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떠나라" 경고 후 역대급 공습…110여명 사상 '초토화'
2026.06.02 18:43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재 외국인들에게 "키이우를 떠나라"고 경고한 지 약 일주일 만인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역에 드론과 미사일 700여기를 퍼붓는 대규모 공습을 감행해 최소 13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치면서 전쟁이 다시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키이우 곳곳에서 거대한 연기 기둥이 솟고 폭음이 잇따랐다. 24층 아파트 한 동이 미사일에 맞아 무너지면서 주민 다수가 다쳤고 당국은 잔해에 갇힌 주민 구조에 나섰다. 이 일대 14만명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포딜 지구의 9층 아파트에는 미사일 파편이 떨어져 불이 났고 오볼론 지구에서는 미사일 잔해에 맞은 차량 여러 대가 불탔다.
키이우 외에도 자포리자·하르키우·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등 주요 도시 대부분이 표적이 됐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밤사이 드론 656대와 미사일 73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평소 공격 규모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우크라이나는 방공망으로 미사일 40발과 드론 602대를 격추했으나 민간인 피해를 막지는 못했다. 당국은 키이우 4명,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6명 등 최소 13명이 숨지고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100여명의 부상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에서 "키이우 정권의 테러 공격에 대응해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며 "극초음속 공중탄도미사일과 무인항공기를 포함한 공중·지상·해상 장거리 정밀유도 무기가 동원됐다"고 밝혔다. 이어 공격 목표가 키이우·자포리자·하르키우 등지의 방산 시설과 연료·수송 인프라, 군용 비행장 등이었다며 "공격 목표가 모두 달성됐고 모든 목표물이 명중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습은 인접국 폴란드도 긴장시켰다. 폴란드 군 당국은 소셜미디어(SNS) 엑스에 방공 시스템을 '경계 태세'로 전환하고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켰다고 밝혔다.
이날 공격은 지난달 25일 러시아가 키이우 대규모 공습을 예고하며 외국인들에게 떠나라고 경고한 뒤 이뤄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전날 영상 연설에서 "러시아 공습 정보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국민들에게 공습 경보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2일 점령지 루한스크의 대학 기숙사가 드론 공격을 받은 이후 보복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지역 당국에 따르면 당시 공격으로 16명이 숨지고 42명이 다쳤으나 우크라이나 군은 인근 군 사령부를 타격한 것이라며 러시아가 정보를 조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이 사건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군사정권의 피비린내 나는 범죄에 대해 그들은 모두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하며 이는 불가피하다"며 재차 보복을 예고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밤새 러시아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일스키 정유시설을 공격했다며 "연간 약 660만톤의 원유 처리 능력이 있는 시설로 러시아군을 위한 연료를 생산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드론 기술로 러시아 전역의 석유 시설을 집중 타격하며 전쟁 자금줄을 조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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