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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 띄운 중국의 '덤프트럭' 전략 [마켓딥다이브]

2026.01.20 14:50

<앵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꺾기 위해 제재를 이어오고 있죠. 그런데 이 제재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 자립을 앞당기고, 삼성전자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 그 과정에서 나타난 변화를 증권부 전효성 기자와 들여다 보겠습니다. 전 기자, 미국이 제재를 하면 보통 해당 국가 기업이 힘들어져야 정상인데 중국은 정반대라고요?

<기자>
미국이 중국을 누르면 누를수록, 중국 반도체 생태계가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증시에서 중국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캠브리콘 주가는 6개월 새 3배나 오르며 시가총액이 127조원 수준으로 불어났습니다. 하이곤(시총 120조원), 무어스레드(60조원), 메타X(50조원) 같은 대형 AI칩 기업도 줄줄이 상장하면서 뜨거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메타X 같은 경우 상장 첫날에만 주가가 8배 뛰며 이목을 끌었습니다.

<앵커>
미국의 견제에도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건데, 이 상황이 어떻게 삼성전자까지 연결되는 겁니까?

최근 삼성전자 주가 상승은 'D램값이 올라서 그렇다' 'HBM 생산하느라 일반 D램 공급이 줄어서 그렇다'는 해석이 많았잖아요.

<기자>
말씀하신 공급자 측면에서의 문제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요 측면에서의 이유가 훨씬 더 크고 구조적이라고 분석합니다.

두장의 그림을 준비했는데요. 왼쪽 화면은 빠르게 달리는 슈퍼카고요, 오른쪽은 국도를 달리는 수많은 덤프트럭입니다.


<앵커>
반도체 얘기를 하는데 자동차 그림을 가져왔어요. 이게 반도체와 어떻게 연관이 되는 건가요?

<기자>
사실 반도체도 데이터라는 짐을 실어 나르는 기술입니다. 짐을 얼마나 많이, 빠르게 실어나르느냐가 관건이죠. 여기서 슈퍼카는 최고급 휘발유인 HBM을 넣고 달리는 엔비디아 GPU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아주 빠른 속도로 왕복하면서 데이터를 실어나르는 겁니다.

문제는 미국이 HBM과 GPU를 중국으로 수출하지 못하도록 막았잖아요. AI 산업에서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서요. 결국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테크 기업들은 슈퍼카(GPU)도 최고급 휘발유(HBM)도 쓸 수 없게 된거죠.

<앵커>
슈퍼카를 못 쓰게 되니 결국 중국 기업들이 덤프트럭 전략으로 선회했다는거네요.

<기자>
많이 다뤄지지 않은 내용인데 중국 화웨이가 지난해 4분기 '아틀라스960 슈퍼팟'이라는 신제품을 공개했습니다. 2027년 상용화가 목표인데요.

이 제품은 화웨이의 AI칩 '어센드' 그러니까 속도가 느린 덤프트럭을 최대 15488개 연결한게 특징입니다. 엔비디아의 슈퍼카(H100)에 비해서 개별 성능은 떨어지다 보니, 이걸 15488개 연결하는 물량 공세 전략을 택한겁니다. 현재 상용화된 제품은 8100개정도 연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연료입니다. AI칩을 원활히 구동하려면 최고급 휘발유에 해당하는 HBM이 필요한데 문제는 중국은 HBM을 구하기가 어렵잖아요. 아쉬운대로 트럭을 굴릴 수 있는 일반 휘발유, DDR5를 무지막지하게 쏟아붓는 방식을 택한 겁니다.

<앵커>
AI 칩 15488개를 연결하고, 거기에 따라붙는 D램까지 연결한다고요, 그게 기술적으로 가능합니까?

<기자>
그게 화웨이의 무서운 점입니다. 칩을 병렬로 연결할 때 발생하는 저항과 발열을 잡는 기술은 화웨이가 독보적이거든요.

