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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무역대표부 대표 “한국, 세계적 철강 생산국 된 배경엔 국가 개입”···관세 정당성 강조

2026.06.03 08:10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지난 4월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워런에 있는 인공지능 제조 스타트업 ‘아토믹 인더스트리’의 생산시설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관세 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세계적 철강 생산국이 된 배경에는 국가 개입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어 대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금융·개발 정책 매거진 6월호에 기고한 ‘무역 이론은 관세, 산업 정책, 그리고 세계화 비용을 따라잡아야 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1990년대 이후 등장한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무역 장벽을 없애면 모두에게 더 좋은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단순한 초세계화(hyperglobalization)의 논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1995년 출범한 세계무역기구(WTO)의 전신인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에서 관세는 본질적으로 안보 및 국내 산업 보호, 불공정 경쟁 대응과 경제 발전 촉진, 국제수지 문제 해결 등을 목표로 설계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WTO의 최혜국 대우 논리가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제로는 다국적 기업들이 보조금과 느슨한 노동·환경 규제를 찾아 전 세계를 떠돌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근거로 거론되는 비교우위 원리도 비판했다. 비교우위는 각국이 상대적으로 더 낮은 기회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재화에 특화해 교역할 때, 양국 모두가 총생산과 소비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경제학 원리다. 그는 “전문화가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은 분명 사실”이라면서도 “오늘날 경제학은 규모의 경제와 정부 개입이 결합해 비교우위와 무관한 구조적 무역 불균형을 만들어내는 현실을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사례를 거론하며 “가장 비옥한 농지를 가진 미국이 왜 농산물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에너지 자원도 부족하고 석탄도 철광석도 거의 없는 한국이 어떻게 세계적인 철강 생산국이 됐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가들의 경제 개입은 특정 국가를 지속적인 적자국으로, 다른 국가를 지속적인 흑자국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세계 경제를 왜곡해왔다”고 주장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방중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의 발언을 듣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리어 대표는 약 30년간 이어진 자유무역 체제 아래서 미국인들은 양질의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되는 모습을 보며 회의감을 키워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취임했을 무렵에는 이론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수백만개의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를 잃었고, 7만개 이상의 공장이 문을 닫았다. 노동계층 임금은 정체됐고 산업 기반은 약화했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화 판결 이후 무역법 제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교역 상대국에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글로벌 관세는 122조에 따라 150일간의 부과 기간이 정해져 있다. 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7월 이전에 새 관세를 도입하기 위해 USTR은 주요국을 상대로 무역법 제301조 조사를 진행 중이다.

301조는 미국 무역에 부담·제한을 가하는 외국 정부의 차별적이고 불합리한 관행에 대응해 미국 대통령이 상한 없는 관세 부과, 수입 쿼터 등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그리어 대표는 이날 CNBC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을 포함해 수십개국을 상대로 한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 발표가 몇 주 안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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