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전기요금 인상 부추긴 '6700억대 한전 입찰담합' 대기업 11명 기소
2026.01.20 14:50
7년6개월간 1600억 부당이득
검찰 "전기료 상승으로 국민 피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20일 효성중공업, 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일진전기 등 대기업 4곳 소속 임직원 4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4개사를 포함해 담합에 가담한 중소기업군까지 모두 8개 법인도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임직원 7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5년 3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약 7년 6개월 동안 한전이 발주한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입찰 145건에서 사전에 낙찰자와 투찰 가격을 정해 경쟁을 제한한 혐의를 받는다. 가스절연개폐장치는 변전설비의 핵심 장치로, 관련 시장의 약 90%를 이들 업체가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회사별로 낙찰 물량을 미리 합의한 뒤 투찰 가격 정보를 공유해 고가 낙찰을 유도했고, 그 결과 총 6776억원 규모의 담합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이를 통해 최소 160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결과 담합 구조는 대기업군(효성중공업·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일진전기)과 중소기업군으로 나눠 입찰 배정 비율을 정하고, 각 입찰 건을 사전에 배분하는 방식이었다. 이로 인해 담합 기간 평균 낙찰률은 일반경쟁·지역제한 입찰 모두 96%에 달했다. 이는 담합 종료 이후 평균 낙찰률 67%보다 약 30%p 높은 수치다.
검찰은 이처럼 비정상적으로 높은 낙찰률이 유지되면서 낙찰가가 상승했고, 그 부담이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이어져 일반 국민에게 피해를 줬다고 판단했다.
특히 담합을 주도한 4개 대기업은 과거에도 유사한 담합 행위로 여러 차례 적발됐지만, 과징금 부과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에 그치면서 다시 장기간 조직적 담합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과거 과징금을 부과했을 당시에도 이들 기업은 범행을 부인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책임을 회피해왔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월부터 이번 담합 사건에 연루된 업체들을 순차적으로 고발했으나, 담합 실행을 주도한 혐의를 받던 대기업 임직원들은 고발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후 검찰은 같은 해 10월 강제수사에 착수해 3개월간 수사를 벌인 끝에 대기업군 임직원 주도로 전 업체가 담합에 가담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고, 공정위에 세 차례에 걸쳐 고발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한전이 담합 업체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포함해 향후 진행될 행정·민사 소송에서 이번 수사로 확보한 증거가 충분히 활용될 수 있도록 공정위와 한전과의 협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국민경제와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생활필수 인프라 관련 담합 범죄에 대해 앞으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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