한국이나 미국은 칩을 층층이 쌓는 고성능 HBM이 있으니 굳이 이런 연결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없었죠. 하지만 '궁여지책'으로 시작한 중국의 병렬 연결 방식이 이제는 중국만의 독자적인 방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속도는 슈퍼카(엔비디아 GPU)보다 느려도 1만대의 트럭(어센드 NPU)이 한꺼번에 움직이면 결국 실어나르는 짐(데이터)의 양은 비슷하잖아?' 이런 개념에서 출발한거죠. 트럭이 늘어나니 거기에 들어가는 연료인 DDR5 소비량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앵커>
이제 연결이 되네요. 1만 5천대의 트럭에 들어갈 연료 DDR5가 엄청나게 필요해졌다는 거네요.

<기자>
중국이 나름대로의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DDR5 물량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계에서 D램을 가장 많이 찍어내는 곳이 어디죠? 바로 한국, 그 중에서도 삼성전자입니다. 결국 미·중 갈등 덕분에 중국이 DDR5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구조가 만들어졌고, 삼성이 그 반사수혜를 톡톡히 입고 있는 겁니다.

<앵커>
미국 입장에서는 당황스럽겠는데요. 전세계를 압박해서 중국 제재를 했는데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는 속도를 내고 있고, 그 과정에서 한국의 D램 기업이 돈을 버는 상황이니까요.

<기자>
미국의 중국 AI 견제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방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H200을 중국으로 수출하도록 허락해준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HBM, GPU 다 틀어막아도 결국 화웨이를 앞세워서 중국은 자체 국산화 기술을 만들어버렸잖아요.

이제라도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을 쓰게 해줘서 중국 테크 기업이 엔비디아에 의존하도록 만들겠다는 계산인거죠. 속도가 빠른 엔비디아 칩을 필요할 때마다 사올 수 있으면 굳이 수백~수천개의 칩을 연결하는 선택을 하지 않을테니깐요. 미국 입장에선 엔비디아 실적이 걱정돼서가 아니라 정말 걱정하는 건 결국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 속도거든요.

<앵커>
중국이 이런 전략을 받아들일까요?

<기자>
과거라면 덥석 물었겠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중국 정부가 오히려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자국 테크 기업들에게 '엔비디아 칩 H200을 사지 말라'며 역으로 통제하고 나섰기 때문인데요. 다시 말해 '우리 기술로도 어느정도 자립에 성공했다' '미국의 무역 정책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미국과 중국의 수 싸움이 정말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고 이것이 국내 증시로까지 연결되고 있다니 놀랍습니다. 끝으로 투자자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실 부분입니다. 삼성전자, 지금의 주가 상승을 '완전한 부활'로 봐도 될까요?

<기자>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이른 상황 같습니다. 물론 취재를 해보니 분위기는 뜨겁습니다. '올해 D램 물량이 완판됐다' 'D램이 부족해서 올해 신형 아이폰이 못 나올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더라고요. 며칠 전 마이크론이 대만의 유휴 공장(팹)을 급하게 사들인 것만 봐도 자체 증설로는 감당이 안 될 만큼 수요가 폭발적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되짚어봐야 할 건 '과거 삼성 위기론의 진원지가 어디였냐'는 겁니다. 2024년 삼성을 흔든 위기의 핵심은 바로 HBM이었죠. 그런데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르니까 위기론이 쏙 들어갔습니다. 'D램 가격 계속 오를거다' 'HBM3는 밀렸지만 HBM4에서는 앞서갈 거다' 낙관론도 쏟아지죠. 하지만 냉정히 말해 지금의 주가 상승은 삼성전자가 HBM을 잘해서가 아니라, 원래 잘하던 DDR5가 너무 잘 팔려서 생긴 결과거든요. 중국의 D램 싹쓸이 때문이든, 생산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이든 '기술력 위기가 해소됐냐'는 의문은 남는거죠.

게다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중국의 '창신메모리'인데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격 중인 이 회사가 올해 중국 증시에 상장할 전망입니다. 지금은 DDR5에서 3년 정도 기술력 격차가 있어서 한국산 D램이 잘 팔리죠.

하지만 창신메모리가 상장으로 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하고 기술 격차를 좁혀온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미래 기술인 HBM에는 의문부호가 남고, 현재의 캐시카우인 D램은 중국에게 점유율을 내주는 샌드위치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얘기죠. 지금 D램 특수로 벌어들인 돈과 시간을, 삼성은 기술 초격차를 회복하는 골든타임으로 써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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