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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먹는 하마? No…K베이스볼 역전 홈런 [스페셜리포트]

2026.06.03 09:01

한때 프로야구단은 모기업 홍보비를 태워 유지하는 ‘돈 먹는 하마’로 불렸다. 꽉 찬 관중석과 화려한 우승에도 적자로 도배된 구단 재무제표는 모기업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최근 수년간 도약을 거듭한 한국 프로야구가 이런 꼬리표를 떼어낼 조짐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가 역대 최소 경기로 400만 관중을 돌파하자 사상 첫 1300만 관중 시대를 점치는 시각이 확산한다. 올 시즌 한 경기 평균 관중은 지난해보다 8% 늘었다. 선두 경쟁을 벌이는 삼성라이온즈는 54만여명의 팬을 불러 모아 홈 관중 1위다. 뒤이어 LG, 두산, SSG 등 총 4개 구단이 40만 관중을 넘겼다. KT 역시 지난해보다 30% 많은 33만여명의 관중이 수원을 찾았다. 이는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은 관중 증가율이다.

구단별 손익이 담긴 지난해 감사보고서는 한국 프로야구의 달라진 체질을 보여준다. 10개 구단 총매출은 7795억8000만원으로 8000억원에 육박했고 롯데·두산·키움·SSG·NC 등 5개 구단이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입장권 수익 등 본업만으로 매출을 키워 모기업 의존도를 낮춰가는 추세가 뚜렷하다. 그룹 마케팅 수단에서 독립 산업으로 도약에 나선 한국 프로야구의 속살을 들여다본다.

지난 5월 21일 KBO리그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 이날 이번 시즌 프로야구 입장 관중이 역대 최소 경기로 400만명을 돌파했다. (연합뉴스)
숫자로 본 KBO

7800억 매출에 절반이 흑자

지난 3월 28일 개막한 KBO리그가 올해 1300만 관중을 바라본다. 초여름을 달구는 흥행 열기에 구단 주머니도 두둑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10개 구단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10개 구단 총매출은 7795억8000만원으로 2024년보다 14% 늘었다. KBO 중계권 등을 포함할 경우 리그 전체로는 ‘매출 1조원 시장’ 진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다.

영업이익 흑자를 내는 구단도 늘고 있다. 팬덤이 입장권·굿즈·광고·중계권 수익 등 본업 현금흐름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본업에서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하면 구단은 설비·무형자산 투자에 대해 감가상각비와 투자 회수기간을 추정할 수 있다. 과거에는 모기업이 적자를 보전해주는 구조였기에 투자가 홍보비 성격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회수 기간 추정이 가능한 독립 산업으로 위상이 변하고 있다는 평가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롯데·두산·키움·SSG·NC 등 10개 구단 가운데 5개 구단이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롯데자이언츠가 165억6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냈다. 두산베어스(87억1000만원), 키움히어로즈(85억1000만원), SSG랜더스(49억3000만원), NC다이노스(4억7000만원)가 뒤를 이었다.

총매출액에서는 야구단을 포함 농구와 e스포츠단을 거느린 통합 스포츠 법인 케이티스포츠(982억4000만원)와 LG스포츠(967억6000만원)가 1·2위였다. 야구단 단독 법인 중에서는 삼성라이온즈가 948억3000만원의 매출로 ‘단일 종목 1000억원 매출 시대’를 목전에 뒀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변화는 두드러진다. 삼성은 2015년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 등 계열사 광고 수입 비중이 48.4%에 달했지만, 2025년에는 30.8%로 낮아졌다. 이 기간 계열사 광고비 총액은 280억9000만원에서 292억2000만원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지만, 총매출은 580억8000만원에서 948억3000만원으로 63.3% 늘었다. 삼성은 2025년 광고 수입 381억1000만원, 입장 수입 221억2000만원, 사업 수입 280억원 등으로 수익원도 다변화됐다. 다만, 손익 관리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도 보였다. 지난해 고정비 성격이 강한 선수단 운영비로만 439억8000만원을 썼고, MD·구장 운영 관련 변동비가 더해 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제한됐다는 평가다.

