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해방군 장교를 입교시킨 육군대학 [무기로 읽는 세상]
2026.06.03 04:31
크레벨트(Martin van Creveld)는 '전투력과 전투수행(Fighting Power)'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더 높은 전투 효율을 유지한 이유를 무기 숫자가 아닌 조직문화, 전문성, 지휘체계에서 찾았다. 그리고 그중 핵심은 고도의 전문성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군은 이와 반대로 스스로 구조적 취약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육군이 추진 중인 대병과 체계 개편안과 사관학교 통폐합은 그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히 대병과 체계 개편안에서 화력, 정보, 지휘통제, 방호를 전투지원 기능으로 분류한 것은 단순 행정상 오류가 아니라 현대전에 충격적일 정도로 무지한 증거이다.
현대전에서 정보는 전투 그 자체이다. 지휘통제 역시 센서와 슈터를 연결하는 전장의 중추 신경망이며 화력은 보병을 지원하는 보조 수단이 아니라 전장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 전투 기능이다. 우크라이나군의 GIS-Arta, 미군의 JADC2, 심지어 북한군마저도 정찰-타격 복합체를 집착에 가깝게 발전시키고 있는 것은 모두 현대전이 탐지-결심-타격의 극단적 단축과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군은 여전히 행정이란 껍질 속에 갇혀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것이 구조적 문제라는 점이며, 그 중심에 군내에서 인사 기능의 비대화가 존재한다. 본래 인사는 전투력을 유지 및 배분하는 참모 기능에 불과하다. 그런데 인사사령부가 창설되면서 인사가 진급을 명목으로 군 조직 전체를 통제하는 하나의 권력 구조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군 내부에선 뚜렷한 변화가 식별된다. 병과 전문성보다 관리 효율성이 우선되기 시작했고 현장 지휘관의 전술적 전문성이 아닌 인사 시스템에 얼마나 잘 순응하는가가 더 중요한 조직문화이자 군 운용 논리가 되었다. 간부들은 수많은 인사 기능 M-MOOC 교육프로그램에 시달리며 전사가 되길 포기한 지 오래다. 결과적으로 군은 전투 조직이 아니라 관리 조직으로 변질되어 갔다.
특히 사관학교 통합 논의는 국방력 해체 발상의 절정이다. 합동성은 각 군의 정체성을 해체한다고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고도로 전문화된 각 군종별 전략문화와 작전개념이 어우러질 때 달성된다. 전주비빔밥을 생각해보자. 비빔밥에 넣을 모든 재료를 맨밥으로 만들어 버리면 그게 비빔밥인가. 미군이 육·해·공 사관학교를 통합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전은 범용형 인재를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전문화된 각 기능들이 얼마나 빠르고 정교하게 연결될 수 있는가를 요구한다. 합동성은 ISR, 전자전, 화력, 기동, 지휘통제 등 모든 전투 수행 기능들이 실시간 네트워크에서 결합될 때 달성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군의 개혁안은 오히려 전문성을 희석시키고 관리 효율을 우선시하고 있다. 이건 단순 정책 실패가 아니라 국방력 해체에 가깝다.
게다가 2025년 11월, 육군대학에 명백한 적군인 중국공산당 소속 인민해방군 장교가 입교하면서 한국군 영관장교단을 비롯 20여개 우방국의 장교들은 제대로 된 교육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 있었다고 한다. 본래 이 제도는 2013년 6월, 한중정상회담에서 양국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설정하면서 그 일환으로 군사교류를 진행했고 이후 국방어학원에서 교육이 진행되었던 과정이다. 그러나 이후 중국은 일방적으로 동경 124도 안의 해상경계선을 설정하고 한국 해군에게 넘어오지 말라고 하는가 하면, 한미연합 해상훈련의 중단을 요구했다. 또 이어도를 포함한 우리 방공식별구역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중국 방공식별구역으로 선포하는 횡포와 함께 사드(THAAD) 배치를 문제 삼으면서 2016년 군사교류가 중단되었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2018년 군사교류를 재개하면서 어학교육이었던 교육을 무슨 이유에선지 합동군사대학교 본 과정에 인민해방군을 입학시키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코로나19로 인하여 다시 과정이 중단되었다. '윤석열 정부가 2024년 4월, 중국군 수탁 교육 재개 결정을 했다'는 국방부의 주장이 있지만 실제 입교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 2025년 11월부터 다시 수탁생을 받기 시작했던 것이다. 2025년은 중국이 한중 배타적경제수역(EEZ)이 중첩되는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대형 철제 구조물을 설치한 이후 중국 해경이 감시활동을 강화하는 회색지대 잠식 전술이 한창이던 시기였다.
육군대학은 한국군 영관장교 및 우방국 20여개국 장교들이 군사기밀을 제외한 서방의 진일보한 전술과 전략을 공부해야 할 육군 중견 간부 교육의 근간이다. 육군대학에서 북한과 조중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을 통하여 군사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 우리 서해를 잠식 중인 중국 인민해방군은 잠재적 적일 수 밖에 없다.
군 당국은 '군사기밀을 배제한 일반과정'이라고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군사 기밀이라는 것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해서 분석하는가에 따라 얼마든지 탐지가 가능해진다. 과거 나치 독일군이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기 전에 각국으로 수탁교육을 보냈던 것 역시 해당 국가의 전술적 알고리즘과 의사결정 메커니즘, 전략적 관점을 몸에 익혀 맞춤형 침략 작전계획을 수립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프랑스의 패망이었다.
인민해방군은 불과 70년 전 우리 국민들을 도륙 낸 자들이다. 우리의 북진 통일을 피로써 막아 세웠고 순국 선열들은 피눈물을 머금고 1.4 후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인민해방군 장교들을 들여와서 군 교육 현장을 파괴하는 건 대체 무슨 저의인가.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이를 승인한 육군의 교육사령부, 인사사령부는 이 사태에 관하여 엄중하고 명백하게 해명해야 한다.
군대는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존재한다. 따라서 군 개혁의 기준은 오로지 전투력 강화, 이 한 가지면 족하다. 그 외 모든 잡다한 논의는 전투력 해체일 뿐이다. 오늘날 한국군 개혁 흐름의 중심에 있는 조직이 무엇인가. 묻는다면 지나치게 비대해진 인사 중심 구조와 그 정점에 위치한 인사사령부일 가능성이 절대적이다. 그러므로 인사사령부는 발전적으로 해체되어야 마땅하다. 병력이 부족하다고 일선 부대와 사관학교들은 통폐합하면서 참모 기능에 불과한 인사사령부는 대체 왜 유지하는가. 지금은 병과와 사관학교 통폐합을 논하기 전에 인사사령부 폐지를 먼저 논의해야 할 것이다.
임철균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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