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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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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 더위, 극한 폭우…2년 만에 돌아온 공포의 엘니뇨

2026.06.03 00:47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은 지난 30일 전남 담양군 담양읍 죽녹원 앞 분수대에 어린이들이 뛰어들어 더위를 식히고 있다. /김영근 기자

세계기상기구(WMO)가 올여름 전 지구에 폭염과 이상 고온을 유발하는 ‘엘니뇨’의 발생을 예고했다. 엘니뇨가 다시 찾아오는 건 지난 2024년 5월 종료 후 2년 만이다.

2일 WMO와 우리나라 기상청은 “최근 일주일(5월 24~30일)간 엘니뇨 감시 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도 높은 상태가 유지 중”이라며 “엘니뇨로 발달되기 바로 전 단계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엘니뇨 발생을 선언한 셈이다.

엘니뇨란 열대 동태평양에 있는 ‘엘니뇨·라니냐 감시 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전 지구적으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며 각종 기상 이변이 일어난다. 강한 고기압 발달을 부추겨 폭염 강도가 심해지고, 바다 수증기 양이 늘어나며 시간당 100㎜가 넘는 극한 호우도 잦아진다. 엘니뇨는 늦가을부터 겨울까지가 ‘전성기’이기 때문에, 엘니뇨가 발생한 해에도 폭염과 폭우가 많아지지만, 그 이듬해에 강도가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최근 엘니뇨는 2023년 6월 발생해 이듬해 5월 종료됐다. 당시 엘니뇨 여파로 우리나라 연평균기온은 2022년 12.9도에서 2023년 13.7도, 2024년 14.5도로 상승했다. 2024년은 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해였고, 2023년은 둘째로 더운 해였다. 엘니뇨 여파가 사라진 지난해만 해도 전년 대비 0.8도 떨어진 13.7도였는데, 2년 만에 다시 2023~2024년의 ‘극한 폭염’이 재현되는 것이다.

지난해 7월 대구 북구 노곡동 일대가 지난해 집중호우로 침수된 모습. /뉴스1

엘니뇨가 발생하면 여름철엔 남부지방에 집중호우가 잦아진다. 엘니뇨가 생기면 필리핀해 상공에 고기압이 자주 형성되는데,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자주 불게 되고, 이 바람이 유입되는 ‘통로’가 남부지방 쪽을 향해 열리게 된다. 실제 엘니뇨 기간이었던 2023~2024년 여름철 집중호우 때 피해 대부분은 남부 지방과 충청권에서 발생했다. 뜨겁고 축축한 바람이 많이 들어오다 보니 대기 중 습도가 올라가 ‘찜통더위’가 심해지고, 밤에도 대기의 열이 식지 않으면서 열대야(밤 최저기온 25도 이상)도 잦아진다.

문제는 이미 우리나라의 여름철 더위와 강수 강도를 결정하는 각종 지표가 ‘극한 폭염’과 ‘극한 호우’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엘니뇨 영향까지 더해져 여름이 더 혹독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상청은 지난달 발표한 여름철 전망에서 올여름이 평년보다 더 덥고, 비도 더 많이 올 것이라고 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4월부터 일찍 세력을 강화했고, 뜨거운 북인도양·북대서양 상공에서 달궈진 열풍(熱風)이 서풍을 타고 대거 우리나라로 유입되며, 동중국해를 가로지른 뒤 대한해협을 통과하는 대마난류(對馬暖流)가 적도 부근의 열을 계속 운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극한 여름’의 징후는 이상고온이 빈발한 봄부터 나타났다. 기상청은 2일 “올해 봄(3~5월) 전국 평균기온이 13.3도를 기록해 2023년(13.5도)에 이어 관측 사상 둘째로 높았다”고 밝혔다. 특히 5월 기온은 18.6도를 기록해 역대 가장 높았다. 더운 봄을 만든 요인은 ‘뜨거운 바다’로, 올 3월(11.5도), 4월(13.6도), 5월(16.9도)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작년보다 각각 1.4도, 1.6도, 2.0도 높았다.

☞엘니뇨

열대 동태평양에 있는 ‘엘니뇨 감시 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5개월 이상 평년보다 0.5도 높게 유지되는 현상. 엘니뇨가 발생하면 전 세계에 기상 이변이 잦아지고, 폭염·폭우의 강도도 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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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기자 blu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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