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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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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올여름 ‘비정상적 폭염’ 확률 80%”…한국도 피할 수 없다는데

2026.06.02 17:41

엘니뇨 현상 발생확률 80% 전망
한국은 겨울·이듬해 여름 영향권
전세계 식량안보·물가도 ‘직격탄’


대구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18일 대구 중구 김광석다시그리기길 인근에 설치된 쿨링포그(안개형 냉각수)에서 시민들이 양산을 쓰고 더위를 피하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여름 전 세계를 가뭄과 폭염, 홍수 등 극한의 기상 이변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80%에 달한다는 국제기구의 공식 경고가 나왔다. 적도 태평양의 해저 온도가 평년보다 무려 6도 이상 치솟으며 거대한 열 저장고 역할을 하고 있어, 향후 기온 상승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 및 식량 안보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엘니뇨 업데이트’ 현황을 발표했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태평양의 바다와 대기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지구 기후를 정반대로 뒤흔드는 자연 현상이다.

적도 부근의 무역풍이 약해져 중동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온난화 현상을 엘니뇨라고 부른다. 반대로 무역풍이 강해져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는 한랭화 현상은 라니냐로 일컫는다. 통상 엘니뇨는 2년에서 7년 주기로 발생해 9개월에서 12개월가량 지속되며 전 세계 기상 패턴을 바꿔놓는다.

WMO의 최신 기후 예측 모델에 따르면, 오는 6월부터 8월 사이에 엘니뇨 현상이 본격적으로 발달할 확률은 80%로 예측됐다. 바다 온도가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평년 수준의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중립 상태에 머무를 확률은 20%로 줄어들었다. 라니냐가 재발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엘니뇨 현상이 오는 11월까지 이어질 확률은 90% 이상으로 매우 높으며, 대부분의 예측 모델은 이번 엘니뇨가 중간에서 강한 강도로 발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현상은 열대 태평양 전역의 비정상적인 해저 온도에서 비롯됐다. 현재 적도 태평양 해저 온도는 평년보다 6도 이상 높은 상태로, 강력한 열을 축적한 채 해수면 온도를 계속해서 밀어 올리고 있다. WMO는 올여름(6~8월) 전 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지배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엘니뇨가 바꾸는 세계 지도 WMO가 공개한 강수량 변화 예측도. 주황색은 건조(가뭄), 파란색은 다우(폭우) 지역을 의미한다. [WMO]
지역별 피해 양상도 구체화됐다. 대서양 연안의 허리케인 발생은 평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아프리카의 뿔(대뿔) 지역 북부와 남아시아 지역은 평균 이하의 강수량으로 극심한 가뭄이 우려된다. 중앙아메리카 역시 더 건조하고 따뜻한 기후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WMO는 비표준 용어인 ‘슈퍼 엘니뇨’라는 단어는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기후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자 국제사회 최고위급 인사들은 일제히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화상 성명을 통해 “엘니뇨가 90%의 확실성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온난화된 세계라는 불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과 중독을 끝내고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며 전 세계적인 기후 행동을 촉구했다. 셀레스테 사울로 WMO 사무총장 역시 “가뭄과 폭우를 악화시키고 폭염 위험을 높일 잠재적으로 강력한 엘니뇨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역시 엘니뇨의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엘니뇨가 한반도 기후에 미치는 시차 효과에 주목하며 선제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 원장은“적도 태평양에서 발생한 엘니뇨가 대기 순환을 거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수개월의 시차가 존재한다”며 “당장 올여름의 변화보다는 엘니뇨 정점기인 올겨울과 이듬해 여름의 기상 이변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전 원장의 분석에 따르면 엘니뇨가 정점에 달하는 올해 겨울철에는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눈이나 비가 크게 증가할 수 있으며, 내년 여름철에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경제계와 산업계가 가장 긴장해야 할 대목은 기후 이변에 따른 공급망 충격이다. 오재호 나노웨더 대표(부경대 명예교수)는 “엘니뇨가 한반도 기후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뚜렷하지 않을지라도, 세계 식량 생산과 국제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 대표는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약 25% 수준에 불과해 밀, 옥수수, 대두 등 주요 곡물의 대부분을 해외 의존에 기대고 있다”며 “주요 생산국의 이상기후는 곧바로 국내 식량가격 상승과 수입 불안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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