재무제표상 극적인 변화를 보인 구단은 롯데다. 2015년 롯데의 모기업 의존도는 59.4%였지만 2025년 26.2%로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152억8000만원 영업적자를 내던 구단은 165억6000만원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 구단으로 탈바꿈했다. 수익 구조도 환골탈태했다. 이 기간 입장 수입은 80억원에서 232억원으로 약 3배, 굿즈 판매를 포함한 사업 수입은 37억원에서 249억원으로 6.6배 늘었다.

한화 역시 KBO 구단 위상 변화를 보여준다. 지난해 한화이글스가 한화그룹 계열사를 비롯한 특수관계자로부터 올린 매출 등은 96억5000만원이었다. 반면, 계열사 관련 매입 등은 216억4000만원으로 두 배를 웃돌았다. 이는 사실상 그룹 지원으로 볼 수 있는 특수관계자 매출보다 한화이글스가 그룹에 안긴 매출이 더 크다는 의미다. 한화이글스가 탄탄한 팬덤을 기반으로 계열사 매출을 발생시키는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질적 도약 초입에 들어섰다는 진단이다.

다만, KBO 리그에서 유일하게 모기업이 없는 키움은 본업과 연관성이 낮은 금융상품에 수백억원을 투자해 입길에 올랐다. 키움은 지난해 말 기준 금 상장지수펀드(ETF), 나스닥100 ETF, 미국 국고채 ETF, S&P500 ETF 등으로 구성된 약 150억원 규모 매도가능증권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손익은 1억1000만원 수준이었다.

SWOT 분석해보니

K베이스볼의 홀로서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계열사 광고 지원, 구장 운영권 제약, 선수단 비용 급증, 체계적 발전 전략 부재 등 그늘도 짙다. K베이스볼의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 등 SWOT 요인을 분석한다.

Strength 강점

팬덤이 연 전성시대

한국 프로야구가 전성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팬덤’이다. 과거 프로야구 흥행이 성적과 지역 연고에 크게 좌우됐다면, 최근에는 2030세대와 여성 팬을 주축으로 소비층이 재편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024년 KBO 리그 관람객 평균 연령은 30.7세다. 프로축구(34.5세), 배구(35.1세) 등에 비해 연령대가 낮다. 2024년 기준 국내 야구장을 찾은 여성 관객 비율도 55.5%로 절반을 넘어섰다. 젊은 팬덤은 MD·굿즈를 적극 소비하며 구단 매출을 견인한다. ‘2024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 조사’에 따르면, 프로야구 팬들의 유니폼·응원봉 등 MD 상품 구매 비용은 한 시즌 기준 1인당 약 15만7000원에 달했다.

특히 브랜드·캐릭터와 활발한 협업이 팬들의 지갑을 열었다. 올해는 카카오·세븐일레븐 같은 플랫폼·유통 기업은 물론 삼성카드·신한은행 등 금융권까지 KBO 구단과 협업에 나섰다. 두산베어스가 인기 캐릭터 ‘망그러진 곰’과 컬래버 유니폼을 발매한 것도 ‘대박’을 터뜨렸다.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캐릭터와 협업한 MD 상품으로 기존 야구팬이 아니던 소비층까지 끌어들였다. 기아는 지난해 매출 가운데 절반 정도를 상품 매출로 올렸다.

야구장이라는 공간에서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야구장 내 응원 문화, 식음료 등은 최근 젊은 층이 선호하는 ‘경험 소비’로 연결된다. 경험 소비는 직접 겪고 느끼는 감각과 경험 구매를 우선시하는 소비 행태다.

지역 연고를 기반으로 한 브랜딩 효과도 KBO가 믿는 대목이다. KB국민카드가 지난해 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날 야구장 인근 상권 매출은 경기가 없는 날보다 평균 90%가량 늘었다. 구단 성적 향상과 팬덤 확대가 지역 소상공인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Weakness 약점

계열사 광고·구장 수익 제약

한국 프로야구의 숨은 약점은 계열사 광고 등 특수관계자 거래다. 수익 기반을 뜯어보면 모기업 등 특수관계자 거래에서 비롯된 착시효과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키움을 제외한 모기업 보유 9개 구단은 아직 광고 집행으로 운영 자금의 상당 부분을 채운다. 가령, 삼성라이온즈 감사보고서상 지난해 광고수입은 381억1000만원으로 입장 수입 221억2000만원, 사업 수입 280억원보다 크다.

