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조원 예산 쥔 교육감 선거... '현역 프리미엄' 이번에도 통할까
2026.06.03 04:31
유권자 관심은 낮지만 결과의 파장은 결코 작지 않다. 교육감 선거는 유치원 및 초중고교 교원의 인사권과 연간 최대 22조 원 규모의 예산을 책임지는 교육 수장을 뽑는 일이다. 당선자 성향이 보수인지 진보인지에 따라 지역 교육 정책의 방향 역시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절반이 넘는 10곳(62.5%)에서 현직 교육감이 재선에 도전하면서, '현직 프리미엄'이 다시 한번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17개 시도의 진보·보수교육감이 각각 9곳과 8곳으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선거 이후 교육감 구도가 어떻게 재편될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현직이 출마하지 않아 새로운 인물끼리 경쟁하는 6개 지역의 선거 결과가 향후 전국의 교육 권력 지형을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직 62.5% 재도전... 수성 가능할까
최대 관전 포인트는 현직 교육감의 수성 여부다. 현직이 출마한 지역은 서울(정근식) 경기(임태희) 인천(도성훈) 강원(신경호) 충북(윤건영) 전남·광주(김대중·이정선) 대구(강은희) 경북(임종식) 부산(김석준) 제주(김광수) 등 10곳이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명과 기호 없이 치러지는 데다 유권자 관심이 낮아 현직의 인지도와 조직력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해 왔다. 2018년 선거에서는 현직 교육감 12명이 모두 당선됐고, 2022년 당시에는 출마한 현직 교육감 13명 중 9명이 당선됐다. 현직 서울교육감인 정근식 후보 캠프 관계자는 "교육 정책은 안정적으로 지속되길 바라는 시민이 많을 거라고 예상한다"며 "그래서 우리 메인 슬로건도 '해본 사람 더 잘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3선에 도전하는 강은희 대구교육감 후보 캠프 관계자도 "선거 캠페인 슬로건을 '국가대표 교육감'이라고 했는데 그만큼 강 후보의 정책 추진력, 비전 제시, 성과 능력에 대한 시민의 신뢰가 높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남과 광주가 통합되면서 초유의 현직 대 현직 맞대결이 성사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초대 교육감 선거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김대중(전남교육감) 후보와 이정선(광주교육감) 후보가 맞붙는데, 당선자는 통합교육청 출범이라는 역사적 전환기에 조직·예산·교육체계 통합 등 다양한 과제와 마주하게 된다. 재선 의원 출신 간의 양자 대결이자 현직인 임태희 후보와 이에 도전하는 안민석 후보가 겨루는 경기교육감도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이다. 전통적으로 진보 교육계 지지 기반이 강한 경기교육감은 지난 선거 때 약 10년 만에 보수교육감으로 교체됐다.
입지 줄어든 진보교육감... 어게인 2018?
지난 선거 때 대거 교체됐던 진보교육감이 높은 여당 지지율에 힘입어 다시 우위를 점할지도 관심거리다. 직전 선거에선 진보교육감이 9곳(서울, 인천, 충남, 세종, 전북, 전남, 광주, 울산, 경남), 보수교육감이 8곳(경기, 충북, 대전, 강원, 경북, 대구, 부산, 제주)에서 당선되면서 9대 8로 균형을 이뤘다.
진보교육감은 교육감 직선제가 시작된 이후 전국적으로 세를 넓혀 왔다. 2010년 선거에서는 16개 시도에서 6명의 진보교육감이 당선됐고, 2014년엔 17개 시도(세종 포함) 중 13명, 2018년엔 무려 14명의 진보교육감이 탄생하며 '진보교육감 전성시대'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2022년 선거에서 보수 성향 후보들이 약진하며 급격히 입지가 줄어들었다. 이번 선거에서 전국의 교육감 이념 지형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학생인권조례, 혁신학교, 민주시민교육 등 여러 교육 정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뉴페이스'끼리 대결 결과는?
4선 연임 제한 등의 이유로 현직 교육감이 출마하지 않는 지역에서는 새 인물 간의 경쟁이 펼쳐진다. 대전, 세종, 충남, 전북, 울산, 경남 6곳이다. 현직 프리미엄이 없는 만큼 후보 개인의 인지도와 공약, 단일화 여부 등이 승부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한 교육감 후보 캠프 관계자는 "선거 캠프에서는 현직이 출마하는 지역보다 '뉴페이스'끼리 붙는 지역이 훨씬 치열할 거라고 보고 있다"며 "특히 대전, 충남, 경남은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고, 교육감 선거라는 특성상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대전교육감 선거에는 5명(정상신 맹수석 성광진 오석진 진동규)의 후보가, 충남교육감은 4명(이병도 이병학 김영춘 이명수)의 후보가 출마했다. 경남교육감 선거에는 오인태, 송영기, 김준식, 권순기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교육감 선거는 상대적으로 부동층 비율이 높고 유권자 관심도도 낮아 막판까지 판세를 예단하기 어려운 대표적 선거다. 실제 단독으로 치러진 2024년 서울교육감 보궐선거 투표율은 23.5%, 2023년 울산교육감 보궐선거 투표율은 26.5%에 그쳤다. 시민 4명 중 3명가량은 교육감 선거 투표장을 찾지 않은 셈이다. 2022년 전국 교육감 선거 당시 무효표는 약 90만 표로 시도지사 선거 무효표의 2.6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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