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량 음주, 암 위험 높이는데…치매는 달랐다고?[노화설계]
2026.06.03 06:31
국제 학술지 ‘네이처 헬스(Nature Health)’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2023년까지 발표된 환자·대조군 연구와 코호트 연구 843편을 메타 분석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보건계량평가연구소(IHME) 연구진은 서로 다른 연구 결과 사이의 차이를 반영하면서 가장 신중한 위험 추정치를 제시하는 ‘부담 근거(Burden of Proof·BoP)’ 분석 프레임워크를 적용했다.
연구진은 각 질환과 음주의 연관성을 근거 강도에 따라 0~5개의 별점으로 평가했다.
분석 결과 암과의 연관성이 가장 일관되게 나타났다. 조사한 10가지 암 모두에서 음주량이 늘수록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특히 하루 1잔 미만, 즉 순수 알코올 10g 이하 수준의 음주에서도 간암, 구강암, 대장암, 식도암, 인두암,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후두암과의 연관성이 나타났다. 다만 소량 음주와 위암 위험의 연관성은 추가 근거가 더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순수 알코올 10g은 대략 맥주(5%) 250㎖, 소주(16%) 80㎖, 와인(13%) 100㎖ 정도에 해당한다. 맥주 반 캔, 소주 1.6잔, 와인 반 잔 정도다.
인두암은 음주량이 늘어날수록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위험 증가 폭은 최소 105%에 달했다. 후두암과 대장암, 구강암 역시 최소 22~49% 위험 증가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음주는 간경변과 만성 간질환 위험을 최소 40%, 췌장염 위험을 최소 22%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심혈관·대사·신경계 질환에서는 보다 복잡한 양상이 나타났다.
일부 질환에서는 음주량과 위험 사이가 이른바 J자형, 또는 U자형 관계를 보였다. 즉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소량~중등도 음주자에서 위험이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음주량이 많아질수록 다시 위험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이는 일부 관찰연구에서 제기돼 온 ‘소량 음주의 심혈관계 보호 가능성’과 유사한 방향의 결과다.
또한 제2형 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에서는 소량~중등도 음주가 각각 최소 4.5%, 6.4% 위험 감소와 연관됐다.
허혈성 심장질환과 허혈성 뇌졸중, 출혈성 뇌졸중에서도 소량 음주에서 위험 감소 가능성이 관찰됐지만 결과 일관성이 크지 않았다. 반면 음주량이 많아질수록 위험 증가 경향이 뚜렷했다.
심방세동과 심방조동 역시 음주량 증가와 함께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최소 6%의 위험 증가와 연관됐다.
연구진은 음주 결과의 차이는 연령과 성별, 음주 패턴, 사회경제적 수준, 생활습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심혈관질환 부담이 큰 고령층에서는 소량~중등도 음주가 일부 심혈관계 이점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젊은 층은 상대적으로 심혈관질환과 치매 위험이 낮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 편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진은 일부 질환에서 나타난 이런 결과를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소량~중등도 음주와 일부 질환 위험 감소의 연관성은 관찰연구 기반이며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반면, 암 위험 증가는 매우 낮은 수준의 음주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교신 저자인 에마누엘라 가키두(Emmanuela Gakidou) 교수는 “암에서는 아주 적은 음주에서도 위험 증가가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음주량이 증가할수록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도 뚜렷했다”며 “일부 심혈관질환과 치매에서는 소량 음주가 낮은 위험과 연관됐지만, 음주량이 많아질수록 이런 경향이 약해지거나 반대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부 질환에서의 이같은 결과는 음주를 권장하는 근거가 아니라, 질환별로 근거가 강한 부분과 약한 부분, 서로 엇갈리는 부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특히 유방암과 대장암처럼 일반인들이 술과의 연관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암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경고와 공중보건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x.doi.org/10.1038/s44360-026-001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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