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명품 제국’ LVMH 회장 부인, 백화점 아닌 ‘예술의전당’ 찾는 까닭
2026.06.01 14:58
‘클래시컬 브릿지’ 로자코비치·카퓌송과 협연
세계 최대 명품그룹 LVMH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의 아내가 서울에서 베토벤을 연주한다.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엘렌 메르시에다.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이다. 검색창에 그의 이름을 입력하면 ‘엘렌 메르시에 아르노’라는 이름과 함께 캐나다 출신의 콘서트 피아니스트라는 설명이 나온다.
그는 오는 12일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과 함께 베토벤 삼중협주곡을 연주한다. 지휘는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로 활동해 온 미하일 플레트네프가 맡는다. 한 명씩 따로 와도 눈길을 끌 만한 연주자들이 한 무대에 모이는 셈이다.
그의 내한 공연이 처음은 아니다. 2년 전 바이올리니스트 블라디미르 스피바코프와 함께 롯데콘서트홀에서 가진 듀오 무대에서 바흐와 브람스, 아르보 패르트의 작품을 들려줬다. 다만 당시에는 그의 배경이나 음악적 이력이 대중적 화제로 크게 번지지는 않았다. 그는 당시 공연에 대해 “아름다운 홀의 음향과 뛰어난 피아노의 상태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집중력 있고 열정적이었던 젊은 관객들”이라고 말했다.
대중의 관심은 그의 음악 경력보다 LVMH 회장 부인이라는 데 쏠리지만 사실 그는 오랫동안 꾸준히 피아노 연주자로 활동해 왔다. 그가 소속된 매니지먼트사 ICM 홈페이지를 보면 몬트리올 출신인 메르시에는 줄리어드 음악원, 파리국립고등음악원을 거쳐 솔리스트와 실내악 연주자로 무대에 서 왔다. 부조니콩쿠르, 몬트리올 콩쿠르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고 최근엔 로자코비치와의 듀오 앨범을 워너 클래식스에서, 루이 로르티와 드뷔시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앨범을 샨도스에서 냈다. ICM 홈페이지에 그의 이름이 ‘엘렌 메르시에’로 올라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음악 활동에서는 ‘아르노’라는 성을 떼고 피아니스트로서의 이름을 앞세우는 셈이다.
올 초 그가 로자코비치와의 앨범을 발표하면서 프랑스 최대 민영 방송국인 TF1과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메르시에는 1990년 친구 집에서 아르노 회장을 처음 만났다. 당시 그는 아르노가 쇼팽의 에튀드 전곡을 칠 만큼 피아노에 빠져 있었다는 점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실제 그의 연주를 듣고 “매우 놀랐고 감탄했다”고 회상했다. 두 사람은 이듬해 결혼했다.
메르시에가 한국 무대와 인연을 맺은 것은 올해로 6회째인 클래시컬 브릿지 음악 페스티벌 때문이다. 2018년 뉴욕에서 시작해 보르도, 서울, 파리 등으로 이어진 이 페스티벌은 피아니스트 클라라 민이 예술감독을 맡아 이끄는 젊은 국제 프로젝트다. 올해 서울 무대에는 미하일 플레트네프,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바이올리니스트 오귀스탱 뒤메이, 고티에 카퓌송, 다니엘 로자코비치 등이 참여한다. 공연은 4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롯데콘서트홀, 고양아람누리 등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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