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6776억원대 한전 입찰 담합’ 전기 요금 올린 대기업 임원 등 기소
2026.01.20 15:45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나희석)는 이날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입찰에서 담합을 주도한 회사 8곳과 소속 임직원 11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효성중공업·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일진전기 소속 임직원 4명은 구속 기소, 나머지 관련 업체 7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2015년 3월부터 2022년 9월까지 7년 6개월 동안 한전이 발주한 가스절연개폐장치 입찰 145건에서 사전에 낙찰자와 투찰 가격을 정해 담합하며 경쟁을 제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총 6776억원 규모의 담합이 이뤄졌고, 업체들이 최소 1600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얻은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업체들은 가스절연개폐장치 시장의 90%가량을 점유한 상태에서 회사별로 낙찰 물량을 합의하고, 높은 가격에 낙찰받을 수 있도록 투찰 가격을 공유했다. 업계 내 지위와 시장점유율을 기준으로 담합 가담 업체들을 대기업군과 중소기업군으로 나눈 뒤, 입찰 배정 비율을 정해 입찰 물량을 배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입찰 담합이 이뤄진 기간 동안 평균 낙찰률은 일반 경쟁·지역 제한 입찰 모두 96%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담합 종료 후의 평균 낙찰률 67%보다 30%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검찰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낙찰률로 낙찰 금액이 상승했고, 이로 인한 한전의 전기 생산 비용 증가는 전기 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일반 국민에게 피해가 전가됐다고 판단했다.
담합을 주도한 4개 대기업(효성중공업·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일진전기)은 과거에도 유사한 담합 행위로 여러 차례 적발됐지만, 법인 과징금 등 제한적인 처벌에 그치면서 장기간 조직적인 담합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에 대해서도 범행을 부인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책임을 회피해 왔다고 검찰은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월부터 이번 담합 사건과 관련해 업체들을 순차 고발했지만, 담합에 관여한 대기업 임직원들은 고발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후 검찰은 같은 해 10월 강제수사에 착수한 뒤 대기업 임직원의 주도로 전 업체가 담합에 가담한 정황을 추가로 확인했고, 공정위에 세 차례에 걸쳐 추가 고발을 요청했다고 한다.
검찰은 한전이 담합 업체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포함해 향후 행정·민사소송에서도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가 충분히 활용될 수 있도록 공정위와 한전 등과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공기업 발주 핵심 설비 입찰에서 장기간 조직적인 담합이 이뤄진 중대 범죄”라며 “공정한 경쟁 질서를 훼손한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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