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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세탁하고 마사지 받고... 대학생 차린 부스 찾은 노인들, 무슨 일 [일상다봉사]

2026.06.03 04:32

[일상다봉사: 지역 바꾸는 자원봉사]
전남 순천서 열린 '가치-UP 프로젝트'
대학생 재능 기부로 마을 노인들 도와
학생 실무 교육 지역 사회엔 실질 혜택
5월 29일 전남 순천시 별량면 순천별량중학교 체육관에서 전라남도자원봉사센터가 주관한 ‘가치-UP 상생 나눔 프로젝트 통합봉사’에 참가한 봉사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전남도자원봉사센터 제공


전남 순천시 순천별량중학교에 지난달 29일 수백 명의 노인과 대학생이 한데 모였다. 이들은 학교 체육관 안팎에 차려진 15개의 천막 부스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부스에는 평소 노인들이 이용이 어려웠던 병원, 미용, 세탁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됐다. 전공을 살려 부스를 차린 대학생들은 노인들의 저하된 시력에 맞춰 돋보기를 제작해주고, 평소 방문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혈압과 당뇨 수치를 꼼꼼히 확인했다. 평생 농사일로 딱딱하게 굳은 노인들의 무릎과 어깨에 테이핑 요법을 시연하며 근육을 풀어주기도 했다. 미용을 전공한 대학생들은 거칠어진 손톱을 예쁘게 다듬고 깔끔하게 머리를 손질해 노인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날 전남도자원봉사센터가 주관한 '가치-UP 상생 나눔 프로젝트 통합 봉사' 현장에는 전남 지역 6개 대학 학생들로 구성된 연합봉사단과 교수진, 지역 사회적기업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봉사에 참여한 대학생 박성완씨는 "학교 강의실에서 이론과 마네킹으로만 배운 테이핑과 재활 지식을 현장에 직접 적용해 보니 생동감이 다르다"며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시원하다며 거친 손으로 제 손을 꽉 쥐어주실 때면 주말 아침부터 내려온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이라고 했다.

체육관 밖 마당의 열기도 뜨거웠다. 대형 세탁기가 통째로 실린 이동식 세탁차가 굉음을 내며 윙윙 돌아갔다. 겨우내 묵었던 두꺼운 이불이 뽀송뽀송해져 나오자 차례를 기다리던 노인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체육관 옆 푸드트럭에서는 쉴 새 없이 간식이 구워져 나와 허기를 달랬다.

대학생들의 손길은 마을 곳곳에 닿았다. 학생들이 사다리를 둘러메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낡은 형광등을 떼어내고 환한 발광다이오드(LED) 전등을 달았다. 만약의 화재나 가스 누출 사태를 대비한 가스안전장치와 화재감지기 설치 작업도 진행됐다.

김공두 별량면 이장은 "침침했던 방 안이 전등 하나로 대낮처럼 훤해지니 묵은 체증이 다 내려가는 기분"이라며 "노인들은 몸이 쑤셔 무거운 이불 빨래나 전등 교체는 엄두도 못 내고 살았는데, 젊은이들이 직접 찾아와 세탁부터 전기 공사까지 단박에 해결해 주니 마을 전체가 큰 잔칫날 같다"고 했다.

학생들을 이끌고 현장을 찾은 정강용 순천제일대 교수는 "대학생들의 전문성과 사회연대경제조직의 자원을 연계해 지역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가치 순환형 자원봉사 모델'을 실현한 좋은 사례"라며 "단순한 일회성 노동 제공을 넘어,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실무 교육의 장이 되고 지역사회는 실질적인 혜택을 얻는 상생의 구조"라고 설명했다.


지역 사회연대경제조직이 힘을 보태며 상생의 의미를 더했다. 마을기업 서녹씨, 로컬푸드, 아름다운가게, 목만사 봉사단체 등은 현장에서 물품을 홍보하고 판매 수익을 기부했다. 이들이 준비한 딸기모찌, 도시락, 빵 등의 먹거리와 생활용품은 지역 취약계층 노인들에게 전달됐다.

강경문 전남도 도민소통실장은 "세계 자원봉사자의 해를 맞아 대학과 사회연대경제조직, 자원봉사센터가 함께 만든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봉사를 넘어선 새로운 협력 모델"이라며 "지역 곳곳에 따뜻한 나눔과 연대의 가치가 확산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자원봉사 문화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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