시 붕괴하는 구조는 아니었던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도 중요한 변수였다. 두 국가는 직접 군사 개입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이란 체제가 붕괴하는 상황 역시 원하지 않았다. 제한적 경제협력과 외교적 지원을 통해 이란의 생존 공간을 유지시켜 주었다.

그러나 정권교체 실패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호르무즈 해협이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미국과 이란 모두 핵시설보다 더 강력한 전략적 자산이 호르무즈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핵시설은 공격받을 수 있지만 해협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세계경제는 여전히 그 해협을 필요로 한다.

결국 미국은 정권교체라는 최대 목표보다 핵문제와 자유통항이라는 현실적 목표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이란은 체제 생존과 함께 호르무즈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전략으로 이동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전쟁의 목표는 바뀌기 시작했고, 이후 워싱턴과 예루살렘의 전략적 계산 역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목표를 낮춘 내용에 대한 설명도


III. 트럼프는 왜 목표를 낮추었는가

전쟁 초기 미국의 목표는 매우 컸다. 핵시설 제거뿐 아니라 혁명수비대 약화, 체제 불안정화, 경우에 따라서는 정권교체 가능성까지 기대하는 시각이 존재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트럼프는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이란 정권은 붕괴하지 않았고, 추가 공격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줄어드는 반면 전쟁 지속 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었다.

국제유가는 불안정했고, 호르무즈 해협은 정상화되지 못했으며, 미국 내부에서도 전쟁 장기화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었다. 결국 트럼프는 최대 목표와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를 구분하기 시작했다.

현재 그가 집중하는 목표는 비교적 명확하다. 첫째,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것이다. 둘째, 고농축 우라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셋째, 장기적인 농축 제한을 확보하는 것이다. 넷째,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통항을 보장받는 것이다.

트럼프가 종전 양해각서(MOU)를 즉시 승인하지 않고 수정안을 다시 이란으로 돌려보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단순한 휴전이 아니라 자신의 레드라인이 반영된 합의를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여전히 3개 항모강습단(CSG), 2개 상륙강습단(ARG), ISR(정보·감시·정찰) 자산, 금융제재와 경제제재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무력 과시가 아니라 이란의 선택지를 줄여 협상장으로 밀어 넣기 위한 압박 구조다.

반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활용해 세계경제 전체를 협상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결국 현재의 종전협상은 단순한 외교협상이 아니다. 그것은 미국의 AFIB와 이란의 TIB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 상대방의 계산을 바꾸게 만들 것인가를 둘러싼 전략 경쟁에 가깝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목표 차이는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트럼프와의 목표 차이로 인해 네타냐후의 공격이 지속되는 설명도


IV. 네타냐후는 왜 멈추지 않는가

트럼프가 전쟁 목표를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있는 반면, 네타냐후의 계산은 다르다. 트럼프에게 중요한 것은 핵문제 해결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 그리고 전쟁의 정치적 종결이다. 그러나 네타냐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헤즈볼라 제거와 이란의 지역 영향력 약화다.

이스라엘 입장에서 헤즈볼라는 단순한 친이란 무장조직이 아니다. 그것은 이스라엘 북부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군사세력이며, 향후 재무장될 경우 다시 전쟁을 초래할 수 있는 안보 위협이다.

이러한 이유로 네타냐후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레바논 남부와 베이루트 인근에 대한 군사작전을 확대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협상보다 위협 제거에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행동이 트럼프의 협상 공간을 좁힌다는 점이다. 이란은 레바논 전선을 종전협상과 연결시키고 있으며, 헤즈볼라가 공격받는 상황에서 협상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은 의도와 무관하게 종전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결국 오늘날 중동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균열은 미국과 이란 사이가 아니라 워싱턴과 예루살렘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는 전쟁을 끝내려 하는 반면에 네타냐후는 위협을 제거하려 한다. 전쟁 초기에는 같은 목표를 향했던 두 지도자가 이제는 서로 다른 종착점을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AFIB와 이란 TIB가 어떻게 협상전쟁이 되고 있는가에 대한 설명도.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 AI 그림


V. AFIB와 TIB의 협상전쟁

오늘날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은 단순한 외교협상이 아니다. 진짜 협상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3개 항모강습단(CSG), 2개 상륙강습단(ARG), ISR 자산, 이러한 전력은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 언제든 현장에서 질서를 집행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필자는 이를 ‘능동적 현존함배(AFIB·Active Fleet in Being)’, 즉 “존재가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 집행되는 힘”이라고 설명해 왔다.