계열사 광고는 명목상 광고 매출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모기업 지원금 성격이 섞여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흑자의 상당 부분이 시장 가격보다 부풀려진 계열사 광고비가 빚어낸 착시일 수 있다는 의미다. 계열사 광고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했을 때도 같은 수익성이 유지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다는 시각이 적지 않은 이유다.

프로야구단을 둔 대기업 지주사 관계자는 “계열사 광고는 구단 매출이지만, 순수한 외부 시장 매출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유니폼·헬멧·구장 광고를 공개 경쟁입찰로 팔았을 때 지금과 같은 단가가 나올 수 있을지에 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고 말했다. 김경민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겸임교수는 “명목상 광고비 형태를 띠지만,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모기업이 사주는 관행이 아직 있다”며 “재무제표상 영업이익이 나더라도 모기업 지원금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흑자로 보기는 어려운 이유”라고 진단했다.

두 번째 약점은 구장 수익화의 한계다. 미국 MLB도 구장 소유 구조가 공공·민간·혼합형으로 다양하지만, 핵심은 수익권이다. 구단이 구장을 직접 소유하거나 장기 운영권을 확보해야 프리미엄 좌석, 식음료, 주차, 명명권, 주변 개발 수익을 구단 자체 브랜드 가치로 흡수할 수 있다. KBO 구단은 대부분 지자체 소유 구장을 위탁·사용수익허가·임차 형태로 운영한다. LG스포츠는 서울시와 잠실야구장 운영관리 위수탁계약을 맺고 두산과 공동 운영한다. 잠실야구장 광고권도 서울시와 별도 약정에 따라 사용한다.

이런 구조 아래서는, 수익 모델을 독자적으로 설계하는 데 제약이 크다. 좌석 개편이나 프리미엄 라운지 조성, 외야 공간 개발, 식음료 사업 확대, 비경기일 콘서트·이벤트 유치 등은 모두 시설 소유자와 협의, 사용 허가, 계약 조건에 얽매인다. KBO 구단이 구장을 기반으로 부동산·상업시설·팬 경험을 결합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확장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과학부 교수는 “경기장을 경기하는 날에만 쓰는 공간으로 두면 한계가 있다. 홈경기 72경기 외에도 150~200일 정도는 구단이 수익 사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취약한 손익관리도 K베이스볼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된다. 팬덤이 커지고 매출이 늘어도 구단들은 ‘버는 것 이상으로 지출’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가령, 선수단 운영비는 시즌이 시작되면 쉽게 줄일 수 없는 준고정비에 가깝지만, 일부 구단은 선수 몸값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다.

선수 기량뿐 아니라 관중 동원 효과, 굿즈·콘텐츠 매출 기여도까지 따져 계약하는 MLB식 투자 규율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프로야구 구단은 흑자 경영이나 관중 동원보다 성적으로 평가받는다”며 “대기업 구단은 오너가 성적을 원하면 오버페이를 할 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김경민 교수는 “고액 계약 자체가 아니라, 그 계약이 어떤 재무적 효과를 낼지 분석이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라며 “한국은 그 선수가 10년 이상 어떤 수익을 만들어 낼지 중장기 플랜이 약하다”고 꼬집었다.

