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대 물가 상승 현실화…국민 부담 줄일 대책 세워라
2026.06.02 20:07
엘니뇨 악재도 … 금리 인상 압력 커져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9.92(2020년=100 기준)로 전년 동기에 비해 3.1% 올랐다. 부산은 2.9% 상승했다. 이는 중동 전쟁에 따른 석유류 가격 상승에 기인한다. 중동전쟁 이전 2%에 그쳤던 소비자물가는 전쟁 발발 이후 석달 연속 오름세를 보인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24.2% 올랐다. 이 여파로 전체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4.2%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데다 종전이 되더라도 에너지 공급망이 정상화되는 데는 1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치솟은 환율도 물가 상승을 압박한다. 이날 오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0원 급등한 1514.30원에 거래됐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환율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올 여름 역대급 엘니뇨 현상이 전망됨에 따라 전 세계에 고온 가뭄 홍수를 동반한 기상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 곡물가격이 출렁일 수 있어 수입 물가에 압박을 주는 요소로 작용할 우려가 커진다. 폭염에 따른 국내 농산물 출하도 급감할 수 있어 식탁 물가에 악재로 부상하고 있다. 6·3 지방선거 후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도 걱정된다.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제 에너지 가격이 진정되지 않으면 전기료가 인상될 여지가 있다. 일본과 영국 등은 이미 전기료 인상을 검토 중이다.
고물가와 고환율이 현실화하면서 서민 가계의 주머니는 쪼그라들 우려가 커진다. 내수 침체로 실물경제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마저 통제가 되지 않으면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물가 안정을 위한 범정부 대응을 주문하며 정부 비축 물량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 등을 신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또 매점매석과 담합 등 시장 교란 행위에 엄정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물가가 급등한 것은 중동전쟁이라는 외생적 변수도 있지만 민생지원금 등 통화량 증가도 한 원인이다. 단기적 공급은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 한은은 지난 1일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물가가 급등하면서 금리 인상 당위성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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