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3.0% 넘어 내년 3.25%까지…기준금리 '3회 인상론' 부상
2026.06.02 06:05
반도체 호조에 성장률·물가 동시 상향…금리인상 가로막던 걸림돌 사라져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공식화하면서 내년 초까지 금리 인상 사이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가 올해 두 차례 추가 인상과 내년 초 한 차례 인상을 거쳐 최대 3.25%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공개된 점도표가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해석된 데다, 성장률과 물가 전망이 동시에 상향 조정되면서 금리 인상 경로가 기존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2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금융·채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은이 7월, 10월 등 연내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에 더해 내년 초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 기준금리는 연 2.50%다. 한은이 0.25%포인트(p)씩 세 차례 금리를 올리면 내년 초 최종 금리 상단은 3.25%가 된다.
금통위 후 공개된 '점도표'를 보면 항후 세 차례 인상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점도표는 신현송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의 '6개월 후 적정 금리 수준'에 대한 전망을 나타낸 것으로, 위원 1명당 3개씩, 총 21개의 점이 제시된다. 위원들은 점을 하나의 숫자에 몰아 찍는 것도, 나눠 찍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 점도표에서는 위원들의 총 21개 점 중 현 2.5%에서 두 차례 인상을 의미하는 3.0%에 10개가 몰렸다. 다음으로는 2.75%(한 차례 인상)에 7개가, 세 차례 인상을 뜻하는 3.25%와 현 금리 수준인 2.5%에는 각각 2개가 제시됐다.
당초 2.75% 부근에 점들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중간값은 3.0%였고, 일부 위원은 3.25% 가능성까지 열어둔 셈이다.
신 총재는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를 보나, 성장을 보나, 환율을 보나, 부동산을 보나,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금리를) 언제 올리느냐, 얼마나 빨리 올리느냐, 어디까지 올리느냐, 그 세 가지 문제를 봐야 되는데, 이번에 점도표를 보면 어느 정도 질문의 해답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점도표는 예상보다 다소 높은 형태를 보였고, 총재의 기자회견은 크게 매파적이었다"며 "인상 소수의견 2명 및 연말까지 점도표 중간값이 2회 인상(3.00%)에 위치하면서 7월 포함 연내 2회 인상은 기정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8월 금통위를 거쳐 점도표가 상향 조정되며 최종금리가 내년 1분기 3.25%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며 "시장금리는 8월까지 긴장감 속에 고점 궤적에 위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번 금통위가 인상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성격이 농후하며 다음 금통위가 열리는 7월에 기준금리가 2.75%로 25bp(0.25%p) 인상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또 올해 4분기에 추가 인상이 이뤄지고, 그 흐름이 내년 초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연말 기준금리 3.00%, 내년 1분기 말 3.25% 전망)"고 했다.
한은은 지난달 28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지난 2월 전망치인 2.0%보다 0.6%p 올린 수치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8%에서 2.1%로 0.3%p 상향했다.
물가 전망도 대폭 높아졌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7%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2.2%)보다 0.5%p 높인 것으로,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상승률 전망치도 2.1%에서 2.4%로 올려 잡았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0%에서 2.3%로 0.3%p 높여 제시했다.
신 총재는 "만약에 중동사태가 조기에 해결이 되면 2.6%보다도 더 높게 올해 성장이 나올 것 아니겠는가 하는 판단도 있었다"며 "그래서 성장도 상당히 지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년에도 저희가 상당히 견조한 성장세를 전망하고 있다"며 "그래서 거기에 대한 함의도 같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4월 금통위만 하더라도 한은은 성장의 하방압력을 우려하면서 금리 인하의 뜻을 내비쳤다. 다만 물가, 환율, 부동산 가계부채 등 다양한 원인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 호조로 인해 성장률 전망이 대폭 상향되면서, 오히려 금리 인상을 가로막는 요소가 사라진 셈이 됐다. 여기에 한은이 오는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을 현재 예상보다 더 높게 조정할 경우,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력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통상 중앙은행은 단기 충격에 대해서는 당해연도 전망을 수정하더라도, 차기연도 전망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내년 성장률과 물가까지 동시에 상향 조정했다"며 "한은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새로운 성장·물가 체제 가능성을 정책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 그 결과 통화정책 역시 예상보다 훨씬 오랜 기간 매파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진짜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은 애초 예상했던 2.6% 정도로 상향됐으나, 내년 성장률 전망이 2.1%로 시장이 예상한 수준보다 높게 제시됐다"며 "확인이 필요하나 반도체 호조로 양호한 수출이 이어질 경우 8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2.8% 내외, 내년 성장률 2.2% 이상으로 상향할 가능성이 존재하며, 점도표는 다시 3.25%가 중윗값, 그 이상을 제시하는 금통위원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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