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 겨냥 ‘북부 평화경제’ vs 안방 다진 ‘반도체 벨트’…엇갈린 행보 [오상도의 경기유랑]
2026.06.03 05:02
국힘 양향자 ‘경제 전문가 선점’…평택 단식 등 남부 첨단 산단 촘촘한 밀착 유세
개혁 조응천 ‘1기 신도시 재정비’ 등 공약 가세…본투표 당일 유권자 표심 향방 주목
6·3 지방선거 본투표를 하루 앞둔 2일 밤, 경기도의 향후 4년을 책임질 여야 도지사 후보들이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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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지난달 21일 경기 성남시 서현역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는 ‘경제 중심 전략’을 앞세워 드센 파란 물결이 몰아친 선거판에서 파급력을 확대하려 노력했다.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는 거대 양당의 틈새를 파고들며 세대·이념 갈등을 둔화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1일부터 이들의 3색 드라마를 정리해 본다.
◆ 추미애의 방정식: ‘보수 텃밭’ 경기북부 진격과 거시적 교통 복지
지난 공식 선거운동 기간 추 후보의 발걸음은 철저하게 ‘외연 확장’에 맞춰졌다. 경기북부 10개 시·군 전역을 빠짐없이 훑는 강행군을 펼쳤다. 특히 보수 성향이 짙은 접경지 포천시와 동두천시를 각 3회씩 방문하며 강한 화력을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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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운데)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오른쪽), 김병욱 성남시장 후보가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 일대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추미애 캠프 제공 |
정책 지향점 역시 도민들의 삶에 직결된 거시적 복지에 초점을 맞췄다. 추 후보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제출한 10대 핵심 공약 중 1~3순위는 모두 교통 대책이 차지했다. △지체 없는 GTX 개통 추진 △수도권 통합패스(ONE) 도입 및 교통서비스 확대 △공공주택 공급 확대 및 역세권 15분 생활권 구축 등을 전면에 배치했다.
철도망을 중심으로 주거와 일자리를 촘촘하게 연계해 출퇴근 부담과 대중교통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다는 구상이다.
본투표를 하루 앞둔 선대위 메시지에서도 추 후보 측은 20.96%에 그친 경기도의 낮은 사전투표율을 짚으며, “아직 투표장에 나오지 않은 민심이 엄중한 표로 정권과 내란 세력을 심판해 힘 있는 ‘31개 시·군 원팀 민주당’을 완성해 달라”고 본투표 결집을 호소했다.
이어 수원 나혜석거리에서 열린 마지막 날 공식 선거운동에선 ‘헌정사상 첫 여성 도지사’의 의미를 앞세워 표심 결집에 나섰다. 추 후보는 마지막 유세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그냥 지방선거가 아니라 국민주권 2차 선언”이라며 며 “추미애가 경기도에서 유리천장을 뚫고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도지사가 된다는 것은 도민의 자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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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가 지난달 29일 동두천시 신시가지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양향자 캠프 제공 |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는 자신의 정체성인 ‘삼성전자 임원 출신’이라는 브랜드를 극대화했다. 이를 활용해 경기남부 핵심 동력인 ‘반도체 벨트’를 촘촘하게 다지는 정공법을 폈다.
양 후보는 선거 기간 수원 8회, 화성 5회를 방문한 데 이어 용인, 성남, 안성, 평택, 오산, 이천 등 8개 도시를 맹렬하게 돌며 밀착 유세를 이어갔다.
특히 양 후보의 선거운동 중 가장 강렬한 서사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펼쳐진 나흘간의 단식 투쟁이었다. 노사 대타협을 촉구하며 밤을 지새운 양 후보의 모습은 유권자들에게 정치꾼에서 벗어난 이미지를 심어줄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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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가 2일 저녁 화성 동탄역교차로에서 선대위 관계자들과 함께 두 손을 들어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양향자 캠프 제공 |
두 후보의 전략적 단면이 가장 극명하게 엇갈린 지점은 바로 ‘평택’이었다. 양 후보가 평택을 맹렬히 공략한 반면, 추 후보는 한정된 시간 속 선택과 집중을 하는 과정에서 평택 일정을 양평과 남양주로 선회했다. 결국, 이번 선거운동 기간 평택을 방문하지 않았다.
선거운동의 마지막 밤, 화성 동탄역교차로에서 캠프 관계자들과 지지층을 집결시켜 피날레 유세를 마친 양 후보는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정치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가장 시린 곳을 먼저 데우는 온기여야 한다”며 “열여덟 살 공장 소녀였던 양향자가 도민 여러분과 함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위대한 경제 드라마를 완성할 수 있도록 한 표를 던져달라”고 호소했다.
◆조응천의 대안론…소모적 갈등 사라진 ‘3색 정책 선거’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제3지대의 깃발을 든 조 후보는 민생의 가려운 곳을 긁는 ‘체험형 생활 행정’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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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지사 후보가 지역 시장 일대를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조응천 캠프 제공 |
아울러 GTX 적기 개통 및 광역교통망 정상화, 경기남부국제공항 신설 등을 제시하며 젊은 층과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에 호소했다.
이번 6·3 지방선거의 경기도지사 경쟁은 각 후보의 수 싸움과 대응 방식도 관전 포인트였다.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추 후보를 상대로 체급을 올리려던 양 후보는 ‘맞대결 프레임’에 집중했고, 추 후보는 상대의 체급 상승을 차단하기 위해 철저한 ‘무대응’과 독자 민생 행보로 맞섰다. 조 후보는 주로 양 후보를 정조준해 송곳 검증을 집중시키는 삼각 수 싸움의 구도를 보였다.
정가 안팎에서는 선거 과정에서 자녀 문제나 허위 학위 의혹 등 산발적 폭로전이 일기도 했으나, 선관위의 신속한 사실 확인 등으로 조기에 일단락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선거들과 비교해 소모적인 성별·연령별 편 가르기나 세대·젠더·이념 갈등을 조장하는 진흙탕 싸움이 눈에 띄게 줄고, 여야 주자 모두 도민들의 삶의 질을 바꿀 ‘민생 정책’을 앞다퉈 제시했다는 점은 선거 문화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도전적 외연 확장으로 압승을 노리는 추 후보와 경제 전문가의 뚝심으로 남부 안방을 다진 양 후보, 민생 난제를 뚫어내려는 조 후보의 대안 가운데 도민의 한 표가 어디로 향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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