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항공유 수출도 중단…정유 시설 공습 받고, 유조선 나포 돼
2026.06.02 14:50
러시아가 ‘전쟁 돈줄’인 휘발유에 이어 항공유 수출을 금지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습과 서방의 유조선 나포가 효과를 보는 모양새다.
르몽드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1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11월30일까지 6개월 간 항공유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이번 결정은 국내 연료 시장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우방국들에 항공유를 팔아 왔다.
러시아는 앞서 4월부터 7월까지 휘발유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디젤 생산량도 지난달 10% 감소해, 정부가 디젤에 대해서도 같은 조처를 검토 중이라고 인테르팍스 통신은 전했다. 정유량이 줄어 국내에서 기름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정부가 수출을 막는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연일 러시아 정유시설을 공습한 결과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원인 에너지 수출을 끊기 위해 내륙의 정유단지와 석유 수출항 폭격에 매진하고 있다. 러시아 야로슬라블·보로네시·노브고로드 등 우크라이나에서 최대 1200㎞ 떨어진 지역 정유단지까지 타깃에 올랐다. 지난달 31일엔 국경에서 700㎞ 거리의 러시아 사라토프주 정유공장이 폭격 당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올 들어 러시아 정유소 15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5월말 기준 러시아의 석유 정제 능력이 40% 가까이 줄었다”며 “크림반도 등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에서 연료 부족이 특히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서방은 ‘유령 선단’을 나포해 러시아의 수출길을 조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해군이 프랑스 서부 브르타뉴 서쪽 740㎞ 해역에서 유럽연합 제재 대상 유조선 ‘타고르’호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출발한 이 배는 카메룬 국기를 달아 국적을 속이고, 해사 당국 명령에 따르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에 “우리는 이런 행동을 불법으로, 국제 해적행위나 다름없다고 간주한다”고 반발했다.
유령 선단은 러시아산 화석연료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를 피해 인도·중국 등으로 석유를 나르는 배다. 유럽연합과 미국은 이들 배 수백척을 제재 목록에 올려두고 추적하고 있다. 프랑스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유령 선단 소속 화물선 4척을 나포했다. 스웨덴은 발트해 일대에서 올 들어서만 5대를 잡았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은 양쪽의 지상 진격이 거의 멈춘 채 장거리 공습전 위주로 바뀌고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이 우크라이나 공군 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러시아군은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월간 기준 가장 많은 8150대의 드론을 발사했다. 종전 최다였던 4월보다도 24% 늘어난 양이다. 러시아는 핵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 ‘오레슈니크’ 등 미사일 역시 211발 날렸다.
반면 지상에서는 승전보가 줄었다. 르몽드는 전황 분석 서비스 ‘딥스테이트’를 인용해 지난달 러시아군이 새로 차지한 우크라이나 땅이 14㎢에 그쳤다고 전했다. 이는 서울 금천구와 비슷한 넓이로, 2023년 10월 이후 2년7개월 만에 가장 적은 전과다.
4년 넘는 전쟁 동안 양쪽이 전선을 참호·지뢰밭 등으로 촘촘히 요새화한 데다, 전선 상공이 소형 드론으로 포화돼 진격이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딥스테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군의 지상 공격 횟수는 7000건 이상으로 전달보다 오히려 38% 늘었다. 교전은 격화해도 전선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법무부 “에어컨, 수용실 아닌 복도 설치”…윤석열도 아직 선풍기뿐
이 대통령 검찰에 ‘직언’…“잘못할 수 있다, 그럴 땐 사과하고 취소해야”
“미쳤냐!” 트럼프, 네타냐후에 폭발…“나 아니었으면 감옥 갔어”
‘기숙사 폭행’ 사장, 이주노동자 4명 7차례나 때렸다…구속영장 신청
“단종이 국정 농단해 폐위됐나”…박근혜 ‘복위’ 주장에 일침
“누구 피아노 칠 줄 아는 분?”…진짜 ‘라라랜드’ 찍어버린 호주 대학생
젠슨 황, 유재석 ‘유퀴즈’ 나온다…최태원·구광모와 ‘삼겹살 회동’ 어디서?
이영지 빨간머리, 아이돌 파란옷…선거 때면 연예인이 V자도 못하는 ‘색깔론’
[단독] 서소문 고가, 안전계획 승인 5개월 전 무단철거 시작했다
한화에어로 ‘후진국형 참사’ 희생자 13명째…“폭발 원인 모르겠다”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한눈에 보는 뉴스 한겨레지면보기 [70% 할인중]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