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이 프랑스 대통령에 선물한 '보석 꽃'···140년 만에 다시 피다
2026.06.02 16:24
김영희 옥장의 ‘반화’(盤花) 복제품. 왼편 측백나무는 높이 42.5㎝, 너비 24㎝이며, 오른편 소나무는 높이 47㎝, 너비 23㎝이다. 국가유산청 제공
조선과 프랑스는 140년 전 1886년 6월4일 조불수호통상조약을 서명하면서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맺었다. 고종은 프랑스 제3공화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사디 카르노에게 특별한 선물을 보냈다. 장수를 축원하는 소나무, 부귀와 태평성대를 상징하는 모란 등 상대국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는 동시에 열강의 압력 속에서 외교를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했던 조선의 절박함 또한 투영되어 있었다.
한국·프랑스의 140년 교류사를 ‘선물’로 들여다보는 전시가 국립고궁박물관과 덕수궁 돈덕전에서 함께 열린다. 그중 덕수궁 돈덕전에서 열리는 ‘반화: 상서로운 마음’은 전시 공간을 반화로만 채웠다. 조선이 처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반화가 외교 선물로 채택된 배경과 반화의 요소들에 담긴 의미, 제작 방식을 함께 살핀다.
‘반화’ 원본의 소나무, 모란, 측백나무의 모습.(왼쪽부터) 국가유산청 제공
당초 원본을 공개하려 했으나, 상태가 썩 좋지 않아 운송 과정에서 파손이 우려됐다. 전문가 자문과 현지 실측 등을 거쳐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김영희 옥장(玉匠)이 두 쌍 네 점의 반화를 선물 당시의 찬란한 모습으로 되살려냈다. 반화는 연옥·청옥·홍수정 등 각종 보석류와 비취모(물총새 깃털)·대모(거북이 등껍질) 등 희귀 재료가 사용된 종합 예술품이다. 그릇 부분의 연판문(연꽃무늬) 등으로 중국 유물과 구분되는 조선 특유의 미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형식의 왕실 유물은 현존 사례가 없을 만큼 특수하다. 청대 공예분경이 외교 선물로 사용되던 맥락을 조선식으로 변용해 프랑스에 격조 높은 선물을 보내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영희 옥장은 “작은 작품 하나에 옥석 공예, 금속 공예, 목공예 등 여러 기술이 집약되어 조선 후기 왕실 공예의 정수가 응축되어 있었다”며 “19세기 말 어려운 시기에 이런 정교한 작품을 외교 선물로 보낸 데에는 당시 조선의 문화적 자부심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마음이 깊이 담겨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선물과 기록, 한국-프랑스 우정의 140년’에선 조불수호통상조약 관련 문서들의 원본, 고종과 사디 카르노 프랑스 대통령이 주고받은 선물과 관련 기록, 대한민국과 프랑스 역대 대통령이 주고받은 선물과 서신을 전시한다. 천주교 포교를 둘러싼 갈등으로부터 시작된 두 나라의 교류가 현재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전시는 6월3일~8월2일, 덕수궁 돈덕전 전시는 6월3일~8월30일.
1851년 신안군 비금도에 표류한 프랑스 그래잡이 배 나르발호 선원들의 구출을 위해 조선에 온 프랑스 외교관 몽티니가 조선 관원과 만났을 때 받아갔던 ‘옹기주병’. 당시 외교적 접촉을 보여주는 유물이다. 프랑스 국립제작소-세브르도자박물관 소장·국가유산청 제공
1887년 5얼29일 고종이 친필로 서명하고 대군주보를 찍은 조불수호통상조약 비준서. 프랑스 외교사료관 소장·국가유산청 제공
프랑스 사디 카르노 대통령이 고종에게 선물한 세브르 도자기. 국립고궁박물관 소장·국가유산청 제공
2018년 파리 정상회담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프랑스 혁명사 요약> 6권 세트. 대통령기록관 소장·국가유산청 제공
경향신문 주요뉴스
· 제주 한라산 270㎜ ‘폭우’ 무슨 일···일본 오키나와 6호 태풍 ‘장미’가 수증기 몰고와
· “아저씨 다리털 보고 싶지 않아”···‘반바지 출근’ 논란이 드러낸 일본 사회 민낯 [이윤정 기자의 소소월드]
· ‘성매매돌’ 낙인에 팀 퇴출···더보이즈 주학년 상대 허위 보도 기자 재판행
· 자전거 타던 초등생 시내버스 부딪힌 뒤 깔려 숨져
· ‘이 대통령 소년범’ 허위사실 유포한 모스 탄 출국정지… 모스 탄은 취소 소송 제기
· [단독]법무부, 돈 없다고 비자 거부당한 네팔 치매노모에 ‘인도적 체류비자’ 주기로
· 미 국방, 여성·흑인 등 진급 명단서 제외···“다양성 정책 관여 이유로 배제”
· 경찰, 대구 사전투표 ‘유권자 실어나르기’ 의혹 수사···김부겸 측 “복지시설 4곳 선거법 위반” 주장
· 법무부, ‘교도소 에어컨 예산 12억’ 논란에 “온열 질환 취약지 보호 조치…복도에 설치할 것”
· ‘적자 케이블카’ 수두룩한데…지방선거 후보들 또 케이블카 개발 공약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프랑스의 대통령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