Opportunity 기회

데이터·IP 기반 수익화

한국 프로야구의 다음 기회는 현재 흥행을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로 바꾸는 데 있다. 핵심은 데이터 확보다. 관람객·매출 동반 성장에 힘입어 데이터와 지식재산권(IP)을 적극 활용해 독립 산업군으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강점인 MD·굿즈 상품은 데이터 기반 IP 비즈니스로 확장될 여지가 크다. 그동안 각종 상품이 팬심을 드러내는 도구에 가까웠다면 앞으로는 소비 패턴 분석을 위한 마케팅 전략에 활용될 수 있다. 이종성 교수는 “소비 데이터를 파악해 주요 소비층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며 “데이터를 통해 맞춤형 홍보를 진행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확보한 데이터 활용에는 AI가 주된 역할을 할 전망이다. 그동안 야구 데이터는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 같은 통계 지표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세이버메트릭스는 야구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고안된 통계 분석 방식이다. 단순 기록을 넘어 승리에 직결되는 기여도를 다양한 수치로 계산하는 게 핵심이다. 앞으로는 콘텐츠 제작, MD 기획 등 사업 운영 전반에 AI를 접목해 생산성은 물론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김경민 교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나 미국 ‘내셔널 풋볼 리그(NFL)’ 등에서는 AI 기반 데이터 분석과 영상·미디어 콘텐츠 제작이 활발하다”며 “KBO리그 맞춤형 AI를 도입해 빠르게 바뀌는 고객 성향과 소비 패턴을 분석해 활용한다면 리그와 구단 모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 프로야구 기반 IP는 관광 상품으로도 확장 가능하다. 한국 야구장 문화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매력적인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이종성 교수는 “외국인 중에는 야구를 잘 몰라도 K팝 콘서트처럼 떠들썩한 분위기를 느끼려 KBO 경기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며 “KBO 직관이 일종의 한국형 관광 상품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OTT 서비스 티빙과 KBO 간 중계권 계약으로 콘텐츠 활용 저변도 확대됐다. 40초 미만 숏폼 영상을 활용할 수 있게 돼 팬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업로드도 할 수 있다. 구단 역시 경기 하이라이트, 선수 인터뷰 등을 활용해 SNS 마케팅과 콘텐츠 사업을 키울 수 있다.

경기장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비시즌이나 일정이 없는 날 야구장을 콘서트, 축제 등을 개최하는 멀티플렉스형 수익 공간으로 바꾼다면 수익원 다각화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내년 말 완공 예정인 SSG 홈구장인 ‘스타필드 청라’ 돔구장이 기대를 모으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경기 일정이 없는 날에는 콘서트 공연장, e스포츠 대회, 전시 등이 열리는 멀티플렉스 공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지자체와 협의해 수익 다변화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Threat 위협

투수력 저하 논란

K베이스볼 질적 도약을 위한 최대 위협 요인은 경기력이다. 한국 프로야구가 팬덤과 굿즈, 뉴미디어 흥행에 취해 있는 사이, 현대 야구의 발전 궤적과 멀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현대 야구의 경쟁력은 ‘구속(球速) 혁명’과 데이터 기반 육성 시스템에서 갈린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투수는 단순히 구속을 넘어 ▲회전수 ▲릴리스 포인트 ▲수직·수평 무브먼트(공이 타자 앞에서 위아래·좌우로 움직이는 정도) ▲구종 조합을 정밀 설계하는 ‘피칭 디자인’의 영역으로 들어섰다. 피칭 디자인은 구속·회전·궤적·손에서 공이 떠나는 위치·구종 조합을 분석해 더 효과적인 공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직구 회전이 좋으면 위로 떠오르는 느낌을 살리고 슬라이더는 직구와 비슷한 궤적으로 오다가 마지막에 휘게 만드는 식이다.

타자는 타율은 물론 ▲타구 속도 ▲발사각 ▲장타 기대값 ▲스트라이크존 관리 능력으로 평가받는다. 수비 역량 역시 ▲타구 방향 예측 ▲포지셔닝 ▲송구 효율 ▲주루 억제 능력으로 재편됐다. MLB와 일본 NPB 등 현대 야구의 ‘구속 혁명’은 공의 속도와 회전, 투구 궤적, 몸의 움직임을 숫자로 쪼개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훈련·회복·구종 설계를 체계적으로 짠 결과다.

한국 프로야구는 경기력 고도화를 위한 체계적 시스템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올 3월 WBC 도미니카전 콜드패와 투수력 논란은 한국 야구가 현대 야구의 진화 궤적에서 동떨어져 있다는 현실을 알린 경고음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특히 최근 유입된 10·20대, 여성, 가족 관객은 ‘하드팬’이라기보다 경기장 경험과 SNS 콘텐츠, 굿즈 소비를 함께 즐기는 ‘체험형’ 팬에 가깝다. 티켓값과 굿즈 가격을 올려 단기 매출을 키우더라도, 경기장 경험의 질과 콘텐츠 만족도가 따라오지 못하면 팬덤은 순식간에 빠져나갈 수 있다.

“최근 유입된 라이트 팬들은 야구 자체보다 야구장이라는 공간과 분위기를 소비한 측면이 크다. 새로운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 반복 방문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종성 교수의 진단이다.

[배준희 기자 bae.junhee@mk.co.kr, 이채원 기자 lee.chaew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62호(2026.06.03~06.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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