현재 트럼프는 바로 이 AFIB를 활용해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해상 역봉쇄와 경제제재를 통해 이란의 경제적 선택지를 줄여가고 있으며, 핵문제와 호르무즈 개방이라는 자신의 레드라인을 수용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현존 위협(TIB·Threat in Being)’이다. TIB의 핵심은 실제 봉쇄가 아니라 봉쇄 가능성이다. 해협을 완전히 폐쇄하지 않아도 되고, 모든 선박을 공격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언제든 해협을 위협할 수 있다고 국제사회가 믿게 만드는 것이다.

최근 상선 공격과 드론 위협, 기뢰 부설 가능성, AIS(선박자동식별장치) 차단과 암흑 항해 증가는 모두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이란은 이미 중요한 사실 하나를 학습했다. 핵시설은 공격받을 수 있다. 미사일 기지는 파괴될 수 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세계경제는 여전히 그 해협을 필요로 한다.

바로 이것이 이란이 최근 들어 이스라엘보다 상선 공격과 해협 통제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은 지역적 충돌에 머물 수 있지만, 호르무즈를 위협하는 순간 세계 원유시장과 LNG 시장, 국제 공급망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그러나 이란 역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슬람혁명수비대의 무차별 공격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오만 등 걸프국들을 오히려 미국 중심 안보체제로 더욱 끌어들이는 결과를 만들었다. 중국과 러시아 역시 공개적으로 이란 편에 설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현재의 종전협상은 단순한 휴전 협상이 아니다. 그것은 미국의 AFIB와 이란의 TIB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 상대방의 계산을 바꾸게 만들 것인가를 둘러싼 전략 경쟁이다. 그리고 그 승부가 진행되는 장소가 바로 호르무즈 해협이다.

미국과 이란 종전협상의 장애물에 대한 설명도.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 AI 그림


VI. 종전협상의 진짜 장애물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은 현재 종전협상이 지연되는 이유를 핵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핵문제는 중요한 의제다. 그러나 지금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핵문제만이 아니다.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은 서로 다른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핵문제 해결과 호르무즈 자유통항, 그리고 전쟁의 정치적 종결이다. 반면 네타냐후는 헤즈볼라 제거와 이란의 지역 영향력 약화를 우선시하고 있다. 트럼프가 종전을 원한다면, 네타냐후는 위협 제거를 원하고 있는 셈이다.

이란 역시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다. 종교지도부와 혁명수비대, 정부와 안보조직 등 다양한 권력 중심이 존재하며, 이러한 구조는 협상 결정을 더욱 어렵고 느리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의 압박은 누적되고 있다. 트럼프는 종전 자체보다 협상 조건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그래서 종전 양해각서(MOU)를 즉시 승인하지 않고 수정안을 다시 돌려보냈다. 핵문제와 해협 문제에서 자신의 레드라인이 반영돼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AFIB를 유지하고 있다. 항모전단과 상륙강습단, ISR 자산, 경제·금융제재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TIB를 통해 시간을 벌면서 호르무즈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결국 오늘날 종전협상의 가장 큰 장애물은 핵문제 자체가 아니다. 그것은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진 미국, 이스라엘, 이란이 각자의 계산을 바꾸지 않은 채 같은 협상장에 앉아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전략적 줄다리기의 중심에는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이 자리잡고 있다.

이란과의 전쟁 시작과 끝날 때의 전쟁목표가 달라지는 이유에 대한 설명도.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 AI 그림


에필로그

전쟁은 종종 시작될 때의 목표와 끝날 때의 목표가 다르다.

전쟁 초기 미국과 이스라엘은 핵시설 제거를 넘어 정권교체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란 정권은 붕괴하지 않았고, 중국과 러시아 역시 이란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란은 핵시설보다 더 강력한 전략적 자산이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결국 트럼프는 현실을 선택했다. 정권교체라는 최대 목표 대신 핵문제 해결과 호르무즈 자유통항이라는 현실적 목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반면 네타냐후는 헤즈볼라와 이란의 지역 영향력이 제거되지 않는 한 전쟁이 끝났다고 보지 않는다.

현재 종전협상이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은 전쟁을 끝내려 하고, 이스라엘은 위협을 제거하려 하며, 이란은 호르무즈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진 행위자들이 같은 협상장에 앉아 있는 것이다.

오늘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어지는 경쟁 역시 단순한 해상 통제 문제가 아니다. 미국은 AFIB, 즉 현장에서 실제 집행되는 힘을 통해 이란의 선택지를 줄여가고 있다. 반면 이란은 TIB를 통해 세계경제 전체를 협상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결국 현재 중동의 진짜 전쟁은 누가 더 효과적으로 상대의 선택지를 제한하고 흐름을 통제할 수 있는가를 둘러싼 전략 경쟁이다. 트럼프는 전쟁 목표를 포기한 것이 아니다. 그는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그 선택이 성공으로 이어질지, 새로운 갈등의 출발점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하나뿐이다. 종전협상의 미래는 여전히 호르무즈 위에서 결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국방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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